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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립칼럼 153] 부모라면 놓쳐서는 안 될 유대인 교육법 1

[모이자] | 발행시간: 2022.02.28일 08:00
'하브루타'라는 말은 이제 많이들 들어봤다. 유대인의 전통 학습법으로 짝과 질문을 주고받으며 논쟁하는 토론식 공부법이다. 부모와 교사는 학생들이 마음껏 질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학생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유도한다.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고 수평적 관계에서 자유롭게 사고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와 창의력이 길러진다. '하브루타'는 말하는 공부법이다. 자신이 이해한 것을 자신만의 언어로 설명해야 한다. 그것을 통해 메타인지 능력을 키워 간다. 강의 전달 설명은 5%, 읽기는 10%, 시청각 교육은 20%, 현장견학은 30%의 효율성을 갖는다고 한다. 그런데 토론은 50%, 직접 해보는 것은 75%,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은 90%의 효율을 갖는다. 즉, 친구에게 설명하면서 1시간 공부한 사람과 같은 효과를 얻으려면, 9시간 읽거나, 18시간 강의를 들어야 하는 셈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AI와 공존하는 시대이다. 로봇과 살아가야 할 아이들에게 지식을 머릿속에 넣기만 하는 교육은 의미가 없다. 생각하는 힘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데, 하브루타는 생각의 근육을 기르는 훈련이다. 하브루타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사고력을 키워준다.


우리 조상의 전통적 독서법도 글을 소리 내서 읽는 낭독이었다. 서당의 풍경을 떠올려보자. 과학적으로도 낭독의 효과는 여러 차례 입증됐다. 큰 소리로 읽게 되면, 언어중추가 있는 측두엽 상부가 많이 움직이게 된다. 쉽게 말해서, 일정한 소리를 내서 책을 읽게 되면, 뇌의 더 많은 영역이 움직이면서 뇌 발달에 더 유익하다. 낭독을 하면, 뇌의 다양한 부분이 자극을 받아 뇌가 활성화된다. 전두엽은 집중력, 기억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낭독할 때 반복적인 근육의 움직임으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첫 단추가 중요하다. 어려서부터 독서가 습관이 되면, 그것이 평생을 간다. 유대인 부모들은 아이가 어릴 때 독서 습관을 길러주는데 열과 성을 다한다. 이른바 '베갯머리 독서'이다. 아이가 말을 할 때 즈음이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 시간에 사고력, 표현력, 상상력, 창의력을 동시에 키워나간다. 유대인 아이들은 4살이면 보통 1,500자 이상의 어휘력을 갖는다. 평균적으로 800~900단어를 인지하는 것이 비해 큰 차이를 보인다. 유대인 교육은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대화를 나누고, 토론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른다. 결국, 리더(reader)가 리더(leader)가 된다.


세계 최고 명문대학인 미국 하버드 졸업생 1600명에게 '현재 하는 일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는데, 놀랍게도 90%이상이 '글쓰기'라고 답을 했다. 하버드대학교에는 150년 전통의 글쓰기 수업이 있고, 다른 우수한 대학에서도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교육의 최우선순위에 둔다. 글쓰기는 리더의 핵심 역량이다. 그래서 이스라엘 시험에서도 '자신의 말로 표현하시오' '이에 대한 의견을 쓰시오'라는 문제가 주를 이룬다고 한다. 글쓰기는 생각을 확장하는 도구이자 생각의 최종 결과물이다. 학교와 직장에서 능력을 평가하는 가장 큰 기준이며, 리더의 핵심 자질이기도 한다. 개인의 사적인 기록임과 동시에 사건의 역사적 기록이다. 누군가의 글 한 편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글이 미치는 과정은 세게, 오래 남는다. 글쓰기는 그래서 꼭 필요한 '삶의 무기'이다.


잘 노는 것이 힘이다. 실제로 놀이는 창의력을 기르는 최고의 방법이다. 집에 버리려고 놔둔 박스를 가지고도 한참을 논다. 장난감이 없으면 아이들의 창의력은 더욱 발달한다. 나무 막대기, 길가에 돌맹이, 나뭇잎이 모두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이자 놀이 도구이다. 뇌 발달을 위해서도 놀이는 필수적이다. 뇌 발달은 아이의 집에 기초공사를 하는 것과 같다. 부모와 신체접촉을 하는 몸 놀이는 아이들의 뇌와 정서 발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아빠가 양육에 참여할 경우, 아이의 사회성, 창의성이 좋아진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입증되었다. 잘 노는 아이들은 대체로 정서가 원만하고 사회성이 높다. 자기 조절력 또한 뛰어난 경우가 많다. 또래 친구와 놀면서 혹은 타인과 어울리면서, 그들의 다양한 반응을 통해 일명 사회성을 배우는 것인데, 요즘 아이들은 사람이 아닌, 스마트폰에 길들어 있다. 스마트폰은 다양한 반응을 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누르는 대로 화면이 이동할 뿐이다. 아이들은 다양한 감정을 배울 틈이 없다. 클릭 한 번에 내가 원하는 화면으로 바꾸는 것을 매순간 경험하고 익숙해진 아이들은 자기 조절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아이들이 엄마가 기다리라는 말이 귀에 들어올까? 줄을 서서 내 차례를 기다려야 함을 인지할 수 있을까? 아이들 잘못이 아니다. 습관을 만들어준 부모의 책임이다. 오늘부터 부모가 먼저 책을 손에 들어보자. 가르치기 전에,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자.


거산 윤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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