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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그리며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22.12.30일 14:34
1914년 5월 21일, 아버지 리태원은 조선 강원도 원산의 한 빈곤한 농민가정의 둘째 아들로 태여났다. 형님과 녀동생 둘, 남동생까지 모두 오 형제였다.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온집 식구들은 할아버지를 따라 떠돌이하다 1926년경에 도착한 곳이 압록강 건너편의 사탕골이란 곳이였다. 당시 사탕골은 장백현의 작은 마을이였는데 그곳에는 세집 밖에 없었다.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장백현에서(필자 두번째 줄 왼쪽 두번째)

아버지는 당지의 한 농가의 머슴살이로 들어갔는데 3년 동안 일푼도 받지 못하고 그 집의 일을 했다. 그 후 아버지는 그 집 맏딸과 결혼하게 되였다. 젊었을 때의 아버지는 잘 생긴 얼굴에 성실하고 착해 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샀다. 해방 후 소대 대장으로 된 아버지는 사원들을 이끌고 농사일을 하고 산에다 나무를 심는 일을 했다.

토지개혁 때 소대에서 제일 처음으로 중국공산당에 가입한 아버지는 사업을 잘해 대대당지부서기로 당선되였다. 당시 해방대대라고 불렀는데 모두 6개 소대가 있었다. 1, 2, 3, 4 소대는 한족 소대이고 5소대가 조선족 소대였으며 6소대는 남새를 재배하는 소대였는데 그도 모두 한족들이 살았다. 대대에서는 낮에는 사원들을 거느리고 농사일을 하고 밤에는 민족단결 교육 등 학습회의를 열었으며 5호가정 쟁취 활동을 활발히 진행했다.

대대당지부 서기로 있는 동안 아버지는 새세대 양성에 각별한 중시를 돌렸다. 새 당원을 양성하고 후비간부를 적극 양성하였으며 주동적으로 대대당지부 서기직에서 물러나 젊고 능력 있는 분을 추천하기도 했다.

모든 정력을 대대를 위해, 사원들을 위해 바쳐온 아버지였고 집체 재산을 몹시 아낀 그는 언제 한번 집체 물건을 집으로 가져온 적이 없었다. 1970년 오빠 둘중 하나는 장가가서 집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았고 하나는 입대하다 보니 집에는 11살짜리 언니와 8살짜리 나 밖에 없었다. 할 일은 많고 일손은 모자라고 하니 아버지는 집에 있을 때면 자주 짜증을 냈다. 그러나 대대 일을 하거나 사원들을 위한 일이면 언제나 열정적으로 나섰고 다른 사람들과 얼굴을 붉히는 일이 한번도 없었다. 나이가 들면서 당지부 서기 직에서 물러난 아버지이지만 해방대대의 전임 리서기라 하면 한족이든 조선족이든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모두 엄지를 내밀며 참 좋은 분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생활형편이 어려웠던 그 세월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년세 든 몸으로 돼지를 길러 나의 대학공부 뒤바라지를 했다.

슬하에 4남매를 둔 아버지와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넓다. 하지만 우리들은 부모님들에게 효도를 하지 못해 늘 가슴을 앓는다. 83세를 일기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오늘 이 글을 빌어 아버지에게 다 하지 못한 효도를 하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으려 한다.

/리봉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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