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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와 용서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21.10.27일 09:00
뉴욕타임즈 선정 베스트셀러인 이 소설은 결코 회복되지 않을 것들을 바라보는 남겨진 자들의 익숙한 슬픔에 관한 이야기이다.

평소 좋아하던 작가인 스티븐 킹이 ‘아름다운 소설’이라고 극찬한 작품이라 읽기 전부터 더 기대했던 소설이다. 꽤 두꺼운 분량이다.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으로 인생의 참의미를 포착하는 메리 베스 킨의 세 번째 소설인 《다시 물어도, 예스》는 1970년대 미국 뉴욕의 교외에 사는 평범한 두 가족에게 일어나는 비극과 용서, 희망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이다. 우아한 문체는 물론,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이 있는 리해, 삶에 관한 통찰력으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동료 경찰인 프랜시스 글리슨과 브라이언 스탠호프는 뉴욕 교외에 사는 이웃이다. 두 가정은 각자 말 못할 속사정을 가지고 있다. 프랜시스의 안해 레나는 외로움을 안고 있으며 브라이언의 안해 앤은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 이로 인한 비극적인 사건은 두 가족을 뒤흔들지만 프랜시스의 딸 케이트와 브라이언의 아들 피터 사이에 사랑이 피여나 두 가족의 끈질긴 인연이 이어진다. 케이트와 피터의 사랑, 가족 간은 과거의 상처로 인해 끊임없이 시험대에 오르지만 다정함과 관대함 그리고 품위가 마침내 모든 것을 품는다.

때로 인생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사람들은 육체적으로 혹은 감정적으로 상처를 주고받게 된다. 가족과 용서라는 중요한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 소설은 그래서 가슴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다른 누군가를 얼마나 견딜 수 있을가? 그리고 가족이라는 리유로 얼마나 용서할 수 있을가? 용서란 약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강함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는 모두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이 이야기는 말해주고 있다.

살다 보면 힘들게 얻은 것을 잃을 수 있는 위기에 처할 수 있고 견고해 보이던 부부나 부모 자식 사이도 멀어질 수 있다. 누군가가 나쁘거나 일방적인 가해자라서가 아니라 가족중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일상의 물결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말 때가 있다. 그래서 공동운명체인 가정에는 언제나 위기가 도사리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족이라는 사실이 희망의 실마리가 되군 한다.

‘미래의 고전’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다시 물어도, 예스》는 다양한 시각과 이슈의 스펙트럼으로 인간과 삶에 관해 말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가정내의 문제를 다룬 가족 드라마인 동시에 사랑의 힘으로 난관을 극복하는 로맨스 소설이며 인간의 내밀한 동기와 감정을 그려내는 심리 소설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규정하기 힘든 것처럼 보이지만 그 자체가 바로 우리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은 우리가 삶에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문제를 겪는다. 정신질환과 알콜중독, 어린시절의 트라우마, 부부 사이의 신뢰와 배신, 불륜, 신체의 병과 부모의 죽음, 해고와 퇴직에 이르기까지 실제 삶에서 그렇듯 누구 하나 문제없는 사람은 없다.

피터와 케이트의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두 가족의 거의 모든 인물이 주인공이다. 장이 바뀔 때마다 한 인물에서 다른 인물의 시점으로 매끄럽게 옮겨 가며 40여년간의 서사가 이어진다. 저마다의 력사와 아픔,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들은 날실과 씨실처럼 교차하며 인생이라는 직물을 짜낸다.

또한 인물들은 선과 악의 틀에 갇히지 않는 립체성을 보인다. 완전한 악도 순전 무결한 선도 없다. 가해자가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는 또다른 누군가에게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모든 인물이 잔인한 구석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영웅적이고 인내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비틀거릴지언정 방향을 잃지 않는 이들의 삶의 려정은 깊고 겸허하다. 이것이야말로 모순적이지만 현실적이고 다층적인 관계와 인생을 보여주는 것이다.

저자 메리 베스 킨은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들이 일상의 여러 문제를 겪는 것을 보고 해답을 찾고 싶어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평범한 가정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정밀하게 뜯어 묘사해낸다. 공감과 통찰 그리고 인간 본성을 포착하는 능력은 날카롭고 문체는 우아하다. 작가는 다양한 배경과 성향을 가진 인물들의 정신세계를 무척이나 세심하게 그려내 독자는 인물들에게 쉽게 몰입하며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받아 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사건이 너무 우울하거나 자극적으로 그려지지는 않는다. 두 가족, 두 세대의 일상에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들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삶에 끼여들어 일상을 흔들어놓는다. 하지만 지지와 사랑의 토양에 깊이 뿌리박은 가족은 흔들려도 뿌리 뽑히지 않는다. 그래서 그 많은 고통스러운 일을 겪은 후에도 우리는 삶을 긍정하며 “예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을 긍정적으로 끝내고 싶었어요. 이야기 속 인물들이 가슴 아픈 세상을 잘 헤쳐 나갈 거라는 걸 알아요. 삶이든 사랑이든, 무엇이든 간에 어떤 시점에 이르면 모두 견딘 가치가 있죠.”

메리 베스 킨은 두 가정내의 문제를 밀착해서 그리지만 이것은 특정 가정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아주 깊으면서도 보편적인 우리 삶의 문제이다. 그리고 이 소설이 말하는 가족의 련대와 지지, 타인에 대한 용서와 수용은 빤한 말처럼 들릴지 몰라도 우리 삶에서 좀처럼 얻기 힘든 가치이다.

저자 메리 베스 킨은 버나드칼리지를 졸업하고 버지니아대학교에서 순수미술 석사학위를 받았다. 국립도서재단의 ‘35세 이하 5인’에 선정됐고 소설부문에서 존 시몬 구겐하임 펠로우십을 수상했다.인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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