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길은 어느 팀에도 험난하다.
2022 까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초반 분위기는 말 그대로 ‘평준화’라는 단어로 설명이 가능하다. 전통의 강호가 쉽지 않은 초반 레이스를 벌리고 있다. 절대 약자도, 강자도 없다.
당장 A조 한국만 해도 첫 경기 이라크전에서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다. 졸전 끝에 단 한꼴도 넣지 못했다. 예선 첫 경기, 그것도 안방에서 열린 경기에서 사실상 실패에 가까운 결과다. 국제축구련맹(FIFA) 랭킹 36위의 한국은 70위로 한참 아래에 있는 이라크를 상대로 경기력면에서 압도하지 못한 채 버거운 90분을 보냈다. 오히려 이라크의 선수비 후역습 전술에 고전했다.
이어 7일 열린 레바논전에서도 비슷한 양상의 경기가 나왔다. 한국은 전반 내내 상대의 꼴문을 열지 못해 답답한 경기를 했다. 후반 권창훈 선수의 결승꼴로 승리하긴 했지만 속시원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같은 조의 이란도 첫 경기에서 고전했다. FIFA 랭킹 26위 이란은 80위 수리아를 맞아 1대0 진땀승을 거뒀다. 몇수 아래 팀인 수리아를 상대로 단 한꼴을 넣는 데 그쳤다. 이란은 아시아의 절대 강자로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늘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2차 예선에서부터 흔들렸고 아직 정상적인 페이스를 찾지 못한 모습이다.
B조에선 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일본이 안방에서 오만에 패한 것이다. FIFA 랭킹 24위로 아시아 넘버원인 일본은 79위 오만에 0대1로 졌다. 오만은 약팀이 강팀을 상대할 때 흔히 사용하는 선수비 후역습 전술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맞붙었다. 슛 수에서 12대10으로 오히려 일본을 앞섰다. 코너킥도 6대3으로 많이 얻어냈다. 일본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과 점수였다.
패하긴 했지만 처음으로 최종예선 무대를 밟은 베트남도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전반전을 1대0으로 마친 베트남은 후반 퇴장자가 발생해 역전패(1대3 패)를 당했지만 기대 이상의 첫 경기를 치렀다. 베트남 축구 력사상 첫 최종예선인 것을 고려할 때 박수받을 만한 경기였다. 게다가 베트남은 이어진 오스트랄리아전에서도 예상 밖으로 선전하며 0대1로 패했다. 승점을 얻지 못했지만 두 경기에서 모두 나름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9월 예선은 향후 경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보여주는 일종의 예고편이다. 어느 팀이나 까타르로 가는 길엔 비단이 아니라 가시가 깔려있다.
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