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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40%가 조선족인 학국 학교 - 한국 서울 구로구 구로중학교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1.10.13일 14:26
  "자 다음 과일은 보라색이에요. 이 과일이 무슨 과일인지 아는 친구가 있나요?"

  교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교실 여기저기서 반짝반짝 눈을 빛내던 아이들이 손을 번쩍 들었다. 지목받은 아이가 "포도요!"라고 외치자, 선생님은 "잘했어요. 자 그럼 포도를 중국어로는 뭐라고 말하는지도 알아볼까요?"라며 중국어 학습 프로그램을 조작했다.

  이달 6일 한국 서울 구로남초등학교의 한 교실 풍경이다.

  구로남초등학교에선 2∼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간 20시간씩 중국어 교육을 하고 있다. 전교생 510명 중 약 45%가 중국계·중국동포 다문화 학생들로 이뤄진 학교의 강점을 살리자는 취지에서다. 구로남초는 중국어 수업을 통해 다문화 학생과 선주민 학생이 상호 문화 간의 감수성을 기르고, 선주민 학생들이 외국어 능력을 기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으로는 중도 입국 등의 이유로 한국어가 서툰 다문화 학생을 대상으로 다문화 특별학급을 편성해 매주 5∼7시간씩 한국어를 가르치는 등 적응을 돕고 있다.

  선주민 학생들은 학교와 이주민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중국어를 배우고, 이주민 학생은 선주민 학생들과 학교의 지원을 받아 한국어를 배우는 셈인데 학생들과 학부모 모두로부터 반응이 좋다.

  우리 사회에서 한국인 부모를 둔 선주민 학생과 한 명 이상의 외국계 혈통 부모를 가진 다문화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학교생활을 하는 모습은 더는 드문 광경이 아니다.

  다문화 학생이 전체 학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처음 3%를 넘겼고, 갈수록 그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 전교생 10명 중 4명꼴로 다문화 학생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구로중학교는 전교생 436명 중 약 40%가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중국 동포거나 중국인인 다문화 가정 출신의 학생이다. 올해 입학한 1학년의 경우는 거의 50%에 달하는 학생이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났다.

  다문화 학생들 사이에서도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국적이 있는 학생, 중도 입국해 중국 국적이지만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학생, 중도 입국해 중국 국적인데 한국 국적으로 바꿀지 결정하지 못한 학생 등 여러 부류가 있다.

  제각각의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한 학교에서 함께 교육을 받지만, 학생들은 이 때문에 서로 불편함을 느끼진 않는다고 말한다.

  5년 전 한국에 입국해 앞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할 예정이라는 김민규(16) 군은 "한 반에 한두 명씩 한국말을 잘하지 못해 겉도는 친구들이 있긴 하지만 다문화 출신이라고 해서 한국인 친구들과 마찰을 빚거나 하는 일은 겪거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 동포 출신으로 4년 전 한국에 입국한 이광욱(15) 군도 "가끔 친구들이 중국인이라며 장난식으로 놀릴 때 사람을 구분 짓는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 않지만 아무 말도 안한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선주민 학생들과 다문화 학생들이 잘 어울려 논다"고 했다.

  이 학교의 다문화 학생 비율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주변 초등학교의 입학 현황을 보면 미래의 다문화 학생 비율을 예상할 수 있는데, 올해의 경우 주변의 대동초·동구로초 모두 입학생 대부분이 중국 동포 또는 중국인 가정 출신의 다문화 학생들이었다.

  이금자(58) 선생님은 "구로중의 경우도 그렇고 앞으로 다문화 학생은 더 늘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새로운 현실을 교육이 맞춰가야 하는데 이것은 학교의 능력만으론 어렵고 지역사회의 특성을 이해하고 지역 시민단체와 학교를 이어주는 지역전문가, 전문적인 다문화 커리큘럼을 끌어갈 수 있는 교육청 파견 인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기준 국내 초·중·고교에는 16만 명에 달하는 다문화 학생들이 재학중이다. 전체 학생 중 3%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10년 전의 3만8천여명(전체 학생의 0.55%)과 비교했을 때 4.1배 증가한 수치다. 증가세는 여전히 가파르다. 다문화 학생 수는 지난 8년 연속으로 매년 1만명 이상의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초·중·고교 전체 재학생 수는 저출산의 영향으로 2011년 698만여명에서 올해 533만여명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다문화 학생이 교육 현장에서 점하는 비중이 앞으로 더욱 늘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지난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전체 출생아 중 다문화 출생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5.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은 학생 100명당 3명 수준인 다문화 학생 비율이 미래에는 최소 6명 수준까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추산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다문화 학생 비율이 절반을 넘는 학교들이 생겼다. 경기도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다문화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5개교에선 이미 7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학교는 그 비율이 96.1%에 달했다.

  다만 지역 간의 편차가 있다. 올해 기준 세종의 경우 다문화 학생의 비율이 1.5%로 가장 낮았지만, 전남의 경우 다문화 학생 비율이 5.5%에 달했다.

  또 다문화 학생의 76%가 국내에서 태어난 국제결혼 가정 출신이고, 6%가 국제결혼 중도 입국 가정 출신, 나머지 18%가 부모 모두가 외국인인 가정 출신으로 구성돼있다.

  부모의 출신 배경도 다양해 베트남이 32.2%로 가장 많았고, 중국 23.6%, 필리핀 10%, 중국 동포 8.2%, 일본 5.2%가 뒤를 이었다.

  ◇ 다문화 학생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돼야

  많은 전문가의 평가처럼 현재 다문화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한 교육 사업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유관 부처인 교육부는 중도 입국 학생과 외국인 학생의 조기 적응을 돕기 위해 지난해 기준 372개교에 한국어 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 학급이 없는 경우 각 지역 교육청 산하 다문화 교육지원센터와 연계해 다문화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다문화 교육 정책학교 운영, 다문화 학생 대상 대학생 멘토링, 이중언어 강점 개발 지원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2012년 기준 78.7% 수준이었던 다문화 학생의 취학률이 2018년 93.1%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문제는 다문화 교육의 초점이 다문화 학생들에만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문화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넘어 이제는 선주민 학생과 사회 전반의 다문화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다문화 교육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가 급격히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음에도 다문화 학생 비율이 30%를 넘어야만 지정되는 다문화 정책학교 661개교(작년 기준)를 제외하면 일선 학교에서는 선주민 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문화 교육이 단순히 학교 안에서만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사회·학교·가정 등 전방위적으로 교육이 이뤄져, 학교 밖 사회 전반의 다문화 인식이 함께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교생의 40% 이상이 주로 중국계·중국동포 다문화 아이들로 구성된 구로중에 다니는 박지호(15) 군은 "일부 어른들이 중국인하고 놀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막상 지내보니 한국인하고 별 차이도 없다"며 학생 간의 갈등보다 어른들의 차별적 시선을 문제로 지목했다.

  김윤영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소장도 다문화 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자라나도록 돕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식개선을 꼽았다.

  김 소장은 "노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와 인구 감소로 인해 이미 우리 사회는 이주민을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결국 이들을 포용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로 갈 수밖에 없다"며 "이들을 계속 차별적 시선으로 대하면 앞으로 국가적·사회적 비용을 치러야만 하는 난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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