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자급제폰` 통신사 모델과 비교해보니
애플의 아이폰5(사진)가 고가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자급제 모델로 출시된 가운데 향후 전망에 대해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고가폰 선호 문화와 보조금 과열 경쟁 등으로 유명무실화된 휴대폰 자급제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측면과 함께 비싼 단말기 가격과 한정된 구매층 등을 볼때 '찻잔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충돌하고 있다.
■고가폰 최초 자급제 시장 진출
애플코리아는 14일 온라인 애플스토어를 통해 아이폰5 언락 모델 판매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8시부터 판매된 아이폰5 언락 모델은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만 가능한 통신사 모델과 달리 기존 아이폰처럼 3세대(3G) 통신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에 따라 아이폰5 언락 모델은 애플스토어에서 공단말기를 구입해 통신 3사나 알뜰폰(MVNO) 사업자를 자유롭게 고를 수 있는 자급제폰으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ZTE 등이 출시한 기존 자급제폰들이 20만~30만원대 저사양의 중저가 모델인 데 반해 아이폰5는 최신 전략폰으로는 최초의 자급제폰이다.
단말기 가격은 통신 모델 출고가보다 다소 높게 책정됐다. 아이폰5 언락 모델 16기가가 89만원, 32기가가 103만원, 64기가가 117만원으로 통신사 모델보다 10% 정도 비싸다. 직접 판매에 따른 유통비 상승 등이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5와 함께 기존 모델인 아이폰4와 아이폰4S도 자급제폰으로 내놨다. 아이폰4는 8기가가 52만원, 아이폰4S는 16기가가 75만원이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아이폰 자급제폰은 1인당 기본 4대까지 구매가 가능하며 추가 구매를 원할 경우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주문시 제품 수령까지 일주일 안팎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모델보다 20만원 이상 비싸
업계에서는 아이폰5가 자급제 시장의 기폭제가 될 지에 대해 상반된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 한 관계자는 "아이폰 사용자들은 충성도가 높은데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가능한 3G 모델에 대한 요구, 무약정 등의 장점때문에 자급제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부담스런 자급제폰 가격과 LTE가 대세인 통신시장을 감안하면 아이폰5 효과는 낮을 것이라는 관측들에 다소 무게가 쏠려 있다.
아이폰5 통신 모델이 자급제폰보다 출고가가 10% 싼데다 13만원 보조금까지 지원돼 실제 동일 용량별 가격 차이는 20만원을 웃돈다. 실제로 아이폰5 16기가의 경우 통신 모델은 출고가 81만원에서 13만원 보조금을 제외하면 단말기 가격이 68만원대라 자급제폰보다 21만원이 저렴하다.
국내 제조사 한 관계자는 "아이폰5 자급제폰은 가격 등을 고려할 때 국내에 단기 체류하는 외국인이나 선물용 등 구매층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이미 통신시장의 주류가 LTE로 이동한 상태라 3G 무제한 요금제의 매력도 그리 높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아이폰5 자급제폰은 삼성·신한 등 주요 카드사에서 한시적으로 2~10개월 무이자 할부 구매가 가능해 초기 비용 부담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 한편, 이날 오전까지 아이폰5 자급제폰 주문량은 300대 정도로 알려졌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