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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서예에는 문학도 철학도 모든 것이 다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2.08.10일 14:59
  궁중에서 만든 궁체부터 다양한 서체를 넘나들며 서예에 숨을 불어넣는 김영준, “마음에서 시작해 붓끝에서의 완성까지 서예는 단순한 글자를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공감을 형성해준다.”고 이야기한다.

  현재 연길과 도문에서 각각 서예 교실을 운영하면서 붓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김영준, 어느덧 붓과 인연을 맺은지도 35년이 된다. 1987년에 연변사범학교에 입학해 이듬해인 1988년에 흑판에 글씨를 쓰는 선생님의 멋진 모습에 반한 것이 서예에 흥취를 가지게 된 계기라고 한다.

  “연변텔레비죤방송국에서 자막을 썼던 허일춘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그 분이 흑판에 글을 쓰는게 그렇게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붓 장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허일춘 선생님의 계몽으로 글씨 쓰기에 흥취를 가지게 되였고 서예에 입문하게 되였으며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왔다.

  “그때 저희 반에 붓글씨를 공부했던 친구들이 서너명 있었습니다. 제가 붓글씨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그 친구들과 함께 붓글씨를 련습하려고 그 친구의 옆자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비록 남보다 늦게 서예를 접했지만 서예에 대한 열정과 그 노력은 남보다 뒤쳐지지 않았다.

  그렇게 점점 서예에 눈을 떠갈 무렵, 학교에서 붓글씨 전시회를 조직했다. 붓글씨에 늦게 걸음마를 뗀 ‘갓난 애기’의 수준인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영준은 별로 큰 기대를 안했는데 생각밖으로 상을 타게 되였다. “큰 상은 아니였습니다. 지금 말로 하면 격려상과 같은 것이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 저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그리고 상을 받고 나니 ‘나도 하면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되였고 더 큰 꿈도 가지게 되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처음에서 흥취로 시작했던 ‘붓 장난’이 어느덧 마음속의 불씨가 되여 점점 더 크게 타올라 김영준에게 더 큰 꿈을 품게 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도문시제2소학교에 분배를 받아 체육 교원으로 있었습니다. 처음에 체육교원에서 나중에는 담임교원까지 여러 일터를 옮겼지만 붓글씨만은 계속 견지했습니다.” 김영준은 10년간 도문에서 교육사업에 종사했다. 축구와 같이 몸을 쓰는 운동을 좋아했지만 보기와 다르게 붓글씨를 쓰는 그를 주변 사람들은 많이 의아해 했다. 하지만 그의 붓글씨를 본 사람들은 자녀들을 김영준에게 보내 글씨를 배우게 했고 입소문을 타고 더 많은 학생들이 찾아왔다고 한다.

  학생이 아닌 교원으로서, 글을 배우는 립장이 아닌 글을 가르치는 교원으로서 그 책임을 더 무겁게 느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꼈던 것은 우리가 말하는 소리를 우리의 글로 적을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후손들이 이걸 잊지 않고 잘 전수해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게 저의 임무라고 생각되였습니다.” 이런 책임감으로 김영준은 학생들에게 붓글씨를 가르쳤다. 뿐만 아니라 김영준의 주최로 학교에서 전교 사생 서예전을 개최하게 되였는데 당시에 연변에서도 이름이 있는 선생님들을 평심원으로 초청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였다.



  “예전에 연변에서 1년에 한번씩 중한서예교류전을 개최했습니다. 교류전에 참가하면서 한국 작가들의 붓글씨를 보면 왠지 멋있어 보였고 고와보였습니다.” 그때는 서예에 관한 서적이나 교과서가 많지도 않았고 구하기도 힘든 시기라 공부를 더 하려고 해도 조건이 따라주지 못했다. 하지만 교류전에 참가하면 우수한 작품들을 모아둔 화책이 나오는데 그걸 집에 가져다가는 분석하고 모방하고 혼자서 련습을 했다고 한다.

  1년동안 모방하고 련습하고 했지만 다음해에 가면 또 새로운 작품이 나오는데 매번 자신보다 앞섰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한국 작가들의 글을 보면서 모방하고 련습하던 김영준은 한국으로 가게 되였다.

  “제가 교원으로 10년을 근무했습니다. 몸도 안좋고 이런저런 원인으로 퇴직을 하고 한국으로 가게 되였습니다. 한국으로 떠나면서 지인의 소개로 한국에서 서예에 조예가 깊은 분을 만나게 되였습니다. 그리고 그때 마침 한국에서 가장 큰 서예대회에 참가하게 되였습니다.”

  대회에 참가하고 나니 안목이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부족했던 점을 알게 되였고 앞으로 걸어야 할 길도 알게 되였다.

  “한국에서 붓글씨를 많이 배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여력이 되지 않았습니다. 평일에는 일만 해야 했습니다. 그나마 주말에 휴식을 할수 있는데 격주로 하다보니 한달에 2번 정도밖에 서예를 공부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것도 기쁜 마음으로 붓글씨 공부를 했습니다.”

  시간을 짜내서 다른 사람의 어깨 너머로 붓글씨를 공부했지만 힘들지 않았고 오히려 더 열심히 배우게 되였다고 하면서 그때 그런 시절을 보내면서 김영준의 붓글씨 수준도 많이 제고되였다고 한다.



  “매 번 중국으로 돌아올 때 안해는 그래도 애들의 옷이나 한벌 더 챙기려고 했지만 제 가방에는 온통 서예에 관한 책들 뿐이 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서예가 좋습니다.”라고 하면서 그때 가져왔던 서적들이 지금에 와서 보면 서예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자신에게 있어서 더 할 것는 보물이라고 한다.

  “짙은 묵향과 검은 먹색은 저에게 있어서 서예를 이어가게 한 원동력입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삼시 세끼 밥을 먹듯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붓을 들고 서예와 함께 한지가 어느덧 30년이 넘는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작품을 가리키면서 “‘소년 명창은 있어도 소년 명필가는 없다’는 말처럼 그만큼 서예가 많은 세월과 생활 속에서 쭉 이어가야 선이 나오고 글이 나오고 작품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서 예는 김영준에게 있어서 글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거기에 문학도 있고 철학도 있고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글이 아니라 마음도 담고, 풍경도 담고, 정도 담아갈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면서 김영준은 오늘도 서예로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있다.

  출처:길림신문

  편집:김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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