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한민족 > 월드코리안
  • 작게
  • 원본
  • 크게

"한국서 돈벌려면 무조건 복종"...마음 한구석은 서운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3.08.01일 11:04
“사고는 내가 조심할 수밖에”

  (흑룡강신문=하얼빈)10년전 한국에 ‘코리아 드림’꿈을 안고 온 김씨는 “한국서 돈 벌려면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게 살아왔기에 그동안 돈은 벌었지만 마음 한구석은 서운한게 많았다. 최근 한국매체는 중국 동포건설노동자 김씨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중국 옌볜 옌지 출신 동포 김철씨(58)는 10년 전 한국에 와서 처음 들어간 레미콘 회사에서 3개월간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 일요일 근무는 물론 비가 와서 다른 한국인 노동자들이 모두 쉬는 날에도 우비를 입고 혼자 일했다. 사장은 “네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이걸 견딜 수 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두 딸의 아버지인 김씨는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라는 욕을 들으며 사무실 청소부터 미장일까지 도맡았다. 사무실에서 먹고 자며 밤에는 야간 경비도 섰다. 그렇게 2년간 일하면서 한 달에 쥔 돈은 130만원이었다. 근로계약서나 4대 보험에 대해서는 몰랐다.

  김씨는 “내가 돈을 벌어야 딸들이 중국에서 공부를 할 수 있으니까, 여기서 싸우고 해고라도 되면 다 끝난다고 생각했기에 견뎌왔다"고 전했다. 그땐 다른 데 취직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해서 무조건 내가 져야 한다고 스스로 되뇌었다. 먼저 한국에 돈 벌러 갔다 온 이웃들도 “한국 가면 중국보다 대여섯배는 돈을 더 벌 수 있다. 다만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사가 현장 노동자나 직원을 함부로 대하는 건 중국 문화에서는 낯선 일이다. 김씨는 “중국에서의 경험, 상식을 모두 버리고 다 참았기 때문에 살 길이 트였다. 조선족 차별에 불만을 가지면 한국에서 지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첫 직장을 나온 뒤 한국 서울과 경기 인근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했다. 어디라도 위험한 일, 귀찮은 가욋일은 자연스럽게 중국동포에게 떨어졌다. 그럴 때마다 김씨는 인정받기 위해 일부러 나섰다고 했다. 최근 몇몇 공사현장에서 중국인 작업자들이 안전사고로 죽었다는 뉴스도 봤지만 “나만 조심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중국에서부터 평생 공사장 미장일을 하면서 일반 작업자들보다 많은 월급을 받았던 김씨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기대를 버렸다. 현장소장이 월급을 나눠 주면서 “중국사람은 한국에서 일해도 중국에서 받는 만큼만 받아야 한다”고 비아냥거려도 못 들은 체한다.

  지난 10년간 김씨 덕분에 두 딸은 대학을 졸업했다. 오는 12월 두 딸과 아내도 한국으로 올 예정이고, 김씨는 가족과 함께 여생을 한국에서 보낼 생각이다.

  김씨의 고향은 ‘코리안드림’ 열풍으로 거의 비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생활이 나쁘다고 생각 안 한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에 올 아내와 딸들이 이곳에서 나와 같은 일을 겪어야 한다면…”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그렇지만 살아 남으려면 무조건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67%
10대 0%
20대 0%
30대 27%
40대 4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33%
10대 0%
20대 13%
30대 13%
40대 7%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사진=나남뉴스 레전드 시트콤 '세 친구'의 주역이었던 윤다훈이 이동건과 만나 기러기 아빠 근황을 공개했다. 최근 방송한 SBS '미우새'에서는 윤다훈이 오랜만에 출연해 오랜 인연 이동건과 만남을 가졌다. 윤다훈은 "7년째 기러기 아빠, 할아버지로 지내고 있다. 큰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미니영화 《결혼등기》...황혼재혼에 대한 사색의 여운

미니영화 《결혼등기》...황혼재혼에 대한 사색의 여운

연변영화드라마애호가협회에서 올들어 네번째 작품으로 내놓은 미니영화 《결혼등기》가 5월16일 오전 연길한성호텔에서 시영식을 가졌다. 연변영화드라마협회 부회장 김기운이 감독을 맡고 전영실이 극본을 쓴 미니영화 《결혼등기》는 리혼한 부모의 재혼을 둘러싸고

장편소설 《위씨네 사당》 한문판 신간 발표 및 작가 허련순 기자간담회 장춘서

장편소설 《위씨네 사당》 한문판 신간 발표 및 작가 허련순 기자간담회 장춘서

제1회 동북도서교역박람회가 한창인 가운데 연변인민출판사는 2024년 5월 18일 오전 9시, 국가길림민족문자출판기지 전시구역에서 장편소설 《위씨네 사당》 한문판 신간 발표 및 저명한 조선족 녀작가인 허련순의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위씨네 사당》한문판 신간발

뉴진스 멤버 부모, 탄원서 제출에 '전속계약 분쟁' 전문 변호사 선임

뉴진스 멤버 부모, 탄원서 제출에 '전속계약 분쟁' 전문 변호사 선임

뉴진스 멤버 부모, 탄원서 제출에 '전속계약 분쟁' 전문 변호사 선임[연합뉴스]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법적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룹 뉴진스 멤버의 부모들이 탄원서 제출에 '연예인 전속계약 분쟁' 전문 변호사를 선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가요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