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디스플레이'로 만들어 정보를 검색하고 문자를 보내거나 실시간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고….
최근 일반 옷감처럼 세탁도 할 수 있고 마음껏 구겨도 되지만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스마트 섬유 디스플레이가 상해 복단(復旦)대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연구팀은 최근 디스플레이 부품 제조와 직물을 짜는 과정을 융합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섬유 및 스마트 집적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이 성과는 최근 영국의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연구팀 책임자인 팽혜승(彭慧勝) 복단대 고분자학과 교수는 직경이 수십에서 수백 마이크로미터(㎛)에 달하는 유연한 섬유에 프로그램화 제어가 가능한 발광점 배열을 구축하는 것이 섬유 디스플레이 연구 분야의 큰 난제였다고 설명했다.
팽혜승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종류의 섬유를 개발했다. 이 팀은 발광 활성 재료가 들어간 고분자 복합 섬유와 투명한 전도성 고분자 섬유를 직물처럼 씨실(가로)과 날실(세로)로 엮어 전기 발광 유닛을 형성하는 새로운 플렉서블 섬유 디스플레이를 만들어 냈다.
복(復旦)대의 한 연구원이 지난 10일 스마트 섬유 디스플레이를 짜는 데 사용되는 발광 섬유를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팀이 개발한 '발광성 날실'은 겉으로 보기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일반 실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지만 전기가 흐르면 바로 밝은 빛을 발산한다.
팽 교수는 교류 전압을 가하면 섬유에 있는 고분자 복합 발광 활성층이 겹치는 접점에서 전기장에 의해 자극돼 하나하나의 발광 '픽셀 포인트'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이 처럼 전기 자극이 주어지면 전극과 발광층은 물리적으로 겹쳐지면서 빛을 낸다. 연구팀은 가로 6m, 세로 0.25m의 면적에 약 50만 개의 '픽셀 포인트'가 들어 있는 디스플레이 섬유를 만들 수 있고 현재 실제 사용에 필요한 기본적인 해상도를 구현해낼 수 있는 단계다.
'발광성 날실'의 직경은 0.2㎜에서 0.5㎜까지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이 실을 사용해 짜서 만든 옷은 실제 사람 인체에 맞게 자연스럽게 밀착되며 얇고 공기가 잘 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뿐 아니라 연구팀은 '전도성 씨줄'의 역학적 성능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발광성 날실과 함께 짜일 때 탄성 변형을 일으켜 안정적인 접촉면을 형성할 수 있는 고탄성 투명 고분자 전도성 섬유를 고안해 냈다.
실험 결과 두 실이 서로 회전하거나 휘어지는 경우에도 교차 발광점의 변동 범위가 여전히 5% 이내로 통제됐다. 이 스마트 섬유는 반으로 접고, 늘리고, 압축하는 등의 외부 자극에도 밝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세탁기에서 백 번을 넘게 돌려도 문제가 없다.
복단(復旦)대 연구원이 지난 10일 자신의 옷에 발광섬유로 수놓은 '푸단대' 로고를 보여줬다.
전원을 연결하자 로고가 파란색으로 밝게 빛났다.
현재 이 연구팀은 직물 짜는 방법을 기반으로 태양광, 에너지저장, 터치센서, 디스플레이 직물 등의 기능 통합 시스템을 구현해 냈고 에너지 전환 및 저장, 센서, 디스플레이 기능이 일체화된 섬유 시스템을 현실화했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 위치측정, 스마트 통신, 의료보조 등 여러 사물인터넷 및 휴먼 컴퓨터 인터랙션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갖고 있다.
/신화망
펑후이성 교수는 이 기술을 통해 실시간으로 GPS를 확인하고 언어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편하게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상상만 했던 장면들이 현실화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