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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기회를 평등하게 주어야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1.10.11일 10:38
  대학교를 졸업하고 교단에 선 지도 어언간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어렸을 때부터 교단에 서계시는 선생님을 더없이 흠모해온 나는 철이 들어서부터 교원이 되려는 꿈을 가지게 되였다. 하여 대학교지망을 쓸 때에도 주저없이 사범대학을 선택하였다. 그동안 단 한번도 내 꿈에 동요를 느껴본 적이 없었던 나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여러차례의 치렬한 경쟁을 거쳐 마침내 영광스러운 인민교원이 되였다.

  학교에서는 갓 교원사업에 참가한 나에게 담임교원이라는 직책을 맡겨주었다. 이렇게 나는 초중에 갓 진학한 28명 신입생들의 담임교원으로 되였다. 그 애들과의 만남을 앞둔 전날 나는 너무나 설레여 밤잠까지 설치였다. 나는 28명 학생 하나하나가 모두 예쁘고 귀엽기만 하였다. 거동이 불편해 눈에 뜨이는 그 애까지도 말이다.

  우리 학급에는 어릴 때 뇌척수막염을 앓은 김모모라는 아이가 있었다. 누구보다 총명한 애지만 뇌척수막염 후유증으로 하여 행동이 불편한 아이였다. 나는 그 애를 공부를 잘하도록 인도하는 외에 다른 기회는 주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애가 새내기교원인 나에게 깊은 깨달음을 주었다.

  개학한 지 한달 뒤, 우리 학급에서는 학급간부를 선거하게 되였는데 학생마다 자신이 맡고저 하는 직무에 도전하게 하였다. 그리고 여러 학생이 같은 직무에 도전했을 때에는 민주선거의 방식을 취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김모모학생이 가장 먼저 반장직무에 도전한다고 소리높이 말하는 것이였다. 나는 좀 놀라기는 했지만 반장직무에 도전한 아이가 그 애외에도 몇명 더 있으니 민주투표를 하면 그 애는 락방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투표결과를 보니 김모모학생에 대한 투표수가 가장 높은 게 아니겠는가. 나의 예상과 너무나도 엇나간 투표결과에 나는 어리둥절해지기까지 하였다. ‘이건 아닌데, 자신의 일도 하기 불편한 애가 어찌 한 학급의 반장직무를 맡을 수 있단 말인가? 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데…’ 나는 괜히 민주선거방법을 채용했나 하고 후회하였다. 정말 내키지 않았지만 학급 아이들 앞에서 선거결과를 뒤엎을 수는 없었다. 하여 결국 김모모학생에게 반장직무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 날 나는 퇴근해 집에 돌아와서도 김모모학생을반장으로 선거한 건 잘못된 것이라고 몇십번이나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반장은 한 학급의 얼굴이고 더우기 학급 학생들의 리더인바 학습도 잘하고 능력도 있는 학생이 맡아야 학급을 잘 꾸려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애들은 무엇 때문에 김모모학생을 반장으로 선거했을가? 나는 학급의 아이들과 대화를 하면서 그 원인을 알아보았다. 그런데 아이들의 대답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김모모학생은 소학교를 다니는 동안 공부는 잘했지만 자비심 때문에 학급간부선거에 한번도 도전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여 그 애에게는 학급간부로 활약할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초중에 진학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당당하게 새 출발을 하려는 김모모학생의 씩씩한 모습에 학생들은 깊은 감동을 받았고 더우기 김모모학생에게도 다른 아이들처럼 학급간부로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 그 애에게 투표를 하였다고 한다. 나는 저도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났다. 내가 아이들보다 생각이 깊지 못했으니 말이다. 나는 믿음과 사랑이 담긴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하여 김모모학생에게 반장으로 활약할 기회를 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 후 김모모학생은 한 학기 동안 거동이 불편한 몸으로 반장직에 최선을 다했고 아이들도 긍정적 에너지가 넘치는 그 애의 두리에 똘똘 뭉쳐 학급의 응집력을 다져갔다. 우리 학급은 한 학기가 흐르는 동안 우수학급으로 성장하게 되였다.

  나는 김모모학생에게 반장직을 맡긴 것이 참 잘된 결정이라고 다시한번 깊이 느꼈다. 아이들에게 평등하게 기회를 주는 것은 그 애들에게 신심을 심어주고 꿈의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홍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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