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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립칼럼 129] 오래가는 것들의 비밀 3

[모이자] | 발행시간: 2021.08.25일 18:00
다른 회사로 오해받는 경우가 있다면, 아직 '나만의 것'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래가는 것들은 당연하게도 남들과 완전히 다르다. 가끔 "뭐라 설명할 순 없지만, 이제 좋은 디자인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디자이너들이 있다. 설명할 수 없는 디자인은 사실 없다. 주관적인 감각도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내가 느끼는 '좋음'을 남들도 '좋다'고 느끼게 하려면, 설명이 분명해야 한다. 처음 일을 시작하는 많은 이들이 자신만만하게 사업을 시작하지만, 고객들은 '딱히 별다른 게 없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다. 결국, 야심 차게 시작한 일이 수많은 비슷한 것 중의 하나를 내놓게 되고,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에게서 잊힌다. 어떻게 '나만의' 좋은 점을 표현할 수 있을지, 답을 찾아야 정말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오래 사랑받을 수 있다.

누구나 스타벅스나 배스킨라빈스 같은 상징색을 갖고 싶어하지만, 왜 그런 선명한 이미지를 갖지 못하는 걸까? 그 이유는 '나의 본질을 표현하는 나만의 상징'이 없기 때문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특정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것, 그 기업의 본질을 표현하는 상징이 없다는 것이다. 설령 상징이 있다고 해도, 그 상징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힘이 약하는 것이다. '나만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을 감동시킨다.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은 '누구나 좋아할 만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밖에 할 수 없는 것' '그 사람만의 마음'이다. 최근 마케팅에서 중요시 여기는 것은 심볼릭 스토리(symbolic story)이다. 심볼릭 스토리란 자신의 브랜드를 상징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말한다.

길을 가다 너무 예쁜 가게가 있어 들어갔다. 굉장히 특이했다. 차도 팔고, 그릇도 팔고, 옷도 팔고, 신발도 팔고, 향도 팔았다. 물건의 공통점이 없는데 묘하게 끌렸다. 사장님에게 물었다. '여기는 무엇을 파는 가게인가요?' 사장님은 '여기는 여유를 편집해서 파는 곳입니다.'라고 대답하셨다. 그러고 보니 그 매장에서 파는 옷 중 몸에 딱 붙는 옷은 하나도 없었다. 모든 것이 넉넉하고 부드러웠다. 삶의 여유를 느끼는 데 필요한 물건들이었다.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이유로 이 가게에 오는지 너무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그 가게 사장님은 자신을 상징하는 하나의 문장을 갖고 있었다. '여유를 편집한다.' 이렇게 자기만의 그것을 갖고 있으면, 위기가 와도 바른 해답을 찾아 변화할 수 있다. 그러니 시작부터 자기의 본질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이 없이는 어떤 변화도 진화도 할 수 없다. 새로워지겠다고 테이블을 바꾸고, 벽에 멋진 그림을 갖다 걸어도 다 소용없는 일이다.

오프라인 서점을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더 많은 책을 구비하는 게 아니다.' '이 공간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렇게 생각이 바뀌면, 전에는 보이지 않던 문제들이 눈에 들어온다. 왜 아이들이 쉽게 꺼내볼 수 없게 빽빽하게 책을 꽂았을까, 책을 고르는 사람들이 인상을 찌푸리게 음식 매장이 서점 안에 있을까, 책을 읽기에 너무 눈부시게 왜 이리 매장 조명이 밝을까. 이렇게 내 고객이 겪고 있는 불편함이 눈에 보인다. 이 불편함을 해결하고 나면, 자신을 새롭게 재정의할 수 있다. '우리는 사람들이 책과 사랑에 빠지게 하는 곳이다.' 자신의 본질을 찾은 것이다. 이렇게 본질을 새롭게 정의하고 나면, 비주얼 전략도 여기에 맞추어 세울 수 있다. 아이들이 서서 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 편하게 앉아서 볼 수 있도록 푹신한 바닥을 만들자. 책과 사랑에 빠져 정신없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곳곳에 보이게 하자. 모여 앉을 수 있는 긴 탁자를 놓으면 어떨까. 서점의 로고는 책과 사랑에 빠진 사람을 상징하는 이미지면 좋겠다. 이렇게 자기만의 비주얼 전략을 세우고, 자기만의 상징을 찾게 되면, 이것은 누구도 가져갈 수 없는 단단한 씨앗이 된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뿌리가 깊어지고, 열매가 풍성해진다.

26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필기구 회사, 파버카스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의 상징인 연필 회사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오래가는 기업들의 놀라운 점은 자신들이 '지속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파버카스텔은 독특하고 다양한 디자인을 추구했다. 제품의 종류가 무려 3000여 개나 된다. 문구류라는 단일 범위지만,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다. 구매해본 사람이 더 많이 구매하는 브랜드이다. 오래된 브랜드이지만, 항상 혁신적인 제품만 만든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들은 세계 각지의 다양한 재료를 제품화한다. 디자이너들이 박람회장에 가도 다른 회사 소책자를 절대 들고 오지 않는다. 남의 것을 옆에 두면,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들이 9대에 걸쳐 살아남은 비결이다. 이런 일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남의 것을 참고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자신의 것에서 좋은 것,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이 새 사업을 시작했다. 빨리 만드는 사람이 더 많이 팔고 잘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자기만의 비주얼 전략을 가져야 한다. 나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장기적으로 오랜 시간 잊히지 않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 이것이 실제적 수익과 롱런의 비결이다. 거산 윤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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