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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인생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22.12.28일 13:10
말 그대로 한해가 이미 저물었다. 이제 3일만 지나면 2023년을 맞이하게 된다. 세월은 빨리도 흐른다. 이전에 세월이 강물처럼 천천히 흘러갔다면 지금은 쏜살같이 빠르게 날아가는 것 같다. 한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는 시점이여서일가 자연스럽게 이미 흘러간 한해를 되돌아보게 된다.



필자 신기덕선생이 해남 려행을 하면서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먼 외국 려행은 다녀올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차를 몰고 고향ㅡ 연변 화룡의 고령촌에 다녀왔고 또 시간을 내여 압록강 물길을 따라 길림성 장백현에서부터 료녕성 단동시까지 한주일 동안 2,000리 길을 달리면서 오지 려행을 할 수가 있었다. 단동에 대한 인상이 하도 좋아 3일이란 시간을 들여 안해와 함께 다시 단동 려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려행이란 언제 어디를 다녀와도 마냥 즐거운 법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고 싶던 책ㅡ 초중 조선어문 《열독분석문제집》을 완성하여 내놓았다.물론 인쇄 부수는 얼마 안되지만 그래도 내 인생에 꼭 만들고 싶던 책이여서 마음의 기쁨은 결코 작지 않았다. 이로써 내 인생의 열여섯번째 책이 인쇄되여 나온 것이다. 책을 사용하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즐거운 피드백을 접할 때 내 마음은 참으로 꿀을 먹었을 때처럼 달콤하였다.

올 한해를 돌아보면 려행도 다녀오고 출제에도 참가하고 서적도 출판했지만 그래도 가장 눈에 뜨이는 것이 글농사이다. 일년 동안 편폭이 크고 작은 글 60여편을 발표했으니 매달마다 평균 5편씩 발표한 셈이다. 물론 그 속에는 세개의 잡지에 발표된 만자 이상이 넘는 글 10편과 5,000자 좌우 되는 글 10편도 들어있지만 대부분은 1,200자 좌우의 계렬 글과 1,800자 좌우의 계렬 글들이다.

올해에는 어쩌다 행운이 찾아와 신문에 24절기와 관련된 절기 글을 쓰게 되였는데 이미 20편을 발표한 상태이고 나머지 4편도 이미 초고를 완성한 상태이다. 그리고 필자 나름대로 로인들을 위한 계렬 칼럼을 써서 잡지와 신문에 나의 본명과 길화(吉华)라는 필명으로 발표하게 되였는데 이미 20편 좌우 발표한 상태이다. 이외에 열독 분석과 관련된 글도《중학생신문》에 련재하였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서술을 략한다.

두가지 계렬 글들을 만들어 발표하면서 힘이 들지 않았다면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겠지만 그렇다고 힘만 들고 즐겁지 않았다면 그것 역시 거짓말이다. 이 두가지 계렬 글들을 만들면서 잊지 못할 많은 인상을 남겼는데 그 인상을 몇가지만 간추려서 여기에 간단히 적고저 한다.

약 10여년전인 2006년도 2월달부터 2010년 10월달까지 무려 4년 8개월에 달하는 긴 시간 동안 나는 《길림신문》의 란에 교육교수칼럼 100여편을 련재로 발표한 적이 있다. 그리고 《중국조선족교육》잡지에 2년 2개월 동안 또 칼럼 26편을 련재했었다. 이런 경력을 따진다면 필자도 칼럼에 대해서는 웬간히 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로년생활과 관련된 글은 칼럼의 성질을 띠고 있고 1,800자 좌우여서 좀 길기는 했지만 쓰기가 괜찮았다. 하지만 24절기의 절기 글은 사정이 달랐다.

올 3월 경칩절기부터 나간 절기 글은 사실 칼럼이 아니고 상식성이 다분한 상식 글이다. 상식 글이란 어찌 보면 객관적인 글이라 자기의 느낌이나 감수가 들어가서는 안된다. 하지만 너무 객관적으로 쓰면 글이 딱딱하기가 일쑤이다. 이런 객관적인 글에 어떻게 시대성을 좀 부여하고 취미성을 좀 부여하고 문화성을 좀 부여할 것인가 하는 것이 필자가 이 상식 글을 만들면서 풀어나가야 할 연구과제였다. 이 연구과제를 풀어나가는 일이 문재가 무딘 필자로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였다.

