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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도 함께 팝니다...구수한 연변사투리의 틱톡 BJ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2.02.17일 14:35
  ‘항상 새옷을 사는데 왜 옷장만 열면 입을 만한 옷이 없을가?’

  외출하기 전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음직한 고민이다. 그렇다고 진짜로 입을 옷이 없는 것도 아니고, 계절에 따라 구색을 갖춰놓은 옷들이 옷장 가득 걸려있겠지만서도 말이다.

  새옷을 입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이들이 있다.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기분전환을 하는 이들도 많다. 대개 우리는 옷을 사는 과정을 통해 기분을 사는 게 아닐가 싶다.

  # 기분을 파는 가게

  “기분으로 쇼핑하고 량심으로 장사하며 짧은 대화로 서로의 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그런 옷가게였으면 좋겠습니다.”

  옷만 파는 게 아닌 기분도 함께 팔고 싶다고 말하는 허리나 사장을 지난 10일,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허리나씨(83년생)는 근래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떠우인(抖音=틱톡)의 쇼핑 플래트홈 BJ 즉 라이브 진행자(抖音主播)이다.



  “쇼핑은 때때로 기분이 되기도 하나봐요.” 작업실 생방송 카메라 앞에 서면 덩달아 즐겁다는 허리나씨.

  허리나씨는 “그런적 있지 않나요? 옷을 사는 게 꼭 그 옷이 없으면 당장 입고 나갈 옷이 없다거나 외출이 불가능하다거나 그러진 않찮아요. 때마침 그 당시 그 기분에 그 옷이 유독 이쁘게 안겨왔을수도 있고요, 그 옷 한벌 구매하는 것을 통해 기분전환이 됐다거나 스트레스가 풀리는 경우도 있고 말이죠.”라고 말하며 “그런 면에서 쇼핑은 때때로 기분이 되기도 하나봐요.” 나름 자신만의 ‘쇼핑 철학’을 털어놓았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다고, “사장님 옷소개를 듣다가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날렸어요.” “오늘 마침 남편이랑 다툼이 있었는데 사장님이 이 옷은 남편 기를 채워주고 싶을 때 입으면 딱이라고 했으니 구매해야 겠어요.” “재질이 뭐가 중요합니까? 사장님이 이 옷 입으면 무조건 이긴다고 했는데 제가 오늘 딱 이겨야 되는 그런 기분이거든요.” “옷 한벌 사면서 제 고민상담까지 하게 될 줄 몰랐네요. 사장님 덕에 속이 쑥 내려가는 기분입니다.”… 허리나 사장의 옷가게를 찾는 고객들은 “내 돈 써가며 옷 한벌 샀지만 그 돈 가치로는 살 수 없는 기분을 샀다.”는 후기를 종종 보내온다.

  그러면 허리나씨는 “나는 고작 몸에 걸칠 수 있는 한벌의 옷을 돈을 받고 장사했을 뿐인데 고객들은 나에게 마음을 덮을 수 있는 포근한 담요같은 한마디를 돈을 주며 되돌려주는 셈이다.”며 화답을 보낸다.

  그래서인지 허리나 사장이 운영하는 옷가게 고객 중 90프로가 단골이라고 했다. 서로의 집안 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이, 고민상담도 서슴지 않고 주고 받을 수 있는 사이… 그런 친구같은 단골들말이다. 가장 힘들 때 일면식도 없던 고객들로부터 가장 큰 힘을 얻었으니 ‘친구’라고 부르고 싶다는 허리나씨다.

  # 입으로 떠들며 옷을 팔게 될 줄이야…

  류창한 언변에 구수한 사투리를 더한 영상으로 떠우인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허리나씨지만 정작 그는 이 시기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말한다.

  13년간 종사해온 정말 좋아하던 ‘본업’을 내려놓고 다시 처음 시작한 떠우인 방송이 서툴었던 건 물론, 말도 못할 시행착오를 여러번 겪으면서 어느날에는 억울해 울어보기도 했고, 어느날엔 또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라며 신세한탄을 해보기도 했단다.

  그도 그럴 것이, 2019년까지는 쭉 려행업에 종사하면서 의상과는 전혀 무관한 직종에 몸담고 있었다. 2019년 년말에 설 쇠러 고향에 돌아왔다가 예상치 못한 코로나 사태와 맞닥뜨렸고 비대면이 활성화되면서 잠시일 줄 알았던 휴식이 한달이 되고 두달이 되고 반년이 되고... “바쁘다 바쁘다 팽이처럼 돌아치며 살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렇게 긴 시간 놀아본 건 또 처음”이라며 그때를 회상한 허리나씨는 “욕심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그 반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인생궤도를 다시 설계했다. 북경 일터로의 복귀를 접고 고향에 정착하기로 결정을 내렸던 것.

  “그럼 이젠 뭘로 먹고 사나 고민하던 중에 저랑 한살 터울인 사촌언니가 ‘너는 말을 잘하고 나는 의상 디자인에 능하니 내가 만든 옷을 소개해봐.’라고 하는거예요.”

  자의반 타의반 떠우인 플래트홈에 눈을 뜨게 된 허리나씨, 2020년 8월에 처음 시작한 떠우인에 자연스러운 말투 그대로 찍어 올린 영상들이 많은 사람들의 SNS에 심심찮게 등장하더니 ‘말 정말 재밌게 잘하는 사장님’으로 입소문을 탔다. 분명 옷소개 영상인데 “마치 소품을 보는 것 같다”는 댓글들이 주를 이룬다. “옷 보러 들어왔다가 스트레스를 날리고 간다”며 다들 유쾌해한다.

