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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현 셰프, 청와대에서 20년의 경력을 쌓으며 다섯 대통령을 서비스한 인물이 KBS 2TV '박원숙의 같이삽시다'(이하 '같이삽시다')에 출연했다.
천상현 셰프는"김대중 대통령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 총 다섯 명의 대통령을 서비스했고, 20년 이상 청와대에서 일했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그는 "처음에는 대통령 전용 셰프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 셰프 모집 공고를 보게 되어 지원했고, 무려 두 달이 넘는 신원 조사 과정을 거쳤다. 사돈의 팔촌까지 조사하더라. 연락이 없어서 불합격한 줄 알았는데, 1998년 3월 8일에 대통령 요리사로 임명되었다"고 밝혔다.
천상현 셰프는 청와대의 내부 시스템에 대한 정보도 공유했다. "옛날로 치면 '기미상궁'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검식관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으며, 식재료의 안전을 위해 납품처로부터 '보안 서약서'를 받는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청와대에서 20년간 근무하며 다섯 대통령을 직접 서비스한 천상현 셰프는 각 대통령의 '최애' 메뉴에 대해 이야기하며 관객의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한편 천상현 셰프는 김대중 대통령 취임과 함께 청와대 중식 요리사로 발탁돼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등 다섯 대통령 내외의 식사를 담당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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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들은 그에게 "20년 동안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통령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천상현 셰프는 잠시 망설이다가 눈물을 흘렸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그분이 가장 인상 깊게 기억에 남아요. 국가의 수장이었지만, 마치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하셨다"며 "여름 휴가지에 머무를 때, 모든 직원과 함께 식사를 하시며, 주방에 들려 저와 이야기를 나누시곤 했다"고 말했다.
천상현 셰프는 유퀴즈에 출현 했을 당시 "노무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진짜 라면 좋아하셨다. 직접 끓여 드셨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이날 만큼은 직원들도 좀 쉬어야 되고 주말이니까 본인이 직접 끓여 드셨다"면서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조세호가 "대통령께 드리는 라면 레시피는 뭐가 다르냐"고 질문하자, 천 셰프는 "설명서대로 끓이는 게 가장 맛있다. 자연송이 넣으면 라면 맛 다 버린다"라고 답해 웃음을 선사했다.
“대통령마다 찾는 보양 음식 다른데∼”
천상현 셰프가 KBS1 '아침마당'에서 대통령들의 식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대통령들이 고급 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즐기는 것은 아니다. 일반 대중이 즐기는 음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제철 재료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셰프들은 음식의 영양소를 분석하고 그에 따라 요리를 만든다. 대통령이 원하는 음식이 있다면 그에 따라 요리를 준비한다"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고가의 요리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천상현 셰프는 "간장 비빔밥 같은 음식도 준비한다. 대통령이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그런 음식을 원하기도 한다. 그런 음식은 대통령이 어려운 시기에 즐겼던 음식이자 보양식이다"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여름에 메밀국수를 일주일에 2~3번 먹었다"고 공개했다.
그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산낙지와 홍어찜을 좋아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쏘가리 매운탕을 선호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 차례, 여름에 쏘가리 매운탕을 준비했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주방에서는 쏘가리의 몸통을 다 먹었나?'라고 농담하신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가장 아찔했던 순간
사진=KBS
"근무하면서 아찔했던 순간이 있냐"고 묻자, 천 세프는 웃지 못할 상황을 하나 공개했다.
그는 "잔반을 보다가 하얀 접시에 까만 머리카락이 있었다. (아무도) 뭐라고 하시진 않지만 이건 말로 형용할 수가 없는 거다. 저희끼리 싸운다. (서로) 네 머리카락 같다고"라며, "모자를 쓰고 해도 들어가면 어쩔 수가 없다. 우주복 입어도 들어가려면 들어간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