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형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자급제 단말기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자급제 단말기 활성화 등 가계통신비 절감 방안에 적극 화답한다는 취지다.
특히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이 제한되면서 보조금을 받고 고가의 휴대전화를 싸게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적어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급제 단말기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새로운 자급제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과 11월 자급제 단말기 갤럭시M스타일과 갤럭시에이스플러스를 출시했지만 판매가 저조하자 한동안 시장을 관망해 왔다.
LG전자와 구글이 함께 만든 자급제 단말기 넥서스4도 조만간 국내 출시가 유력하다. 업계에서는 6월 초 구글의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구글 플레이를 통해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도 지난해 9월 옵티머스L7을 자급제 시장에 내놨지만 역시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대형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잇달아 자급제 단말기 출시를 준비하는 이유는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자급제 단말기 활성화를 강력하게 주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당분간은 과다 보조금 휴대전화가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적다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보조금을 받고 고가의 휴대전화를 싸게 살 수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15만∼40만 원대의 자급제 단말기를 구입할 이유가 적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보조금이 마르면서 소비자들의 이 같은 인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시작된 단말기 자급제는 소비자가 이동통신사 유통매장 외에도 제조사 직영매장이나 온라인 등에서 공단말기를 구입해 원하는 이통사를 골라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형 제조사들이 지속적으로 신제품 자급제 단말기를 시장에 내놔야 한다”고 전했다.
임정환기자 yom724@munhwa.com
◆ 자급제 단말기 = 제조사 직영매장이나 온라인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종의 공단말기다. 구입 후 원하는 이동통신사에 가입이 가능하다. 기존에 이통사 매장에서 구입해야 했던 단말기에 비해 사양이 다소 낮은 대신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