이 계렬 글들을 만들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은 자료 결핍이였다. 이전에 100여편의 교육교수칼럼을 쓰면서 필자가 사들인 참고서적이 100여권이였다. 사람의 육체가 무엇인가를 먹고 소화시켜야 힘이 생기는 것처럼 사람의 정신도 무엇인가를 읽고 리해하여야 힘이 생기는 법이다. 무엇인가를 읽고 보고 배워야만이 사람도 힘이 생겨 무슨 글인가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이전에 교육교수와 관련된 서적을 사들일 때에는 서점에만 가면 마음대로 사올 수 있었다. 하지만 24절기와 관련된 책이나 로년생활과 관련된 책은 아주 적었다. 연길시 신화서점과 장춘시의 이름 있는 서점들을 다 돌아다녔지만 책 몇권 밖에 살 수가 없었다. 방법 없이 딸애의 도움을 받아 전국적인 범위에서 상관 서적 몇권을 구입할 수가 있었고 한국에 있는 녀동생과 남동생의 도움으로 책 몇권을 구할 수가 있었다. 이렇게 힘들게 참고서적 30여권을 구입해서야 이 두가지 계렬 글들을 무난하게 만들 수가 있었다.

이 계렬 글들은 사실 몇사람의 손을 거쳐야 만들어지는 작은 종합성을 띤 글들이다. 글은 필자가 쓰지만 편집들의 까근한 심열을 거치고 또 전문일군의 디자인을 거쳐야 완수된다. 절기 글만을 보더라도 글에는 그림과 음악, 언어로 이루어진 이동화면이 들어있고 살아숨쉬는 듯한 생동한 그림들이 여러 개 들어있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 속에서 만들어졌기에 조회수가 만 5천을 넘기는 경이로운 기록도 나타날 수가 있었다.



 한 문우가 필자에게 계렬 글들이 편폭이 짧긴 하지만 그래도 완성품임에는 틀림이 없으니 이 계렬 글들을 대할 때 즐 겁겠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엄격히 말하면 글이 완성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즐거운 것이 아니라 즐거움은 그 완성품을 만드는 과정 전반에 슴배여있는 것이다.

자료를 읽고 분석하고 리해하고 그 기초에서 다시 가공을 거쳐 새 모습으로 재탄생시키는 그 과정 전반이 바로 배우는 과정이고 즐기는 과정이며 행복한 과정인 것이다. 어찌 보면 사랑도 인류생활의 영원한 주제이긴 하지만 배움 역시 우리 생활의 영원한 주제인 것임에 틀림이 없다. 이런 의미에서 배우는 인생은 최고로 행복한 인생이라 할 수가 있겠다.

이 글을 만들면서 제목 달기에서 아주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청명이나 하지, 동지 등 절기는 많은 사람들이 다 알고 있지만 경칩이나 처서, 상강과 같은 절기는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으며 따라서 관심도 크게 없다. 처서 절기 글의 본 제목은 인데 신문사에서 로 바꿔 달았다. 오직 이 제목의 매력으로 이 절기 글은 조회수가 6,800을 넘기게 되였다. 이 제목은 참으로 멋진 제목의 전범이라 할 수가 있겠다.

이 계렬 글들을 발표하면서 많은 지인들과 동료, 제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였는데 연변대학의 김병민 전임 총장이나 김호웅교수님도 그 바쁜 시간에 문자를 넣어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군 하였다. 이 글을 마치면서 김병민 전임 총장이 필자가 쓴 로년 계렬 글을 읽고 보내온 시조 한수를 올린다.

밭을 가는 우리 황소 쉼터가 따로 없다

황희정승 칭찬말에 귀동냥을 하는구나

어즈버

오늘날의 문사는 기덕선생인가 하노라

/신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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