음력설련휴에도 거리 청소에 나선 청결로동자들.
우리가 따뜻한 집안에서 부모형제, 친척친우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거운 설명절련휴를 보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을 때 낡이 밝기 전부터 거리로 떨쳐나와 추위를 달래며 우리가 사는 이 도시의 청결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을 달갑게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장춘시의 거리와 골목을 샅샅이 누비면서 수걱수걱 말없이 자신을 헌신하는 1.4만여명의 도시환경위생 청결로동자들이다.
음력설련휴가 계속되던 2월 16일, 장춘시 관성구 채시남가에서 일에 한창인 류씨성의 녀성 청결로동자를 만났다. “올해 음력설에는 어떻게 휴식했어요?”라고 기자가 묻자 그녀는 허리를 펴며 “휴식이라니요, 설명절이여서 더욱 쉴수가 없답니다. 시민들의 생활쓰레기에 이 며칠 련속 터뜨리고 있는 폭죽 쓰레기를 처리하느라 평소보다 일이 더 바쁘지요.”라고 말하면서 추위를 막느라 얼굴을 감쌌던 목수건을 풀어서 다시 꽁꽁 동인다.
그녀는 청결로동자로 일한 이 8년 동안 단 한번도 설명절을 집에서 편히 휴식하면서 식구들과 함께 보내지 못했다고 한다. 옆에서 함께 일하던 왕씨성의 나이 지긋한 남성 청결로동자도 4년 째 이 일을 하고 있는데 역시 그동안 한번도 설에 휴식하지 못했다고 하면서 설날 오후에 평소보다 좀 일찍이 퇴근하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청결로동자가 새해 자신의 첫 ‘작품’인 비자루를 만들고 있다.
채시남가를 지나 한참 걸어서 유수남가에 있는 쓰레기처리장으로 가봤다. 그곳에서 두 청결로동자가 자신들의 ‘무기’인 대나무잎 비자루를 만드느라 한창이였다. 이들도 역시 설련휴를 로동으로 보내고 있었다. “저의 새해 첫 작품이지요. 일년에 여러번 만들어야 해요. 대나무잎을 넓고 고르게 펴주어야 비자루가 무겁지 않고 잘 쓸려요.”쇠줄로 대나무잎을 고정하던 녀성 청결로동자가 자신의 비법을 공개한다.
쓰레기처리장에서 방호복을 입은 청결로동자가 쓰레기압축기계를 정성들여 닦는 모습을 보고 다가가서 “기계를 아주 깨끗하게 보양하고 있네요. 한달에 몇번씩이나 이렇게 닦고 있나요?”라고 물어보자 “한달에 몇번이 아니라 하루에도 몇번씩 손이 가야 합니다. 소독액을 분무하고 걸레로 닦지요. 요즘은 방역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 4월부터 날씨가 좀 따뜻해지면 수도관을 련결해서 물청소를 시작하지요.”라고 말했다. 4년된 쓰레기압축기계가 바깥에서 새것처럼 반짝반짝 빛이 나는 원인이 따로 있었다.
하루에도 몇번이고 닦는 쓰레기압축기계가 빛이 난다.
동북의 겨울철, 도시환경위생 청결로동자들은 아직 날도 채 밝지 않은 이른 아침 6시부터 추위를 무릅쓰고 거리 청소에 나선다. 제설작업에 나서야 할 때에는 밤 12시에 집에서 나와 새벽 한시부터 일을 시작할 때도 있다. 온 하루 눈을 쳐내고 집에 돌아가면 녹초가 돼서 밥숟가락이 떨어지기 바쁘게 자리에 누워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새벽 5시를 알리는 휴대폰 알람 소리가 울리면 또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하루 일을 시작한다.
채시남가에서 만난 류씨성의 녀성 청결로동자에게 올해 소망이 무엇인가고 여쭤보니 “아들이 6월에 대학입시를 치르는데 성적이 좋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그녀 옆에서 함께 일하던 왕씨성의 남성 청결로동자는 “이번 음력설에 남방에서 일하는 딸이 돌아오지 못해서 서운했지요. 이제 다음 설에는 꼭 돌아와서 함께 모였으면 하는게 저의 소망이지요.”라고 말했다.
문명하고 아름다운 도시환경은 청결로동자들의 신근한 로동과 갈라 놓을 수 없다. 일의 존엄이 점점 인정을 받아가는 사회, 그래서 갈수록 더욱 많은 사람들이 도시환경위생 청결로동자들에게 감사와 관심을 보내오고 이들의 로동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있는바 이 또한 오늘 우리 사회에서 점점 잘 조화되여 가고 있는 한폭의 아름다운 풍경선이기도 하다.
/길림신문 리철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