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14회 중국예술축제 무대에 오른 작품들은 시대적 주제에 집중하고 인문학적 성찰을 심화시킴과 동시에 미학적 표현에서도 끊임없는 혁신과 돌파를 시도했다는 업계의 평가를 이끌어냈다. 특히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탐색함으로써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심미적 즐거움을 선사했다.
사천성과 중경시 두 지역의 국영 예술단이 손잡고 제작한 현실주의 연극 《누가 문을 두드리는가》는 개막과 동시에 방언과 목조건축, 돌길, 나무의자 등 소박한 농촌 장면을 통해 짙은 지역 정서를 풍겼다.
“극중 무대미술 배치가 사천성 동부에서 보았던 실제 생활장면과 거의 흡사하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팀원들과 함께 사천 동부 농촌을 답사했고 일정을 마친 다음날에는 혼자 다시 그곳을 찾아 해가 질 때까지 머물렀다. 대자연과의 대화 속에서 령감을 얻었다.”
이 연극의 무대 디자이너인 계교는 이같이 밝히며 자신이 사실주의 기법을 사용하여 새로운 관념과 소재를 융합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짙은 향토적 정취를 구현하는 데 집중했으며 실내 장면과 자연환경을 잇는 디자인을 통해 ‘인간의 험난한 전진’이라는 주제를 표현하고저 했다. 이는 무대미술을 통해 시대의 큰 흐름 속에서 개인이 처한 상황을 보여주려는 시도였다.
민족 오페라 《교비》에서는 무대미학이 좋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또 다른 길을 제시했다.
해외 이주 로동자들이 동남아시아로 떠나는 이야기의 주축을 강조하기 위해 이 작품은 ‘바다’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좌우로 열고 닫을 수 있는 경사로를 제작하고 여기에 멀티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여 해난 사고, 선박의 원양항해 등 다양한 장면을 연출했다.
극중 무대미술, 조명 등의 요소는 감정이 가장 충만해지는 지점에서 항상 개입하여 오페라의 다양한 가창 형식과 결합함으로써 관객들을 더욱 깊은 극의 핵심으로 끌어들인다.
“우리는 기술의 사용을 최대한 절제하거나 적절히 숨겨서 예술 본질을 해치지 않는 전제에서 줄거리 전개와 인물 구축에 화룡점정을 더하고저 노력했다.”
조명 디자이너 주정평은 무대연출이 대규모 제작을 지양하고 간결하고 적절하며 맞춤형 방식을 찾는 것이 현재 많은 창작자의 공통된 인식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 요소를 어떻게 활용해야 적절하고 사람들이 보기에 ‘지혜로운 창조’가 될 수 있을가?
기술의 응용은 새로운 화두가 아니며 국내외 무대예술 분야에서 이미 여러차례 돌파구를 마련했다. 하지만 무대미술 디자이너는 화가처럼 완전히 독립적으로 창작할 수는 없다. 희곡 대본의 틀 안에서 가능한 한 적절한 수단을 동원해 인물, 상황, 연기 등이 공유하는 호흡을 구축해야 한다. 무대연출에 더욱 령혼을 불어넣으려면 각기 다른 공연 형태의 특징을 꿰뚫어 리해해야 한다.
창작자는 다양한 예술 쟝르가 관람 및 연기 방식, 공간 구성 등에서 요구하는 차별점을 고려하고 이에 걸맞은 표현 방식을 찾아내야 한다.
광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