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꾸었던 작가의 꿈을 지금까지 간직한 채 사비를 털어 18년간 순수 문학지로 된 잡지를 꾸려 온 로인이 요즘 청도에서 많은 사람들의 화두에 오르고 있다.
료녕성 태생인 김재룡(1940년생)은 1995년에 자식을 따라 청도에 진출, 특유의 조직력과 친화력을 앞세워 2004년에 청도조선족로인총회를 세우고 회장을 력임했다. 그의 노력하에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던 여러 지역 로인협회는 로인총회의 지휘하에 움직일 수 있게 되였고 김재룡은 1500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가장 큰 단체의 단체장으로 되였다.
산동성로인친목회 회장까지 겸하면서 김재룡은 청도조선족사회에서 ‘첫 통합’을 이뤄낸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청도조선족로인총회 회장을 맡은 이듬해인 2005년, 김재룡은 협회 내부의 간행물인 《꽃노을》잡지를 창간, 문화적 빈곤을 느끼고 있던 로인들은 잡지의 창간에 환호하였고 이 잡지는 로인들은 물론 자식들까지도 기다려 보는 잡지로 거듭났다.
2014년 로인협회 회장직에서 은퇴한 김재룡은 작가로 되기 위한 일에 혼신을 다 바쳤다. 《꽃노을》을 《해안선》으로 개명하고 조선족작가들의 좋은 작품과 로인들이 창작한 작품을 전문 싣는 순수문학지로 탈변시켰다. 또한 보다 많은 로인들이 문학창작에 정진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봄, 가을 필회를 경상적으로 조직했고 KL컵 생활수기, 돈고래컵 수필응모, 해안선컵 시랑송대회 등 문학행사를 펼쳤다.
올해까지 18년 간 김재룡은 A4종이로 100페지 분량의 잡지를 매번 혼자서 타자하고 편집, 《해안선》을 통해 발표되는 로인들의 작품은 해마다 200편을 넘으며 그 역시 많은 작품을 내놓았다.
문학평론가 장학규는 “80세 고령의 로인이 남들의 작품을 받아서 직접 타자하고 편집한다는것은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고 하면서 김재룡의 로고에 찬탄을 표시했다.
지난 11일, 《해안선》 잡지 송년 모임에 따르면 올해에도 이미 4기를 출간, 사회 각계 인사들의 축복이 이어진 이날 송년모임에서 김재룡 로인은 “18년 간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많은 기업인들과 지성인들의 응원과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히고 “조화로운 초요사회건설을 위해 여력을 바쳐가겠다.”고 다짐했다.
《해안선》 잡지를 18년간 꾸려오면서 김재룡 역시 많은 수확을 따냈고 ‘준작가’로 되였다. 각종 문학간행물에 많은 작품을 발표했고 일전에는 비공식적으로 《고향에는 땅이 있다》라는 작품집을 출간했다.
83세 고령임에도 작가의 꿈을 버리지 않고 수많은 ‘로인작가’를 키워가고 있는 백발의 김재룡, 그의 평생 숙원인 작가협회 회원이 되는 꿈이 이뤄질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허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