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의 가치를 중국 소비자가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 우리 기업은 중국 소비자들과 소통해야 한다"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한우덕 소장이 19일 베이징 한국 기업인들의 모임인 베이징한국경제인포럼과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이 공동으로 주최한 22차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한우덕 소장
한우덕 소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차이나 3.0 시대, 중국 비즈니스의 뉴 패러다임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시진핑(习近平) 새 지도부 출범 후, 중국 경제의 현황과 전망, 우리 기업의 경영 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한 소장은 빙그레와 오리온을 예로 우리 기업이 중국 소비자와 소통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빙그레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 바나나맛 우유가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지난 1년 사이에 주가가 100% 올랐다.
또한 초코파이 제품을 출시하는 오리온과 롯데제과를 예로 들어 2006년까지만 해도 두 회사의 코스피 주가는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지난 3년간의 주가 변화를 비교해보면 오리온은 최고 450% 오른 반면 롯데제과는 예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
한 소장은 오리온의 성공 요인으로 ▲信心, 중국 신장에 대한 확신과 믿음 ▲放权, 현지 법인에게 결정권을 일임 ▲当地, 현지화 등 3가지를 꼽았다.
한 소장은 "우리 기업은 중국 시장 매출이 일시적으로 부진하면 곧바로 철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화교 출신인 오리온 사장은 중국 시장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에 일시적으로 매출이 부진하더라도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중국 시장에 투자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시장은 사방이 지뢰밭이기 때문에 현장 중심의 경영이 중요하다"며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우문현답이라는 말이 있듯 오리온처럼 현지 법인에게 사업 결정권을 일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재 인프라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오리온은 채용한 현지 인력을 잘 활용해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케이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한 소장은 "현지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라며 "회사에서 중국을 중요시 여긴다면 중국에 정통한 인재를 만들어 나가고 키워야 할지에 대한 장기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 소장은 끝으로 덩샤오핑(邓小平) 시대를 '차이나 2.0', 시진핑 시대를 '차이나 3.0'으로 규정하고 "우리 기업은 투자에서 소비 주도로 바뀌어 가는 중국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맞춰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중국은 지난해 한국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던 품목 중 13개를 빼앗아갔을 정도로 기술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한중수교 이후 20년간 한국은 빠르게 발전해왔지만 현재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향후 20년은 힘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우덕 소장은 한국외국어대학을 졸업하고 상하이화동대학사범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경제신문 베이징, 상하이 특파원을 역임하고 현재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으로 있다. 저서로 '우리가 아는 중국은 없다', '중국증시 콘서트', '중국의 13억 경제학'이 있으며 현재 '중국의 13억 경제학'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온바오 박장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