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사회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74년부터 택시 운전…50억 장학재단 만든 '여장부'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5.06.24일 01:15
1974년 운전 면허를 따자 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부모님은 “여자가 무슨 운전이냐”고 했다. 여성 운전자가 드문 시절이었다. 20대의 젊은 여성이 운전대를 잡는 것은 더욱 그랬다. 하지만 운전이 너무 좋았다. 고향인 경기도 용인을 떠나 부모님 몰래 서울에서 택시 운전을 시작했다.

당시 택시 기사의 수입은 웬만한 대기업 직원 못지 않았다. 번 돈으로 서울에 땅을 샀는데 값이 크게 뛰었다. 1995년 땅을 팔아 택시회사를 세웠다. 여유가 생기니 어려운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장학사업에 뛰어들었다. 저소득층 아이들을 돕기로 했다.

‘언지장학회’를 만든 김광자(68) 평화교통 대표 얘기다. 그는 40년 동안 모은 50억원의 자산으로 재단을 설립해 매년 8000만원의 장학금을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그는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조희연 교육감으로부터 장학재단 설립 허가서를 받는다. 김 대표는 23일 전화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일용직 근로자들을 많이 봤다. 사행성 오락에 빠져 가정이 파탄 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가슴이 굉장히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자녀만이라도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장학회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부모님이 택시 운전을 하는 것을 알게 된 뒤 많이 반대를 했는데 막상 차를 몰고 고향에 가니 좋아하시더라. 그게 벌써 40년 전 일이다"며 웃었다. 일이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한국이 자동차를 많이 생산하지 않을 때라 차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일본에서 폐차 직전의 차를 가져다 고쳐서 썼는데 고장 나면 수리할 곳이 마땅치 않아 난감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김씨는 미혼이다. "돈을 모아 땅을 사고, 회사를 만들어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세월이 다 지나갔다"고 했다. 함께 살던 모친은 2년 전 세상을 떠났다. 그는 고희(古稀)를 바라보는 나이지만 여전히 회사 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운전은 직접 하고 다닌다. "내가 베테랑 운전사인데 뭐하러 남에게 차를 맡기겠느냐"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장학 사업에 집중할 생각이다. 마르고 닳을 때까지 기부를 하겠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자수성가해 어렵게 모은 재산을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해 감동을 받았다. 이런 분들이 우리 사회의 앞길을 비추는 희망의 불씨다"고 말했다.

그는 "만나서 직접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자 "나를 알리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다. 내 얘기는 기삿거리가 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사진은 장학재단 설립을 허가해준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았다.

중앙일보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67%
10대 0%
20대 0%
30대 67%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33%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33%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 길림일보사와 한국강원일보사, 전략적 협력 협정 체결 5월17일, 길림일보사와 한국 강원일보사는 한국 강원도에서 친선관계 체결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을 체결, 쌍방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올해는 길림성과 한국 강원도가 우호적인 성도(省道)관계를 수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카페는 아무나 하나" 이동건, 제주도 '사업 도전' 2억 대출 충격

"카페는 아무나 하나" 이동건, 제주도 '사업 도전' 2억 대출 충격

사진=나남뉴스 배우 이동건이 드라마 업계 불황을 언급하며 제주도 카페 창업 의지를 드러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오는 19일 방송하는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카페 창업에 나선 이동건의 도전기가 공개된다. 이날 이동건은 진지하게 카페 창업에 대한 열정을

"둘이었지만 혼자였다" 고현정, 재벌家 정용진과 '신혼생활' 최초 고백

"둘이었지만 혼자였다" 고현정, 재벌家 정용진과 '신혼생활' 최초 고백

사진=나남뉴스 배우 고현정이 신세계 회장 정용진과의 신혼 생활을 최초로 고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7일 고현정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현정'에 일본 도쿄를 방문한 브이로그를 올리며 신혼 생활을 회상했다. 영상 속 고현정은 여러 행사장을 오가며 바쁘게

"그렇게 아니라더니" 엑소 백현, MC몽 회사 첸백시 '전격 합류' 충격

"그렇게 아니라더니" 엑소 백현, MC몽 회사 첸백시 '전격 합류' 충격

사진=나남뉴스 그룹 엑소 멤버 첸, 백현, 시우민이 결국 MC몽이 설립한 회사에 합류하면서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앞서 백현은 SM엔터테인먼트와의 분쟁 속에서 가수 MC몽과의 관계 문제가 제기되자, 결단코 사실이 아니라며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지난 16일 원헌드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