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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룡운:“표준이야 말로 공동언어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1.04.28일 15:47
  30여년간 우리 말과 글의 표준화 사업에 종사

  조선과 한국을 100여차 방문하면서 정보처리 관련 학술교류 진행



  조선어정보처리 연구에서 민족문화의 뿌리가 관건이라고 말하는 현룡운 회장.

  “우리가 어려서부터 배우고 사용하여 온 우리 말과 우리 글은 얼마나 자랑스러운 언어인가? 그러나 같은 사물에 부동한 명칭을 사용하고 같은 용어이지만 지방에 따라서 그 쓰임이 서로 다르고 해석이 제 각각이여서 세계의 모든 표준화 언어가운데서 정보처리가 가장 더딘게 우리 말임을 승인하지 않을 수 없다.” 30여년간 중문(한어와 소수민족언어 포함)정보처리와 중국, 조선, 한국을 비롯한 우리말 국제표준정보기술용어 제정 및 그 연구에 종사해온 중국조선어정보학회 회장 현룡운(1955년생)이 근심스레 하는 말이다.

  그가 연변전자정보쎈터 개발부장으로 사업하던 1990년의 일이다. 아직 수교하지 않은 한국에 가서 정보처리 학술교류를 하게 되였는데 부인과 함께 갔다고 한다. 중국에서 조선어정보처리 젊은 학자가 온다고 모 유명대 총장이 직접 만나기로 하였는데 대학측 관계자가 현회장을 “동무”라고 호칭하는 부인을 가리키면서 누군가고 슬며시 묻더란다. 현회장이 “애인”이라고 대답했더니 이상한 눈길로 번갈아보다가 한국돈 5만원을 꺼내 주면서 아래층에서 쇼핑하며 기다리라 하고는 현회장만 접대실에 모시더란다. 며칠 후에야 알게 되였지만 연변에서는 함께 살고 있는 부인을 애인이라고 칭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냥 사랑하는 남녀사이를 뜻하다보니 생긴 오해였다.

  현회장은 “우리 말은 이렇게 허다한 생활용어마저 통일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여서 허심탄회한 교류와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한 협력을 통해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이 우리 세대 학자들의 사명이 아니겠는가?”며 력사, 시대적 원인 때문에 우리 말이 남북으로 분단되여있고 두음법칙과 같은 표준으로 서로 배타적인 외길을 고집하거나 삿대질만 하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고 호소한다.



  연변의 첫 노트북을 꺼내서 시연하는 현룡운 회장.

  중한수교이후 연변주과학기술협회 국제협력부 부장으로 사업하던 그는 연변대표단과 함께 한국을 9번이나 방문하였다고 한다. “연변에서 가장 처음 노트북을 장만한 탓”이라면서 그는 1994년에 한국의 경희대 전산대학원 원장 진용옥교수한테서 빼앗다 싶이 해서 가져온 삼성표 노트북을 꺼내보인다.

  어느 하루, 저녁 늦게까지 합작토의를 하다가 연변측 대표가 “오늘은 이만하고 정리합시다.”하고 말하고 침실에 올라왔는데 새벽 한시에 급히 내려오라는 한국 5대 그룹중 하나인 회사측의 전갈이 와서 아래층에 가보니 그 회사 회장이 불쾌한 기색으로 앉아 있더란다. 그 회장은 신분상 아무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고 또 그가 새벽 한시에 찾아왔을 때는 작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연변대표들은 잔뜩 긴장해졌다.

  “결국 ‘정리’라는 낱말 때문이였다.”고 현회장은 답부터 알려준다. 연변대표는 며칠간 토의한 내용을 잘 분류하고 종합하겠다는 뜻으로 ‘정리’하겠다고 했는데 상대측 대표는 모든 것을 접거나 마무리한다는 뜻으로 리해하고 회장에게 긴급 통보한 것이였다.

  이런 용어사용으로 인한 불필요한 실례나 오해를 줄이고 우리 민족끼리라도 원활한 소통을 하여야 한다는 학자적인 사명감으로 현회장은 30여년간 자비로 조선과 한국을 실북나들듯 오가면서 남북의 정보처리 분야 최고 학자들과 권위인사들을 만나 의견차이를 좁혀가며 각종 교류를 진행하였다.

