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나남뉴스
드라마 야인시대, 대장금, 허준, 다모 등으로 활발히 활약했던 원로배우 박규점이 세상을 등진 아들의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 25일 MBN '특종세상'에는 한때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쳤지만, 언젠가부터 스크린에서 사라진 배우 박규점이 출연해 최근 근황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이날 제작진과 만난 박규점은 "큰딸은 독립했고 아들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멀리 떠났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들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말을 아끼고 자리를 피하면서 "아직 용서가 안 된다. 당분간은 아들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다. 아직 마음에 허락이 안 된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사진=MBN '특종세상'
알고 보니 박규점의 아들은 아버지와 사소한 오해로 연을 끊고 집을 나갔다가 코인 투자에 실패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던 것이다.
아내는 "남편이 아들 장례식장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아들이 떠난 지 1년 되던 해 한 가닥 희망을 걸었지만, 지금까지도 납골당에 가보자는 소리가 없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박규점은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 때 좀 싸웠다. 나는 일거리가 생길 것 같으면 여자든 남자든 남녀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만났다"라며 갈등의 시작을 설명했다.
이어 "연기자들 에이전시가 있는데 그중에서 여사장들이 운영하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그 사람들하고 통화하는데 아들이 그걸 보고 잘못된 생각을 한 거다. 아무리 내가 오해를 풀려고 해도 믿지를 않고 의심하니까 대화가 안 통했다"라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오해는 결국 부자 갈등으로 이어졌고 시간이 갈수록 두 사람의 감정은 더 깊어졌다고 한다. 결국 몇 년째 이어진 갈등 끝에 아들은 집을 나가버리는 결정을 내렸다.
박규점, 결국 아들의 죽음도 자신의 탓으로 돌려
사진=MBN '특종세상'
박규점은 "흔히 부모 자식 관계는 천륜이라고 하는데 아들이 천륜을 저버리는 행동을 하고 집을 나갔다. 차마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갈등이 있었다. 그래서 제 발로 들어오기 전에는 내가 안 본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멀쩡하게 지내는 줄 알았던 아들은 코인투자에 손댔다가 결국 해서는 안 될 선택을 내리고 말았다.
박규점은 "유서를 보니까 빨리 돈을 벌어서 집을 사기 위해 코인을 했더라. 그런데 생각대로 안 되고 돈을 날리니까 대출까지 받아 가면서 투자를 했다. 제가 사실을 알았다면 괘씸하더라도 쫓아가서 도와줄 텐데... 몰랐으니까"라며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제가 사업해서 망하지 않았더라면 아들이 그러지 않았을 거다. 부모 잘 만났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라며 아들의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아들의 납골당에 찾아갈 용기가 안 나더라. 내 스스로가 초라하고 거기서 울고불고 해봐야 좋을 것도 없고 아예 안 나타나는 게 나을 것 같았다"라고 털어놨다.
결국 프로그램 말미 아들의 납골당에 찾아간 박규점은 "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며 연신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