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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칼럼] 실천력이 앞서야 성과를 거둔다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21.04.20일 11:57



최장춘(경제사)

야거얼(雅戈尔)은 남성 셔츠로 이름을 떨친 중국의 브랜드복장업체이다. 과거 밀짚모자를 짜서 생계를 유지한 리여성(李如成)이 근근히 돈 2만원으로 창업의 첫걸음을 뗀 업소가 인젠 2만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완벽한 산업사슬까지 갖춰 해마다 정부에 근 2억원의 세금을 납부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녕파시에는 이런 기업들이 현재 우후죽순마냥 방대한 군체를 이뤄 정신적 문화온축을 형성했다.

일명 ‘녕파방(宁波邦)’이라 일컫는 이 엘리트들이 평소 어떤 기질과 어떤 좌우명을 갖고 사는 것일가? 야거얼 창시자 리여성의 말에서 ‘성실, 실용, 책임, 근검, 조화’를 바탕으로 빈말할 줄 모르는 실천력이 곧 그들의 핵심가치관이며 체질화된 문화정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루하루를 가슴이 뛰게 일하는 실천력이 삶의 목표를 바로잡아준다. 아무리 멋진 아이템을 갖고 있어도 실천이란 뒤받침이 없으면 평생 허무하게 모래성을 쌓았다 허무는 데만 정력을 소모하게 된다.

몇년전 연길시와 협력도시관계를 맺은 녕파시의 사업일군들의 실적에서 좋은 해답을 얻었다. 작은 일 하나에도 성숙된 기질과 인격을 내세워 철저히 완성하는 진짜배기 실천력이 우리에게 훌륭한 귀감으로 되였다. 선두차로 달려온 39명의 간부들은 각 농촌마을에 파견되여 불철주야로 정황 파악에 나섰다. 낮에는 빈곤촌의 농민들과 마주앉아 조사연구를 하고 저녁시간과 주말에는 눈코 뜰 새 없이 특정사항과 문제에 대한 토론회의를 소집하여 차원이 높은 대책마련에 고심했다. 한달 동안 전 주 280여개 빈곤촌의 근 800호 빈곤부축대상을 방문하였다. 전면적이고 효률적인 연구를 거쳐 원인을 밝힌 ‘진단서’에 명확한 ‘약처방’을 뗐다. 빈곤부축 난관공략 3년 계획을 작성한 녕파시 간부들이 물심량면으로 연변을 도와준 사례는 많고도 많다. 교육지원, 의료지원, 기초시설자금지원, 그외에 규모급 전기차공장건설 등 아낌없는 지원을 하면서 연길시가 농촌 빈곤해탈 난관공략전에서 기꺼운 성과를 따내고 또 전국문명도시행렬에 성큼 들어선 영광을 지니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월계관을 쓰고 기뻐하면서도 어쩐지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다. 중화민족의 일원으로 같은 지붕 아래, 같은 땅 우에 살면서 우리는 왜 남의 신세를 지며 뒤떨어진 삶을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얼굴이 붉어진다. 혹자는 연길시도 연해지역에 위치했더라면 남 부럽잖을 거라고 제나름의 해석을 할지 모르나 세상에는 바다를 끼고 있어도 여직껏 가난의 때를 벗지 못한 도시가 있는가 하면 내륙에 깊이 빠져 휘청거릴 것 같은 도시가 엄청 잘사는 사례들이 수두룩하다. 결국 어떤 마인드로 실천하며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산 좋고 물 좋아 자연히 부자동네가 되는 법이 없다.

요즘 들어 정부의 움직임이 빠르다. 수시로 관련 인원을 녕파에 파견하여 현장실습을 통한 능력제고에 박차를 가한다. 녕파시와의 협력관계를 더 강화하는 한편 민생창업을 적극 부추겨줄 일련의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 륙속 출범하는중이다. 연변의 주인은 오직 우리 자신 뿐이다. 얽히고 비탈린 매듭은 꼭 자신의 손으로 풀어가는 지혜가 경제의 부흥과 발전에 도움이 되고 또한 우리로서는 후날 녕파사람들 앞에서도 면목이 서는 일이다. 신세를 졌으면 갚아야 한다. 꼭 받은 만큼 물어줘야 마땅한 것이 아니라 가난의 원적을 물리치고 정신적인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 유일하고 현명한 처사이다. 가난은 뜻을 잃을 때 가장 부끄러운 일로 된다. 남들은 흥타령에 성수 나는데 우리는 맹꽁이타령만 부를 수 밖에 없는 리유를 ‘고향탈출방식’으로 대처하는 소극적인 측면을 한번 거울에 비춰 자아성찰해볼 필요를 느낀다.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사람들은 왕왕 두갈래 갈림길에 선다. 한갈래는 짭짤한 수입이 보장받는 좀더 나은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실리적인 선택이다. 인간은 리익을 쪼아먹는 존재인 만큼 실리를 따져 멀리 떠나는 사람을 탓할 바가 못된다. 다른 한갈래는 분명 울퉁불퉁한 가시밭길인데 굳이 집착하는 강인한 성격소유자로 거듭나는 선택이다. 어마어마한 돈낟가리보다 아글타글 힘들게 살아온 과정을 금싸락처럼 귀중히 여겨 요즘은 귀향길에 오른 사람들이 점차 늘어난다. 물론 한동안 어느 떡이 크고 작은지를 놓고 쟁론이 지속되겠지만 한때 우리 처지와 엇비슷했던 절강성의 ‘녕파방’들은 어렵고 힘들수록 굳은 신념과 의지가 더 강했다. 야거얼그룹 초창기 경제난에 시달려 방황할 때 리여성이 모든 일을 선뜻 떠맡았다. 수천리 동북땅을 오가며 끝내는 합작파트너를 찾는 데 성공하여 위기를 용케 돌려세웠다. 사업에 고도의 책임감을 안고 끝까지 사명을 완수하는 정신, 바로 우리가 오랜 세월 잊고 살아온 그 정신을 오늘 그들한테서 다시 배우는 행운이 어쩌면 미래의 울울창창한 숲을 이루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만리길도 한걸음으로 시작된다. 인젠 남이 건네주는 돈만 넙죽넙죽 받아쓰던 부끄러운 시절과는 “안녕!”하며 작별할 때다. 제노릇을 잘해 어디 가나 존귀한 대접을 받으며 뜨르르하게 살고 싶은 욕망이 연변사람들의 발걸음을 재촉하며 우뚝 일어선다. 떳떳한 인격은 경제적인 자주자립에서 비롯됨을 잊지 말자.

길림신문/ 최장춘(경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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