  그는 “중국조선어정보학회는 국가1급 학회인 중국중문정보학회 소수민족언어문자처리전업위원회 소속 학회로서 중국조선어정보처리기술을 발전시켜 정보교류시간을 단축시키며 생산, 사업의 자동화를 내밀기 위한데 그 목적을 두고 1986년 11월 8일에 연길에서 설립되였다.”고 소개하면서 민족언어정보처리분야에서 비교적 일찍 발걸음을 뗀 소수민족언어정보학회이지만 인력과 재력 투입의 결핍으로 30년이 지난 현재에는 기타 5종의 소수민족언어 표준화발전에 비해 뒤쳐진 상황이며 거의 답보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고 한숨을 짓는다.

  그는 “휘황한 어제, 락후한 오늘, 근심스런 래일”라는 말로 중국조선어정보처리를 개괄하였는데 뜻인 즉 해방후 가장 먼저 문맹을 퇴치한 민족으로서 민족언어사용과 리용의 휘황을 누렸다면 현재는 타 소수민족언어의 뒤꽁무니에 처져있는 락후한 상황이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근심스러운 래일이란다.

  그렇지만 그와 중국조선어정보학회가 그동안 아무일도 하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니며 그가 해놓은 아름차고 거창한 일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경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1999년과 2002년에 펴낸 남북 공동 정보기술 표준용어 사전.

  그는 1994년 8월 제1차 부터 1996년 제3차 회의까지 대회 사무국장을 맡고 1999년에 4030개의 올림말이 든 《ISO2382 기준 조,영,한,중,일정보기술표준용어사전》((이는 조선과 한국의 학자들과 손잡고 펴낸 첫 남북공동 정보통신분야 표준안임))을 세상에 탄생시키는 쾌거를 올렸고 2000년2월 제4차와 그 이듬해 제5차 ICCKL회의에서는 대회집행주석으로 활약하였으며 제6차부터는 회의명칭을 ICMIP(국제 다종언어 정보처리 학술대회)로 바꾸고 회의장소도 연길외에 신강, 심양, 할빈 등지로 바꾸면서 2008년까지 총 12차 진행하였는데 그가 모두 대회집행주석 혹은 주석을 맡았다. 그의 말을 빈다면 ‘남복의 언어완충지대'에서 주인공의 역할을 착실히 한 것이다.



  중,조,한 3개국 단장이 인터넷 지역 식별자합의 후 손을 잡고 있다.(2007년)

  그외에도 표준을 위한 그의 끈질긴 학술활동은 숨쉴틈이 없을 정도이다. 해마다 중국중문정보학회 리사회의와 소수민족언어 정보처리학술회에 참가하는 와중에도 2009년 12월에 연길에서 손전화표준건판연구회를 개최하였고 조선 김일성종합대학 방문교류를 비롯한 미국안마태연구소, 대만대학, 아일랜드 드보린대학 방문교류를 진행하였으며 제1회 동북아지역조선문정보처리국제학술회의(2018년), 5개국 계량표준 국제학술대회(2018년), 중국장춘CDPDR 국제학술회의(2019년) 등에 참석하여 대회집행주석을 맡아 활약하기도 하였다.

  “급별이 높은 국내, 국제학술회의를 한번 소집하려면 엄청 많은 일을 하여야 한다. 회의비용 장만은 물론 회의인허가, 초청장 발송, 통신련계, 영접과 배웅, 론문심사에 돌아갈 때의 선물까지 주최측의 로고는 한입으로 다 말할 수 없다.” 이렇게 말하면서 현회장은 1994년부터 지금까지 적어도 600여편의 론문을 심사하였으며 연인수로 1000명을 웃도는 학자들을 만나 학술교류를 진행하였다고 소개한다.

  이 사이 그가 거둔 성과도 괄목할만 하다. 2개의 국가표준(, )과 2개의 길림성지방표준(< 조선문정보기술 술어와 정의>, )을 제정하고 4종 조선문수입법과 10종의 조선문글꼴(CK1、CK2、CK3、CK4、CK5、CK6、CK7、CK8、CK9、CK10)을 만들었다.



  전국 정보기술 표준화위원회로부터 받은 선진사업일군 영예증서.(2017년)

  이런 성과로 하여 그는 2012년 9월에 연변조선족자치주 조선어문사업 선진일군으로, 2017년 6월에는 전국 정보기술 표준화위원회로부터 전국 선진사업일군으로 표창을 받았으며 2020년 10월 9일에는 한국 대통령과 국무총리 인이 박힌 화관문화훈장을 수여받기도 하였다.



  2020년 10월 9일에 수여받은 화관문화훈장과 훈장증서.

