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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 속에 뿌리내려 56년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21.12.24일 09:34
올해 8월 나는 깔끔하게 포장한 택배 하나를 받았다. 조심스레 뜯어보니 퇴직 전 내가 출근했던 흑룡강 동녕현 삼차구조선족진당위에서 부쳐준 ‘당과 함께 한 영광의 50년’ 기념메달이였다. 건당 100돐을 기념하여 중공중앙에서 당령이 50년 이상 되는 로당원들에게 증정하는 기념메달, 금빛이 번쩍이는 기념메달을 보노라니 추억의 갈피에 묻힌 56년 당원생활의 잊을 수 없는 사연들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1965년 8월, 나는 변강 오지 흑룡강 동녕현에서 고중을 졸업하고 귀향했다. 그때 마을에서는 사회주의교육운동을 하느라고 매일저녁 회의를 열었으나 나는 별로 흥미가 없어 집에 붙박혀 소설책만 보았다. 그러던 어느 하루 공작대 장명숙이 나를 찾아와 “전 대대에 고중졸업생이 동무 한명 뿐인데 이걸 좀 도와주세요. ”라고 말하면서 두툼한 종이묶음을 나에게 넘겨주었다. 헤쳐보니 그것은 ‘빈하중농 회원등록증’이였다. 이 임무를 완성하려면 60여 세대를 집집마다 돌며 매 사람의 성명, 성별, 년령, 간력까지 한자로 조사, 등록해야 했다. 품이 많이 드는 일이였기에 나는 못하겠다고 밀어버리려 했으나 어머니께서 “셋째야, 글을 배워서 이럴 때 써먹어야지.”하고 말씀하시면서 등을 떠미는 것이였다.

모진 가난에 쪼들려 낫놓고 기윽자도 모르는 어머니였지만 일리가 있는 말씀이였다. 나는 그 이튿날부터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임무를 참답게 완성했다. 그 후 두달 사이에 나는 소대신문 독보원, 민병패장, 대대 단지부서기 직무를 맡게 되였다. 썩 후에야 알았지만 대대당지부와 공작대에서 나를 입당시키려고 의식적으로 여러가지 사업임무를 나에게 맡긴 것이였다. 입당소개인 박동혁과 김규범의 여러차례 담화교육과 공작대의 방조로 나는 당조직에 접근하게 되였으며 맡겨진 사업임무를 본격적으로 밀고 나갔다. 이리하여 1965년 12월 귀향 석달 만에 나는 영광스럽게도 중국공산당에 가입하였는데 그때 내 나이 스무살이였다. 공사에 내려보낸 입당통지서를 받던 날, 입당소개인 박동혁이 조용히 나를 불러놓고 “삼민이, 입당은 인민을 위해 더욱 잘 봉사하는 첫시작이지 벼슬에 올라가는 사닥다리가 아니요. 일에 부딪칠 때마다 자신이 당원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라오.”라고 당부하는 것이였다.

나이가 젊고 사회경험이 부족하다보니 복잡하고 어려운 일에 부딪칠 때마다 묵묵히 나를 단속하고 등을 밀어주는 것은 바로 ‘당원’이란 두 글자였다.

1974년 내가 동녕현조선족중학교에서 사업할 때였다. 학교에서는 전국 교육 형세에 발맞춰 고중 3학년에 농업기술반, 농업기계반, 사작반을 꾸렸다. 학급에는 김명일이란 학생이 있었는데 어렸을 때 소아마비에 걸려 지팡이를 짚고 학교에 다니는 장애인이여서 어느 학급에서도 김명일을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학교 지도부에서는 당원이며 사작반을 책임진 나더러 김명일을 받으라고 했다. 이 학생을 받으면 부담이 컸지만 나는 두말없이 김명일을 사작반에 받아들이고 사작기초지식을 가르치고 글짓기를 차근차근 가르치는 한편 일상생활면에서도 극진히 보살폈다. 가정에 신체장애인이 둘이고 생활이 구차하여 김명일은 언제나 허름한 옷을 입고 늘 배고파 휘청거리는 것이였다. 그때 나의 월로임이 42원밖에 안되였지만 나는 명일에게 옷도 사주고 과자도 사주군 했다.

한번은 학교에서 현농장에 가 모내기 방조를 했는데 농장 지도부에서는 고맙다고 우리 사작반에 현찰 190원을 보내주었다. 그 돈을 학생들에게 나누어 줄 때 모내기 로동에 참가하지 못한 명일이게도 16원을 주었더니 그는 떨리는 손으로 돈을 받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였다. 내가 삼차구진정부로 사업터를 옮긴 후에도 명일이를 여러모로 도와 가전제품수리부를 차리게 했으며 그의 사적을 《흑룡강신문》에 보도하였더니 나중에 그의 사적에 감동된 한 녀성이 그를 찾아왔고 둘은 지금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항상 백성들 속에 들어가 그들의 고충을 귀담아 듣고 그들앞에 놓인 곤난을 해결해 주는 것은 당원들 앞에 놓여진 성스러운 직책이다. 한번은 《흑룡강신문》 특약기자의 신분으로 동방홍촌에 취재를 갔는데 한 로인이 나의 손을 잡고 “리선생, 우리 마을밑의 석탄을 캐느라고 밤마다 남포질을 하여 구들장 들썽이는 소리에 좀처럼 자지 못하겠소. 이걸 좀 해결해주오.”라고 하는 것이였다. 100여호 농민들의 생명안전에 직결되는 대사였기에 나는 그날 저녁부터 꼬박 이틀동안 그 로인의 집에서 먹고 자면서 밤중에 울리는 남포소리를 록음했다. 내가 충분한 단서를 쥐고 흑룡강신문사 지도부에 반영하려고 하니 친구들은 “여보게, 개미가 어찌 큰 나무를 흔들겠소? 그 석탄개발상이 누군가를 끼고 하는 일이겠는데 잘못 건드렸다간 경을 치오.”라고 말리는 것이였다. 하지만 나는 실사구시하게 이 사실을 신문사에 반영하였다. 신문사 지도부에서는 이 사건에 깊은 중시를 돌리고 중견기자 2명을 파견하여 충분한 재조사를 거쳤으며 기자들이 탄광개발상을 만나 문제를 제기하고 설득한 결과 개발상은 그 이튿날부터 탄광문을 닫았다. 1970년 사업에 참가한 후 나는 장장 40여년 《흑룡강신문》 특약기자로 근 1000여편에 달하는 기사(통신)를 신문매체에 발표했는데 , , 등 기사들이 기층 백성들의 실제생활을 잘 반영한 점을 긍정받아 10여차나 우수 기사, 우수통신간부로 평의되였으며 내가 쓴 이란 장편수기는 한국 재외동포 생활체험수기 2등상을 타기도 했다.

올해는 중국공산당 창건 100돐을 경축하는 뜻깊은 해이다. 고희를 넘긴 인생의 황혼길에서 나는 오늘도 백성들 속에 뿌리를 내려 56년 갈고 닦은 당원의 수양으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한점없는 인생을 살아가리라 신들메를 조인다.리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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