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들이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해 112에 납치·강금을 당했다고 장난신고를 해 경찰 50여 명이 새벽부터 헛고생을 했다.
14일 오전 5시 9분께 광주경찰청 112 종합상황실로 "OO마트 옆 빌라 3층에 감금당했다"는 한 여성의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경찰은 우선 소방당국에 협조를 의뢰,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한 결과 북구 중흥동에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출동지령을 받은 광주 북부경찰서는 500~700m에 달하는 위치추적 반경을 줄이고자 신고자에 대한 추가 정보 파악에 주력했다. 신고 여성의 전화기를 꺼진 상태였다.
신고전화는 A양(15)의 친언니 명의로 돼 있었고 A양이 집에 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찰은 더욱 급박하게 움직였다.
경찰은 강력팀 6개팀과 우산.역전파출소 등 두개 파출소 직원 등 50여명을 동원, 탐문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실제 중흥동 OO마트 옆 빌라 3층에서 A양과 일행 6명 등 7명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광주의 한 중학교 선후배들이었다.
남학생 3명과 여학생 4명 등 7명이 모여 놀다가 심심해서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해 장난전화를 한 것이었다.
이들 중 한 학생은 "경찰이 정말 자신들을 찾아낼 수 있을지 몰랐다"고도 했다. 경찰 한 관계자는 "학생들이 아직 어려 112에 장난신고를 하게 되면 얼마나 큰 파장이 있는지 몰랐던 것 같았다"면서 "모두 부모들에게 알려 귀가조치했다"고 말했다.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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