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련순작가의 장편소설 《안개의 문》이 요즘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간되여 서점가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소설은 지금까지 허련순작가가 품어왔던 주제와 형식과는 많이 다르다.
어느날, 상해에서 만화가를 꿈꾸던 한 젊은 조선족녀성이 실종된다. 소설은 주인공 유진이가 실종된 언니를 찾기 위하여 자신의 인생은 어느 플래트홈에 맡겨둔채 불확실한 언니의 기억을 살아내면서 실존의 알리바이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쓰고 있다. 언니를 찾아 다니는 동안 언니의 삶을 그대로 살아내야 할 필요는 없었지만 유진은 결국 언니가 겪어야 했던 힘든 삶을 차례로 살아내면서 삭제된 인터넷 게시물처럼 사라져 버린 언니의 삶을 생생하게 복구해낸다.
유진은 언니와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순간을 살아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기실 자매는 서로 다른 순간에 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언니가 왜 실종됐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는 것이 이 소설의 하나의 선색이라면 언니의 삶을 대신 살아야 했던 동생의 삶이 과연 그녀 자신의 삶이 될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찾아가는 것이 소설의 또 다른 선색이기도 하다.
무엇인가 시작해야 하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인생초자들의 내면에 실재하는 욕망과 그에 어긋나는 삶의 괴리에서 만나게 되는 소외감과 고립감, 무력감에 감춰진 거짓 자아를 그려냄으로써 결국 ‘인간을 유린하는 실존의 기만'을 어떻게 대면할 것인가는 존재의 깊은 속살을 소설은 보여주고 있다.
소설 《안개의 문》은 치렬한 사회적 문제의식과 시대적인 인식을 추리소설형식을 빌어다 스릴과 재미를 추가시킨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길림신문 안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