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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 28년차 한식당‘곰집’ 아저씨 있어요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2.11.16일 10:55
  

  북경의 ‘코리아 타운’으로 불리는 왕징에서 ‘곰집’ 이라는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 김용수씨(55세)는 취재차 찾은 우리 취재진을 보더니 자전거에서 뛰여내리며 서둘러 식당안으로 안내했다.

  700평방미터 되는 널직한 크기에 300여명 고객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의 식당이였지만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소탈한 모습의 외국인 사장이라니 어딘가 더 친근해보여 말을 건네기가 쉬웠다. 식당 이름이 ‘곰집’이라길래 ‘닭곰’이나 ‘곰탕’ 같은 전문점인줄 알았는데 음식점 입구에서 곰 같이 큰 체통의 사장님을 보고서야 이래서 ‘곰집’이라 했겠구나 하는 일차원적인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다.

  궁금하던차 ‘곰집’이라는 가게 이름에 대해 물었더니 만인이 좋아하는 귀여운 동물이 바로 ‘곰’이지 않냐며 28년전 북경 오도구에 맨 처음 식당을 차릴 때 마땅히 떠오르는 이름이 없어 쉽게 지었던 가게이름인데 오늘날까지 써오게 될 줄 몰랐다고 소개했다. 이름탓이였던지 분명 불고기집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사람들은 ‘곰탕’을 많이도 찾았다고 했다. 그래서 애초 계획에도 없던 곰탕을 부랴부랴 만들어내기도 했는데 그것 또한 꽤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다고. 그러다보니 북경에서 가장 오래된 한식점인 것은 물론이고 고객중 80%가 한족고객인 진정한 ‘맛집’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중국과의 인연, 그건 아마도 운명같은 일

  “중국에는 언제 오시게 되였는지요?”

  “지금도 그 날자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1994년 2월17일 중국에 들어왔던 그 날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중국과의 인연을 놓고 말하자면 시간은 무려 28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어찌보면 중한수교도 이루어기전인 80년대말 그가 한국에서 선택했던 대학시절 중국어 학과가 그와 중국의 연을 달아줬을지도 모르겠다며 “이건 운명같은 일”이라고 했다.

  한국 전라남도 목포시가 고향인 그는 대학교를 마치고 중국어 전공을 살려보겠다고 무작정 중국 류학길에 올랐다. 천진대학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중 현재 그의 중국인 안해를 만났고 그녀를 만나면서부터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려던 그의 인생계획은 크게 달라졌다.

  힘든 류학공부를 시켜놨더니 중국에서 한족 녀자친구를 만나 국제결혼을 한다는 것도 모자라 중국에 정착하련다는 ‘깜짝발언’에 김용수씨 가족은 반대도 심했다. 대학졸업 후 고향 신강 커라마이로 다시 돌아가려했던 그의 안해도 김용수씨와 한마음이였다.

  비결이요? 무조건 음식은 ‘크고 싸고 맛있게’

  국경도 갈라 놓을 수 없었던 그들의 애틋한 사랑은 감히 그 누구도 떼여놓을 수 없었다. 그렇게 뜨거웠던 두 사람의 사랑은 불타올랐지만 현실의 장벽은 상당히 높았다. 당장 생계를 이어가야 할 걱정이 앞섰다. 그들은 천진에서 가까운 북경으로 상경해 자그마한 한식당을 차려보기로 했다. 당시 북경 오도구는 대학교들이 꽤 많이 있는 대학가로 유명하다는 소문을 듣고 잘만하면 자리 잡을 수 도 있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시장으로 달려나가 십원짜리 밥상 네개와 2원짜리 의자 몇개, 간단한 식기에 주방설비들을 갖추는데 호주머니에 갖고 있던 밑천 2000원을 모두 ‘탕진’했다.

  짧은 밑천을 탈탈 털어 어렵사리 시작한 구멍가게였지만 부부의 인심만큼은 ‘부자’들 씀씀이마냥 넉넉했다. 성본이 비싼 까다로운 식재료 엄선은 물론이였지만 대학가에 위치한만큼 대학생들의 주머니사정을 헤아려 무조건 음식은 ‘크고 싸고 맛있게’ 해줘야겠다는 사장 김용수씨의 진심은 예나 지금이나 그가 차린 음식상에서 체현된다. 지금껏 28년간 가게를 이어올 수 있었던건 어찌보면 특별한 음식비법보다도 진심 어린 그의 서비스정신이 크게 도움이 되였다고 했다.

