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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저씨의 변강 소도시 '소확행'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2.11.17일 15:58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데다 인품까지 좋은 룡정에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2015년 6월부터 8년간 중국 동북의 소도시 룡정시 중심골목에서 ‘커피타임’을 경영하고 있는 한국인 김영준(58세)씨가 스스럼없이 하는 말이다. 말그대로 변강 소도시에서 찾은 서울아저씨의 '소확행'(신조어: 작고 확실한 행복의 뜻)이다.

  제주도에서 태여나 서울에서 자란 그는 중국의 청도와 의오 그리고 미국을 넘나들며 무역업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룡정태생인 김연옥을 만나 정이 들고 사랑을 약속하게 된다. 그러다가 장모님을 모시기 위해 귀국한 안해를 따라 룡정에 오게 되였고 룡정에서 무슨 일을 할 가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이 커피점이란다.

  “무역을 하던 사람이라 커피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인터넷을 통해 열심히 배우고 룡정과 연길의 유명하다는 커피점들을 찾아 다니면서 어깨너머로 많이 배워야 했다.” 항상 얼굴에 밝은 미소를 담고 차분한 말투가 인상적인 김영준씨는 "모든 일은 사람이 하기 나름이고 어떻게 하는 가에 달렸다"고 말한다. 무슨 일을 하나 직심으로 열심히 하는 스타일인 그는 똑 같은 원두커피만 고집한다고 하면서 아마 변하지 않는 그 커피맛 때문에 손님들이 더 즐겨 찾는 것이 아닐가 하고 생각한다고 덧붙인다.

  “처음, 룡정에 오기전에는 입소문만 듣고 중국이 페쇄적이고 매우 까다로운 나라여서 살기가 좀 불편할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룡정에 와서 근거리에서 이곳 사람들을 접촉해보니 그게 아니였다. 활발하고 친절하고 개방적이였으며 더구나 사람들이 호방한 데다 통이 크고 인정미가 철철 흘러 넘쳤다.” 중국과 룡정 그리고 연변사람들에 대한 김영준씨의 인상이다.

  “커피점을 경영하면서 한국에서 보기 힘든 일들을 많이 겪었다. 한번은 손님이 선금을 맡기(押金)면서 오늘은 자기가 결산한다고 했다. 그날 따라 손님이 많아 어망결에 그 손님과 함께 온 다른 분의 돈을 받게 되였다. 련신 미안하다고 하면서 선금을 돌려 주었는데 그 손님이 ‘다시는 이 집에 오지 않는다.’면서 성을 버럭 내는 것이였다. 그때 처음으로 '야진(押金)'이라는 말을 알게 되였고 이러한 방식을 통해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고 상대방에게 베푸는 중국사람의 너그러운 품성을 알게 되였다.” 오래전의 일이였지만 그때를 회억하면 아직도 긴장해 쩔쩔 매던 자기 모습이 떠오른다면서 그는 벙긋이 미소를 짓는다.

  “연길이나 화룡 등 외지에서 손님이 오면 결산은 꼭 룡정사람들 몫이다. 마찬가지로 룡정사람들이 연길에 가면 연길사람들이 결산한다고 하는데 이런 것을 보아도 중국사람들의 됨됨이를 알수 있다.” 처음에는 한어를 잘 몰라 언어소통이 잘 되지 않을가 근심을 많이 하였지만 조선족 고객들이 많고 이곳 한족들도 우리말을 알아듣기에 손님들과 대화하는 것도 막힘이 없다는 김영준씨이다.

  “룡정에 와서 책을 보면서 룡정을 배웠다. 중국조선족 력사, 문화의 발상지로 조선족인구비례가 가장 높은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였고 인젠 단골손님으로 된 교육계통이나 문화계통에서 사업하다가 퇴직한 분들을 통해서 이 곳의 세태와 생활정황을 깊게 료해할 수 있어서 매우 좋다.”

  매일 아침이면 해란강변의 유보도를 걷기 좋아하는 김영준씨는 아침운동을 하면서 친한 친구들도 많다고 한다. 젊었을 때 여러가지 운동을 한 그는 아침운동을 하는 분들에게 호흡조절, 걷기운동에서 주의할 점 등을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었는데 그렇게 날이 가니 친구가 되고 입소문을 타고 그의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들도 점점 많아졌다는 것이다.

  부모형제를 멀리 떠나 이국 타향 룡정에 살고 있지만 그는 량가의 효자다. 그는 안해와 함께 십년차 장모님을 모셨는데 3년전에 95세로 장모님이 돌아가시자 한국에 있는 어머니를 모셔다가 정성을 다해 모셨다. 그런데 병환의 어머니가 현지의 의료시설이 맞지않고 한국말을 하는 간병인을 구하기 힘든 어려움도 있었다. 게다가 안해가 운동을 하다가 상해 안해의 병구완을 하느라 몸을 뺄 수가 없었다. 어머니를 다시 한국에 모셔가지 않으면 안되였는데 어머니를 모시던 녀동생도 몸이 좋지 않다고 하니 무척 걱정이란다. 항상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 하는 김영준씨에게도 이런 아픈 사정이 있는 줄은 누구도 몰랐다.다행히 안해의 회복이 좀 빠르다는 소식이다. "이제 안해의 몸이 회복되면 안해와 함께 어머니를 모시겠다"는 김영준씨다.



  조용한 분위기를 만드는 커피타임 일각.

  1, 2층 구조인 가게는 고즈넉한 분위기에 맞게 벽에 커피향기를 느낄 수 있는 명언이나 격언들이 씌여져 있고 자그마한 책꽂이가 마련되여 있어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면서 독서를 하거나 사색할 수 있도록 꾸며졌는데 모두 김영준씨의 솜씨란다.

  “책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는 것 또한 품위가 돋보이는 모습이다. 이 곳 사람들은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하면서도 때로는 요란한 장면도 즐기는 것 같다. 혼자일 때와 친구들과 어울려 올 때의 모습이 다를 때가 가끔 있다.” 손님들이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면 독특한 향기를 풍기는 메밀차를 무료로 제공하는 작은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김영준씨는 이젠 룡정사람이 다 되여 점점 정이 깊어간다고 말한다.

  “우물안의 개구리는 그냥 손바닥만한 하늘을 쳐다보면서 세상의 크기를 론한다고 한다. 나는 제딴엔 미국까지 다녔으니 세상을 좀 안다고 장담했었다. 그런데 룡정에 살면서 이렇게 살기 좋고 편한 동네가 있음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였고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모습에 놀랐다. 우리말을 하고 우리글을 쓰면서 여러 민족이 평등하게 화목하게 사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다. 로후에도 이곳에서 그냥 정든 이곳에서 살고 싶은 게 지금의 내 마음이다. 언젠가 안해와 함께 차를 몰고 중국 전역을 유람하는게 앞으로의 꿈이다.” 소탈하게 웃으면서 하는 김영준씨의 고백이다.

  사랑하는 안해를 따라 룡정에 와서 8년차 커피점을 경영하는 김영준씨는 인젠 점점 룡정사람으로 변해간다고 웃으면서 말한다. 룡정사람들처럼 생각하게 되고 룡정사람들처럼 생활을 대하고 처사하는 자기를 저도 모르게 발견했단다.

  출처:길림신문

  편집:김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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