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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관 해친다고 싹둑싹둑 자르더니… ‘그늘 피서’ 역할 못하는 가로수

[기타] | 발행시간: 2013.08.17일 04:47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푹푹 찌는 도심에서 가로수 그늘은 시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이다. 실제 가로수 그늘은 온도를 최대 4도 낮춰준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서울시는 올 초 ‘도시 미관’을 이유로 몸통만 앙상하게 남긴 채 가로수 가지를 쳐냈다. 그 결과 폭염 속 도심 길거리에선 더위를 피할 곳을 찾기 어려워졌다.

16일 둘러본 서울 삼성동 일대 가로수들은 나무 윗부분에만 가지가 남아 있고 밑부분은 앙상한 줄기뿐이었다. 남아 있는 가지의 잎도 적어 그늘을 만들기엔 역부족이었다. 광화문 주변 가로수도 가지가 댕강 잘려있었다. 이날 서울의 낮 기온이 32.9도까지 치솟았지만 시민들은 가방으로 햇빛을 가리거나 손부채질을 하며 뙤약볕 밑을 걸었다. 회사원 정태수(33)씨는 “숨이 턱 막힐 정도의 폭염 때문에 요즘엔 밖에 나오는 것조차 부담스럽다”며 “거리에 그늘이라도 있으면 나을 것 같은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더 더운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여름은 유난히 도심 속 가로수 그늘을 찾기 어렵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국전력이 맡았던 가로수 가지치기 업무가 올해부터 서울시로 넘어온 게 영향을 끼쳤다. 한전은 가로수가 전신주와 전선에 방해가 안 되는 선에서 최소한으로 가지치기를 했지만 서울시는 미관을 이유로 철저하게 가지를 치고 있다. 그러나 가지치기를 너무 심하게 하다 보니 봄에는 가로수가 흉물이 되고, 폭염이 절정인 한여름까지 가지가 자라지 못해 그늘이 더욱 적어졌다. 지난달엔 연일 폭염에 시달리는 대구시가 가로수 개잎갈나무 가지치기를 했다가 시민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실제 도심 속 가로수가 온도를 최대 4도까지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서울대 박사과정 이재원씨 연구팀이 지난 6월 발표한 ‘도심 가로수의 열쾌적성 효과’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서울 삼성동 일대 가로수 그늘 구간은 최저 27.4도, 최고 30.6도를 나타냈지만 가로수가 없는 구간은 최저 28.45도, 최고 34.2도를 기록했다. 가로수 그늘이 온도를 최대 4도까지 낮췄다는 것이다.

가지치기는 태풍에 나무가 쓰러지는 것을 막고 병충해 방지를 위해 필요하지만 가로수의 종류나 거리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서울 거리에는 가로수 45종 28만4305그루가 있다. 이 중 대부분은 은행나무와 양버즘나무가 차지한다. 발달이 왕성한 양버즘나무는 매년 초 가지치기를 하고, 은행나무는 2년에 한 번꼴로 한다. 나무 특성에 따라 가지치기 횟수 등에 차이를 두고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여름철 온도 저하 효과까지 계산해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로변에 있는 가로수는 주택이나 상가에 햇빛이 드는 것을 방해하지도 않기 때문에 가지치기를 최소화해 여름철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구가톨릭대 조경학과 안계복 교수는 “지자체의 무분별한 가지치기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는다. 나무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수형과 수종을 고려해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이용상 전수민 기자 sotong203@kmib.co.kr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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