  스스로 중국사람으로 여겨질만큼 모든것이 편하죠

  장사가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때쯤 주변의 한 이웃식당이 문을 닫게 되자 그는 그 식당 설비와 중고물품들을 사들여 자신의 식당 규모를 조금씩 부풀려갔다. 그러다 그 식당에서 일하던 조선족 복무원들도 자신의 식당에서 일할 수 있게끔 해주면서 그들과의 돈독한 정을 쌓아 지금까지 그 소중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매하구에서 온 조선족 아주머니였는데 저희 가게에서 2년가량밖에 함께 일하지 못했지만 얼마전에도 그 아주머니 아들결혼잔치에도 참석해 축복을 전하는 끈끈한 사이로 되였습니다. 그만큼 제가 중국에서 운좋게 만난 중국 분들은 참 인간적이고 이방인인 저에게 따뜻한 존재로 큰 도움이 되였었죠.”

  이제는 중국사람들과 교류는 물론 스스럼없이 우스개도 주고 받는 절친한 중국인 친구가 많이 생겨 너무 든든하다는 그는 인생 절반이상을 중국에서 살다보니 어느새 중국사람들과 사고체계가 비슷해졌고 스스로 중국사람으로 여겨질만큼 정서적으로나 체질적으로 모든 것이 익숙해졌다고 환하게 웃어보인다.

  전라남도 목포가 고향인 그는 아직도 진한 전라도 사투리 억양이 묻어났지만 그는 연변말도 곧잘 한다며 그간 조선족 친구들한테서 배운 정겨운 연변말씨도 뽐내본다. 그리고 연변의 효도명곡인 ‘오래오래 앉으세요’를 1절부터 3절까지 토씨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덩실덩실 춤까지 추며 불러 놀라우면서도 정겨운 장면을 연출해냈다.

  언젠가는 다시 꽃 피울 수 있다는 일념 하나로

  매 사에 늘 긍정적이고 호방한 성격의 그런 김용수씨도 피해 가지 못한게 있다. 바로 누구에게도 반갑지 않은 ‘코로나’였다. 코로나는 결국 25년간 그가 애지중지 일구어 온 오도구의 ‘곰집’ 식당문을 걷어닫게 만들었다. 당시 네개 테이블로 시작해 세차례에 거쳐 수백평 규모로 늘렸던 곳이였다.

  ‘코로나’의 여파가 아직도 지구촌을 괴롭히고 있지만 김용수사장은 코로나를 정복할 때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기로 옥다짐 했다고 한다. 이국타향도 정들면 고향이라고 깊이 뿌리내린 이곳에서 손때 묻은 한식사업을 지켜낼 결심을 다져왔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일부 상가들이 문을 닫고 가게를 접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꽃 피울 수 있다는 일념 하나로 버텨온 저로서는 제가 중국을 처음 왔을 때 희망을 보았듯이 지금도 저는 중국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납니다. 코로나상황이 곧 좋아질거라 확신합니다.”

  “중국에서 28년간 생활하면서 여러번 느꼈지만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대국의 스케일에 크게 감탄했다.”고 김사장은 토로한다.

  안해의 금쪽같은 내조와 떡두꺼비같은 세 아들

  인생의 절반이상을 낯선 이국땅에서 보낼 수 있었던건 다름 아닌 중국인 아내와 그들의 떡두꺼비같은 아들 셋이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되였다. 현재 세 아들 모두 어엿한 대학생으로 자라났고 그 뒤바라지를 함께 해온 안해가 더없이 고마운 존재라며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내비쳤다.

  특히 그의 안해는 서툴지만 한국어를 직접 배워가며 아이들의 교육에 최선을 했고 남편을 믿고 남편을 위한 내조라면 발벗고 나서는 현처량모라고 한다. 그동안 남편이 원하는 일이라면 선뜻 나서는 그녀는 그동안 남편과 함께 북경에서 신발 장사도 해보았고 PC방도 해보았는가 하면 언어학원도 차려보았다.

  오르막 내리막 그동안 여러번의 성공의 단맛과 실패의 고배를 마셔가며 그간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그 어려웠던 순간들을 이겨내던 것이야말로 그들 부부에게 더 끈끈한 가족애가 되고 그 모든 것이 인생의 보람이다는 김사장이다.

  “제2의 고향 중국에서 살아가는게 저는 너무 편하고 즐겁기만 합니다. 그간 이 곳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지만 단 한번도 후회 한적이 없을만큼 중국을 택하게 된 걸 너무 행운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좋은 곳에서 저희 가족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은게 저의 평생 념원입니다.”

  출처:길림신문

  편집:김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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