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태우 기자] 선수는 팀에 없는데 연봉은 꼬박꼬박 나간다. LA 다저스에 ‘연봉 유령’들이 생겼다. 그 규모는 연봉 규모 최하위권 팀들의 1년치 연봉과 맞먹는다. 다저스의 ‘규모’를 잘 알 수 있는 사례다.
LA 다저스는 17일(한국시간) 두 가지 발표를 했다. 이미 계약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진 우완 투수 브랜든 맥카시와의 4년 계약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인센티브를 포함, 4년 4800만 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그런데 깜짝 발표는 그 다음이었다. 40인 로스터가 꽉 찬 다저스는 맥카시를 영입하기 위해 한 명의 선수를 방출해야 했고 그 대상은 지난 2년 동안 필승조로 뛴 브라이언 윌슨이었다.
다저스는 올해 불펜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친 윌슨은 방출대기(지명할당) 조치했다. 윌슨과 내년 시즌을 함께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윌슨은 지난해 1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6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8회’를 막아줄 셋업맨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오히려 잦은 불쇼로 팬들의 스트레스만 가중시켰다.
그러나 다저스는 윌슨의 잔여연봉은 모두 지급해야 한다. 10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은 윌슨은 2014년 시즌이 끝난 뒤 선수 옵션을 행사해 팀 잔류를 선택했다. 다저스는 이 금액에 대한 손실을 감수하고 방출 수순을 밟았다. 윌슨이 내년에 어디에서 뛰든 이 금액은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 뿐만이 아니다. 다저스는 5년간 1억700만 달러의 계약이 남았던 맷 켐프를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하면서 3100만 달러의 연봉을 보조해주기로 약속했다. 팀 연봉구조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마이애미와의 트레이드로 팀을 떠난 댄 해런의 1000만 달러 계약도 다저스가 고스란히 지고 간다. 약 250만 달러가 될 것으로 보이는 디 고든의 연봉도 마찬가지다. 이를 합치면 약 5350만 달러의 금액이 나온다.
5350만 달러는 MLB 연봉 하위권 팀의 1년 예산과 맞먹으며 잘 나가는 팀들의 연봉과 견줘도 절반 정도에 이른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부문 사장이 탬파베이 단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탬파베이의 팀 연봉 평균은 5380만 달러였다는 점에서 그 대단한 규모를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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