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남 창녕군 유어면 우포늪에서 주민환경감시원 주영학 씨가 덫에 잡힌 뉴트리아를 제압하고 있다.
낙동강 수계 습지에 일명 ‘괴물쥐’인 뉴트리아가 들끓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매년 50~100마리씩 잡아내고 있지만 얼마나 많은 개체수가 서식하고 있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12일 오후 찾은 경남 창녕군 유어면 우포늪에도 주민환경감시원인 주영학(65) 씨가 설치해 놓은 덫에 70㎝ 크기의 뉴트리아 한 마리가 생포돼 있었다. 무게가 7~8㎏은 족히 돼 보이는 이 뉴트리아는 옆으로 다가가자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들 듯 경계했다.
주 씨는 “이놈까지 합하면 올해 6마리째 잡은 것”이라 말했다. 주 씨는 우포늪에서 지난 2005년부터 뉴트리아 퇴치에 나서 지금까지 600마리 넘게 잡았다.
지금도 뉴트리아가 다니는 길목에 20여 개의 덫을 설치해 잡고 있다. 주 씨는 “우포늪에 사는 뉴트리아를 9년째 잡아내고 있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한 마리가 한 번에 7~8마리씩 한 해 4번까지 새끼를 낳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퇴치 작업을 해야 된다”며 “퇴치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낙동강변 다른 습지에는 엄청나게 많은 뉴트리아가 서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 철새도래지 중 한 곳인 창원 주남저수지에도 뉴트리아가 종종 목격된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지난 겨울 저수지가 얼자 먹이를 찾기 위해 뉴트리아가 얼음 위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지난해 9월부터 석 달간 주남저수지 일대 뉴트리아 포획에 나서 50여 마리를 잡았다. 인근 밀양시도 지난해 말 엽사 11명을 고용해 뉴트리아 포획에 나서 14일 만에 94마리를 포획했고 2011년에도 같은 기간 177마리를 잡았다.
남미가 원산지인 뉴트리아는 1980년대 모피생산 등의 목적으로 들여왔으나 수요부족으로 농가가 사육을 포기하면서 낙동강 수계로 탈출, 하천제방 등에 구멍을 뚫고 군집생할을 하며 수초의 뿌리는 물론 새싹, 농작물, 물고기, 철새까지 잡아먹으며 우리 고유의 습지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문화일보 창녕 = 글·사진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