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의 자갈, 산기슭에 나뒹굴고 있는 나무뿌리… 다른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이지만 료녕성 무순시에 거주하는 최영덕 로인의 손을 거치면 ‘보배’로 탈바꿈한다.
나무가지예술품을 창작하고 있는 최영덕 로인.
최근 필자는 지난 2000년 무순시조선족제1중학교에서 정년퇴직한 최영덕(79세) 로인 댁을 방문했다. 바닥, 책상, 벽… 거실 곳곳에 예술품이 정연하게 진렬돼있다. 마치 공예품전시관에 들어온 느낌이였다.
그림은 종이에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영덕 로인은 돌에 그림 그리는 것을 즐긴다. 최로인은 강변에 자주 나가 아침운동을 하는데 보기 좋은 돌들을 볼 때마다 집에 가져와 책상 우에 진렬해놓는 습관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보기 좋은 돌에 그림을 그려넣게 되면 금상첨화가 아닐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워낙 회화에 조예가 깊은 최로인은 다음날부터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 돌을 씻고 다듬고 그림을 그리고 색을 올리는 등 여러 과정을 거쳐 처녀작 ‘려강인상’이 탄생됐다. “예쁜 돌그림을 본 순간 집사람도 칭찬하고 내가 보기에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 후부터 돌그림 그리기는 최로인의 생활중에서 큰 락이 됐다.
최로인은 나무뿌리조각에도 조예가 깊었다. 료녕성 신빈에서 자란 최로인은 어렸을 적부터 작은 칼로 나무깎기를 즐겼다고 한다. 퇴직 후 린근의 산이나 강가에서 나무뿌리를 주어다가 본격적으로 조각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요즘은 나무가지예술품 창작에 열중하고 있으며 또한 타일에 명암층차를 뚜렷하게 하는 붓글씨도 모색해냈다면서 새로운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청년시절 군대 문예대에서 활약했던 최영덕 로인은 악기와 노래, 무용에도 능란하여 정기적으로 손풍금을 메고 무순시 영안조선족로인협회에 찾아가 노래강습을 하는 한편 매번 사회구역에 문예활동이 있을 때마다 주력군 역할을 하군 한다.
정년퇴직한 지 20년, 현재 아침에는 달리기, 낮에는 악기 련습, 그림 그리기, 나무뿌리조각, 타일에 글자 쓰기 등으로 일상을 충실히 보내고 있다.
“육체는 늙어가도 마음만은 젊게 살아야 합니다. 항상 자기의 몸과 생활에 유익한 락을 찾아야 만년생활이 더욱 멋질 것입니다.” 최영덕 로인의 지론이다.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