  그는 “1994년부터 현재까지 27년간 중국중문정보학회 리사로 일하면서 수십편의 론문을 발표하여 학계의 인정을 받았으며 지어는 공정원 원사 후선인으로 추천된 적도 있다.”고 소개한다. 그사이 그는 국내와 국제 언어정보처리 학술대회 때문에 심양, 북경은 물론 란주, 시쐉판나, 우룸치, 라싸에까지, 조선의 평양과 한국의 서울은 물론 구라파의 아일랜드과 북아메리카의 미국에까지 다녀왔으며 그러느라 얼마나 많은 돈을‘길에 널어놓았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자그마한 옥수수국수 공장이라도 경영하니 이만큼이라도 견지하지 그렇지 않았으면 학술연구에서 손을 떼던지 아니면 거지가 되였거나 빚쟁이가 되였을 걸.” 하고 넉살 좋게 웃으면서 현회장은 1999년부터 삼현물산가공회사를 경영해왔는데 이 회사는 옥수수국수 정밀가공회사로 그의 말대로 표현하면 “세계에서 가장 먼저 표준화된 옥수수국수” 회사이다.

  이처럼 그의 말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낱말이 바로 ‘표준’이다. 그는 “언어문자 정보기술 표준 발전정도가 정보화의 발전수준을 결정하며 이 령역의 표준화, 규범화 령역과 다른 과학기술 분야와의 교차 학문적 문제를 다루는 것이 언어문자 정보처리 핵심기술이 가지는 특점이다.”고 말하면서 중국의 조선어문, 조선의 조선어, 한국의 한글은 하나의 언어이지만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각자 어문 규범이 다르고 자모배렬순서와 컴퓨터 건반 배렬도 다르며 지어는 사전 뜻풀이도 달라 우리 말과 글이 국제표준화 시대의 락오자가 될 것을 근심하였다.



  국제표준의 우리글, 글자 아래의 AC00, AC01과 같은 표기가 부호계(코드)이다.

  중국조선어정보학회는 국제학술활동에서 항상 조직자와 주최측 주인의 자태로 조선과 한국 그리고 일본과 미국의 학자들과 광범위한 교류를 진행하였다면 국가1급학회인 중국중문정보학회 소속 학회로서 중국소수민족언어학술회의를 통한 학술활동에도 중국조선족을 대표하는 당당한 신분으로 활발하게 참여하여 중국조선족과 연변의 위상을 많이 높여주었다.



  중국공정원 예광남(가운데)원사와 우써우얼 슬라무(위글족)원사와 함께.(2008년)

  2013년 9월 13일, 란주의 서북민족대학에서 열린 제14회 소수민족언어문자정보처리학술대회에서 다음기 회의 주최지를 놓고 모든 조건이 우세를 점한 상해중곤집단과 ‘털면 먼지뿐인’중국조선어정보학회가 치렬한 경쟁을 벌였는데 현회장이 중국 최대의 조선족집거구, 장백산관광과 조선칠보산관광을 골자로 정채로운 연설을 발표하여 만장일치로 연길이 선정되였다는 이야기가 눈물겹기도 하다. “주최지는 따냈는데 회의준비를 하자니 눈앞이 캄캄해났다.”는게 당시 그의 심정이였다. 중국 최고의 소수민족언어 학자들을 시골이나 다름없는 연길에 초청하기는 실로 하늘의 별따기였단다…



  전국 선진사업일군 표장대회에서.(2017년)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앞으로의 타산에 대해 그는 “70세가 다 되도록 중국에서 자기 민족 (조선족)언어국가표준 하나도 제대로 못만들어 내놓으면 후세에 누가 정보처리 전문가라고 인정하겠는가?”고 하면서 현재 물리학, 전자공학, 수학 등 16개 령역에서의 다국용어비교와 연구를 마치고 등 3편의 론문 집필이 마무리단계이며 정보처리 고급인재양성과 학회의 출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룡운: 중국중문정보학회 리사, 중국조선어정보학회 회장, 국내, 국제학술대회에서 수십편의 론문 발표한 중국조선어정보처리 전문가, 고급공정사(교수급). 1955년 2월 8일 화룡에서 출생, 1976년 3월 지식청년시절 입당. 1984년 7월 북경리공대학 전자공학계 졸업, 1984~1987년10월 화룡현 자동차수리공장 공장장 겸 당지부서기, 1987~1995년7월, 연변전자정보쎈터 개발부 부장, 당지부서기, 1995년 8월~1999년 10월, 연변주과학기술협회 국제협력부 부장 등 직을 력임. 1999년부터 연변북아세아과학기술무역유한회사 동사장 겸 연길북아정보기술연구소 소장, 연길 삼현물산가공유한회사총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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