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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향성의 ‘백색관례’, 세대를 잇는 전통 의식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25.10.14일 08:51
가을에 접어든 9월, 사천성 갈제장족자치주 향성현 청덕진 중덕촌의 주민 찰비는 일년에 한번 찾아오는 ‘특별한 날’을 맞이했다. 이날 그는 자신의 백장방(白藏房, 백색으로 된 전통 가옥)에서 ‘백색관례’(白色灌礼)를 치렀다.

중국 샹그릴라 생태관광구의 핵심 지역에 위치한 향성현에는 총 12개의 전통 마을이 있으며 6,000여채에 이르는 백장방이 분포되여 있어 전국에서 가장 큰 백장방 건축군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우에서 내려다본다면 하나하나의 하얀색 백장방들이 마치 산골짜기에 흩뿌려진 진주처럼 하얗고 성스러운 모습을 드러낸다.



찰비(오른쪽)가 안해 목요태와 함께 지붕 우에서 '백색관례'를 진행하고 있다.

백장방은 외관상 네모반듯하고 고풍스러운데 일반적으로 2~3층으로 지어져 있다. 문과 창문은 정교하게 조각되여 있고 선명하고도 화려한 채색이 더해진다. 문틀과 처마 아래, 중앙 기둥에는 종종 빨간색, 노랜색, 초록색의 비단 장식을 걸어 행운을 상징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런 전통 가옥의 하얀 벽은 도료로 칠한 것이 아니다. 현지 주민들이 산에서 캐온 백악토(白垩土, 칠하는 데 쓰는 흙)에 물을 섞어 걸쭉한 액체로 만든 후, 이를 그릇에 담아 벽우에서부터 천천히 흘러내리게 하여 벽면이 하얗게 되게 하는 방법이다. 매년 전소절(传召节) 전후로 당지 주민들은 이 흰 액체를 벽에 한번씩 바르는데 이는 미관을 유지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비가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역할도 한다. 대대로 이어져 온 이 의식은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의미가 승화되여 ‘백색관례’라고 불리게 되였다.



이른 아침, 61세의 찰비는 장족 전통 의상을 입었다. 그의 안해 목요태 또한 당지 녀성들의 가장 특징적이며 성대한 전통 의상인 ‘풍장’(疯装)을 완전히 갖춰 입었다. 이 부부는 이렇게 성대한 차림으로 ‘백색관례’의 중요성을 표현하고저 했다.

가옥의 지붕에 올라간 찰비와 목요태 부부는 사전에 준비한 백악토를 통에 담고 적당량의 물을 부어 혼합했다. 이어 둘은 하얀 진흙물을 그릇에 담아 벽면을 따라 천천히 부었다. 목요태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피여올랐으며 이웃들을 불러 올해 집의 ‘백색관례’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해 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 집은 우리의 보배입니다. 우리처럼 백장방에 사는 사람들은 매년 한번씩 ‘백색관례’를 진행합니다. 의식을 마치면 다음해가 더욱 좋아집니다.” 찰비는 이렇게 말하면서 한차례 완전한 ‘백색관례’는 보통 며칠이 걸리며 바쁠 경우 친척과 친구들이 서로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향성(乡城) 문화에서 ‘백색관례’는 행운과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지혜를 깨닫게 한다’는 뜻과 류사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 당지에서는 이 전통을 바탕으로 여러차례 ‘백색관례 축제’를 개최하여 전통 문화가 한층 더 ‘의식감’을 갖추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백장방 문화의 고향’이라는 브랜드를 더욱 빛내고 있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일부 가정에서는 분사기, 교반기 등과 같은 여러 기계 장비를 매년 진행하는 ‘백색관례’에 도입하고 있다. 또한 산에서 채취해야 하는 백악토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사람들도 생겨나 전체 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해졌다. 그러나 대다수의 가정은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미 습관이 되여 매년 한번씩 (‘백색관례’)를 치러야 합니다. 우리 집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죠.”올해 49세인 중덕촌 주민 옹초합이 볼 때 이는 빠르고 편리함을 추구할 필요가 없는 과정이다. 백장방은 대대손손 향성 사람들을 키워왔고 향성 사람들도 해마다 이 몸과 마음의 안식처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그는 표했다.

/중국신문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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