  그래서 허리나씨는 말한다. “이렇게 입으로 떠들며 옷을 파는 일을 하게 될 줄 몰랐고 더우기는 그걸 또 이리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줄 줄도 몰랐어요.”

  지어 “옷 사러 들어온 건 아니고 사장님 영상 보러 들렀어요.”라는 사람도 있고 “외국생활 오래 해서 고향말 들을 일이 없는데 사장님의 구수한 사투를 듣다보니 고향이 그립네요.”라는 향수 자극 댓글도 달린다. “사투리 잘하던 우리 할머니가 그립습니다.”라는 뭉클한 문자를 보내온 사람도 있었다.

  #사람 때문에, 사람 덕분에

  문자든 대화요청이든 일일이 상세하게 답을 주는 스타일이다. 오죽하면 고객들이 “옷 한벌 사면서 이렇게 대화를 많이 해본 사장님은 처음”이라며 서로 웃는단다.

  배려와 소통은 상호적이고 쌍방향적인 것이다. 진심은 통한다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힘들 때 단골들이 친구처럼 조용히 기다려주고 곁에 남아주었다. 꼭 좋은 날 올거라며 함께 고민해준 덕분에, 서로 주고 받은 안부 문자와 응원 덕분에 그 힘들었던 시기를 버텨냈다. 그래서 작년에 둘째를 임신하고 임신한 몸으로, 지어는 만삭의 몸으로 출산 하루 전까지도 방송을 할 수 있었던 지도 모른다.

  “저는 정말 사람 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아요.” 허리나씨는 아직 팔로워수가 많지 않지만 그래도 방송을 켤 때마다 매일 출석체크를 해주고 함께 대화하며 지켜봐주는 단골들이 있어 힘이 난다고 했다.

  아버지가 살아 생전 늘 하셨던 말씀이 “두숟가락 적게 먹는다고 배를 곯지는 않으니 그 두 숟가락을 꼭 필요한 사람한테 남겨주어라.”며 가르치셨다고 한다. 그 가르침이 가슴에 남았다. 단골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돈을 남기는 장사보다 사람 남기는 장사를 할 줄 아는 그런 상인이 되도록 애쓰겠다.”는 결심을 수시로 다진다.

  # ‘참새공방’ 공식 DJ

  옷가게 사장이라는 편견을 깨고 허리나씨의 위챗 모멘트를 들어가보면 옷소개보다는 꽤 긴 문장의 심경글이 많이 업데이트 되여있다. 그냥 모멘트 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지인들이 요청한단다. 신청곡도 있단다. 업뎃이 늦으면 재촉도 들어온단다. 꽤 오래 전부터 지인들에게 허리나씨는 모멘트 DJ로 통하고 있다. 지인들은 허리나씨 모멘트를 ‘참새공방’이라 부른다.

  “매일 그대들과 이 시간 만큼은 누구의 엄마가 아닌 그냥 이쁜 옷을 좋아하는 녀자이고 재밌는 얘기에 깔깔거릴 수 있는 녀자였으면 좋겠습니다.”

  “돈주면 넙적 ‘감사합니다’ 돈부터 받고 대화가 두절되는 그런 옷가게가 아니였음 좋겠습니다.”

  …

  반나절의 시간을 할애해 허리나씨의 모멘트를 둘러보았다. 왜 고민상담을 하는지 알 것도 같았고, 왜 신청사연을 보내는지 궁금증이 해소될 것도 같았다. 우리는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한 구절이나 말귀를 보면 공감을 한다. 위로를 받는다.

  “옷을 파는 방송이지만 꼭 옷 사러 들어오라는 법은 없잖아요. 저의 영상을 보시고 스트레스를 날렸다면 저는 영상을 제작한 보람을 느끼고요, 저의 어느 한 글 한줄로 힐링이 되셨다면 그것 또한 글쓴이로서 영광입니다. 시간이 편하신 분들은 저의 모멘트나 라이브 방송실에 들리셔서 쉬다 가세요. 옷 이야기도 좋지만 우리 친구처럼 도란도란 사는 이야기 나눠보자구요.”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도 쾌활한 입담이 오갔다.

“제가 고민상담이요, 신청사연이요 해서 혹시 사람들이 헷갈려 하지 않을가요? 여러분 사실 저는 옷 파는 사람이랍니다.” 인터뷰 말미에 허리나 사장이 이 말은 꼭 넣어달라며 웃었다.

  “저희 집 옷은 ‘AURA.Q’라고 하는데 2019년에 런칭한 신생 브랜드입니다. 자체로 디자인 하고 원단 부자재를 다 자체로 꼼꼼히 선택해서 직접 판매하기에 중간상 없이 가격선을 합당하게 정한다는 장점이 있죠. 사촌언니가 설계를 도맡아 합니다. 디자인에 진심인 그 언니가 이쁜 옷들은 아예 사버립니다. 그리고 입어보고 실용성을 연구하고, 고민하고 디자인이 나오면 원단까지 발품 팔아 찾습니다. 가성비가 좋지만 품질은 전혀 뒤쳐지지 않게 만드는 게 저희 브랜드가 내세운 모토이기도 하구요. ‘AURA.Q’가 본토 브랜드로 등극하는 그날까지 달려보겠습니다.”

  ‘DJ’에서 본업 정체성을 되찾고 사장님 다운 포스로 미래를 말했다.

  출처:길림신문

  편집:김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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