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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부조문화에 대한 생각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09.08.13일 11:07
정인갑

여로 경로로 연변의 부조문화(기실은 우리민족의 부조문화)를 다소 알게 되였다. 월 평균 봉급 1,000∼2,000원인 고장에서 부조를 최저 100∼200원 하고 가까운 사이거나 신분이 있는 사람은 500∼1,000원 하여야 하며 이런 부조의 일이 빈번히 생긴다니 사람을 경악하게 할 화제다.

이 문제를 운운하기 전에 먼저 북경의 부조문화를 알아보기로 하자.

필자는 1982년 1월 중화서국(中華書局)에 발령되여 지금까지 25년 근무하였다. 그런데 동료 대사의 부조에 쓴 돈이 단 51원뿐이다. 중화서국의 종업원들은 남이 알게 결혼 잔치하는 자가 전혀 없다. 생일, 환갑은 더더욱 쇠지 않는다.

이따금 동료 젊은이가 사무실에 찾아와 “시탕시탕(喜糖喜糖: 결혼사탕)…”하며 알사탕을 서너 알씩 던져주고 “시옌시옌(喜煙喜煙)…”하며 담배를 던져주고 나간다. "언제 결혼했는데?” “서너달 전에 려행으로…”.“축하한다”. 이것이 결혼 홍보의 전부다. 물론 부조는 없다.

약 18년 전 어느 날 아침 필자와 마주 앉아 5∼6년 간 같이 근무한 녀종업원 한 분이 “시탕시탕…, 시옌시옌…”하는 것이었다. “언제 결혼했는데?” “반년 전에 려행으로…”. “신방은 어디 잡았지?” “당신네 조선대사관 바로 뒤야”.“신방 구경 가도 되니?” “환영!”

그 날 오후 우리 편집실 종업원 7명은 인당 1원씩 모아 보온병 하나 사들고 신방에 찾아가 차 한 잔씩 마시고 돌아왔다. 작년 필자 편집실의 또 한 분이 “사탕시탕…, 시옌시옌…”하여 1인당 50원씩 모아 그릇을 사준 적이 있다. 이 51원이 25년 간 부조 돈의 전부다. 술 한 방울, 밥 한 술 안 먹었다.

필자가 연길에 25년 살았다면 평균 한 달에 대사에 두 번만 참가해도 총 600번에 술 300근은 마셨고, 부조 12만 원은 냈고, 1,200시간은 허비했고….

“No! 12만 원은 내기만 했나? 받기도 했지! 이 돈은 엎음 갚음이야!” 이렇게 필자를 면박하는 자가 있음즉 하다. 정확한 엎음 갚음이 아님은 말하지 않아도 다 알것이므로 삼가 한다.

필자도 연길시의 결혼잔치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음식이 절반이상 남았으며 연회가 끝나는 바람으로 양돈장에서 실어가더라. 한 상에 1,000원을 잡으면 그 날 20상이니까, 1만 원어치를 실어간 셈이다. 연변에서 해마다 이렇게 돼지 아가리에 밀어넣는 음식(돈)이 몇 백 만원은 됨즉 하다. 이 돈은 누구와 엎음 갚음인가! 또 술마셔 당하는 신체의 손해와 시간 랑비는 누구와 엎음 갚음인가?

다수 사람들이 이런 풍속을 고쳐야 한다면서 고치지 못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관건은 관념문제에 있다. 관념문제에 관해 역시 북경인의 상황을 살펴보자.

첫째, 북경인은 보통 대사를 개인과 집안 일로 본다. 필자의 경우 생일날 저녁 평소보다 볶음채(炒菜) 4접시 더 해놓고 집 식구끼리 모여 앉아 “祝你生日 快乐!(생일 축하!)”을 웨치며 밥 먹는 것으로 끝낸다. 가정 식구끼리 밖에 나가 외식하는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을 모아놓고 생일을 쇤적이 없다. 절대 대부분의 북경인은 다 이러하다.

결혼도 마찬가지다. 우에서 소개한것처럼 “시탕시탕…시옌시옌…”이면 그만이다. 고작해야 두 사돈 가정에다 신랑의 불알친구 10명 좌우, 신부의 ×친구 10명 좌우 모여 4상 정도 차려놓고 밥 한끼 먹는것으로 끝낸다. 이런 경우 량쪽 친구들은 부조를 500∼1,000원 정도 한다. 한 사람에게 이런 일이 1년에 둬번 있을가 말가 하다.

둘째, 북경인은 '못난 놈'(속칭 못난 놈이지 사실은 못난 놈이 아니다)이 결혼 잔치를 크게 한다. 이런 사람은 보통 가정이나 본인이 불우하며 “평생에 한번밖에 없는 결혼잔치나 성대하게 해 울분을 풀어보자”라는 심리가 강력하게 작용한다. 미국제 붉은 색 캐들랙 승용차 한 대를 앞세우고, 아우디 승용차 8대가 뒤따르고…, 수백 명을 식당에 끌어들어 먹고 마시고, 따라서 부조도 몇 만원 챙기고….

그러나 이런 사람이 많지 않다. 일반 문화인, 교사, 공무원, 대학 졸업생, 괜찮은 직장인…들은 절대 이 짓을 안한다. 누가 결혼 잔치를 크게 했다면 “그놈 못난 놈이겠구나”고 추측하면 거의 맞아 떨어진다. 극히 개별적인 권력가가 크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람들의 여론과 저주의 대상이 되기 일쑤다.

연변 자치주 주장의 아들이나 연변대학 박사 교수가 잔치(결혼, 생일 등)를 크게 하여 자기를 과시할 필요가 있을가? 구두 수리쟁이 아들이나 손수레 석탄 배달을 업으로 하는 젊은이가 결혼 잔치를 하지 못했다면 얼마나 서운하겠는가? 북경인의 관념을 이렇게 풀이하면 리해 못할것 없다.

필자는 1975년 연길에서 결혼 잔치를 하였다. 그때 소근장(혁명화를 잘 한 천진시 교외의 모 모범 마을)을 따라 배우는 정치압력에 못 이겨 해바라기 두 근에 알사탕 두 근을 놓고 한 좌담회가 결혼잔치 내용의 전부였다. 저녁에 두 사돈집 사람이 한 상에 모여 앉아 술 둬 잔 마셨다. 그러나 평생 개인분투를 락으로 삼았으며 다소 보람을 느낀 탓인지 지금까지 유감 스럽다는 심정이 추호도 없다.

연변의 부조문화를 개조하는 관건은 관념상의 쇄신이다. “잔치를 크게 하는것으로 자기를 과시하고, 이를 락으로 삶는 자는 못난 놈이다”라는 여론을 광범위하게 퍼뜨리자. 중산층(白領)으로부터 시작하여 잔치를 안하거나 검소하게 하자. 나중에는 중산층이 아닌 사람도 ‘못난 놈’이 되기 싫어 점점 이를 따를것이다. 이러면 연변의 부조문화는 개조될 것이다.

2007/08/14 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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