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장백산팀 대 대련아르빈팀 경기 관중석이야기
《이 쪽이 나쁜 편임까?》 5월 30일 오후 모 학교 교원인 부모를 따라 연길시인민경기장에 축구구경을 온 유치원생이 대련팀을 가리키며 엄마한테 불쑥 묻는 말에 주변의 팬들이 배를 그러안고 웃었다.
축구경기 구경보다는 여러 가지 먹거리에 더 관심이 많았던 어린이는 박수를 치다가도 큰 소리로 욕하고 응원하는 부모들이 이상하다는 듯 자꾸 엉뚱한 물음만 제기한다.
《어째 그럼다? 어느게 좋은 편임까?》
《빨간 옷을 입은 쪽이 우리 편이란다.》 필자가 대신 대답해주고 몇 살인가고 물었더니 7살이란다. 《그럼 우리 들어가 이짝(쪽)사람들을 때릴가?》 주변 사람들이 와그르르 웃어버린다.
이날 경기는 아이 말처럼 모두가 연변팀편인것 같았다. 남쪽켠의 10여명 대련의 원정응원대를 제외한 2만명을 넘긴 관중들은 한 목소리로 연변팀을 응원했고 쨍쨍 내리 쬐던 해볕을 가려주고 시원한 바람을 가져다준 날씨 또한 연변팀의 편이였다.
《박태하감독은 호풍환우하는 장수요.》 문뜩 뒤좌석에 앉은 80여세 학자풍의 로인이 말을 걸어왔다. 더운 날씨에 경기에 힘을 보태는 구름과 바람을 불어오니 제갈량처럼 귀신같은 장수란다. 그럴듯한 말이다. 바람이나 구름을 불러오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바람과같은 날씨를 잘 리용한다는 편이 낫지 않은가고 되물었더니 로인은 오늘은 꼭 이길것같다고 이야기한다. 경기에서 지면 몰라도 이기면 모든것을 다 좋게 리해하는 연변사람들의 푼푼한 인심이다.
중간 휴식시간에 경기장을 7곱바퀴 돈 메히꼬인파는 연변팀의 승리에 대한 2만여 관중의 기대였다. 아니나 다를가 후반전 하태균의 선제꼴과 김파의 두번째 꼴에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흥분에 목이 쉬는 줄을 몰랐다.
경기가 끝난후 팬들은 선수들에게 박수와 《잘했다, 수고했다》와 같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째 그럼까? 아빠, 엄마 어째 이럼까?》 유치원생의 말에 덩실덩실, 쿵자짜 몸을 흔들던 아이 엄마가 허리를 그러안고 웃어버린다.
연변팀이 이기는 경기는 관중석도 웃음판이고 그 이야기는 가가호호에 전달되여 저녁까지 이어진다.
편집/기자: [ 김태국 ] 원고래원: [ 길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