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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20년내 인구증가 ‘제로’ 우려

[기타] | 발행시간: 2014.07.28일 12:11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이란 테헤란에 살고 있는 30대 부부, 비타와 세라크는 이란의 중산층에 속한다. 대학을 나온 건축가 부부인 이들은 지금까지 두번의 임신 중절 수술을 했다. 이란에서 낙태는 불법이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침대에 들어갈 때,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머리에 그려지지 않는다”면서 “이런 사회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이란 젊은이들이 아이 낳기를 꺼리고 있다”며 “수년간에 걸친 이란핵을 둘러싼 서방권의 제재로 경제가 침체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란의 출산율은 1.3명으로, 고소득 선진국인 독일과 같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다간 2020년 안에 인구 증가율이 제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우려했다.

이란 보건행정당국은 이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출산장려 14개 지원책을 내놨다. 2050년까지 인구를 현재의 두배인 1억500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출산병원 입원 무료 등 의료혜택과 여성 출산휴가 연장 등이 골자다.

또 콘돔 및 피임약 등 피임도구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하고 피임용 정관수술도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이 때문에 정관수술을 전문으로 했던 의사들은 대거 보톡스 주사 등 미용성형외과로 방향을 틀었다. 나시르 아마디 의사는 “매월 최소 60건 정도 정관수술을 했지만, 최근에는 많아야 월 10건 정도에 그친다”고 말했다.



이란 테헤란 도심의 한 소아과에서 어머니 품에 안긴 아기들. [출처:아사히신문]


다섯명의 아이를 낳은 부모에게는 정부가 1500달러(약154만원) 보너스도 지급한다. 이란 수도 테헤란의 거리에는 관련 공익광고가 게재됐다. 다섯명의 아이들을 자전거 태우고 미소짓고 있는 남성을 아이 한명을 안고 있는 남성이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광고다.

하지만 이 광고는 대중에게 어필하는데 실패했다. 전직 축구선수였지만 지금은 실직 상태인 핫지 나쟈히(25)는 “아이 다섯을 둔 아버지가 왜 웃음을 짓는지 이해할수 없다”며 결혼자금도 없고 아파트는 지난 1년새 25%나 올랐다고 한탄했다. 그는 “아이가 여럿 있는 사람은 부자이거나 무책임한 사람, 둘중 하나”라고 못박았다.

이란 젊은층은 구직난을 겪고 있다. 이란 핵개발을 둘러싸고 장기화하고 있는 미국ㆍ유럽과의 대립관계로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테헤란에서 가장 인기있는 레스토랑 메니저인 네가루 모하매드는 “남편과 수입을 합쳐도 임대료를 지불할 수 없어서 시댁과 친정 집을 번갈아가며 살고 있다”며 “내가 아이를 낳기 위해 일을 그만두면 어떻게 되겠냐”며 울상을 지었다.

이란이 구조적으로 출산율을 올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란의 가임연령 인구는 역대 최대다. 현재 인구 7700만명 가운데 70%가 35세 이하다. 이들은 도심이나 도시근교에 거주하고 있어 도시문화에 길들여져 있다. 문제는 이들의 절반이상이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라는 사실이다.

이란의 젊은이들이 미래를 우울하게 생각하는 배경에는 경기침체는 물론 사생활에 간섭하는 국가와 보수적인 이데올로기, 정치 불안이 자리한다.

사회학자 아자디 하라지는 “여성의 건강과 교육보다 ‘가족’을 우선시해 경제적으로 아내의 남편 의존도를 높이려는의도가 있다”면서 “현 정치체제는 여성의 사회진출을 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라지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cheon@heraldcorp.com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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