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DARPA
[서울신문 나우뉴스]
군용 무인기는 이미 현대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전력이다. 임무 역시 단순 정찰은 물론 지상 목표물 공격과 물자 수송까지 더 광범위해지고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서 무인기에 새로운 기술적 시도 역시 이어지고 있다.
무인기 역시 유인기와 마찬가지로 크게 고정익기 형태와 헬기 같은 회전익기 형태로 나눌 수 있다. 고정익기는 회전익기보다 속도가 빠르고 정찰 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신 수직 이착륙은 불가능하다.
이 둘의 장점을 합친 형태의 항공기는 역사상 여러 차례 시도되었다. V-22 오스프리 같은 틸트로터기나 해리어나 F-35B 같은 수직 이착륙 제트기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 항공기들은 구조가 복잡할 뿐 아니라 가격도 비싸다.
미 해군 연구국(ONR)과 미 방위 고등연구계획국(DARPA)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고정익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 계획은 TERN(Tactically Exploited Reconnaissance Node)이라고 명명되었으며 현재는 초기 연구 단계이다.
미 해군의 요구사항은 항속거리 1,670km, 탑재량 272kg 정도의 저렴한 무인기이다. 그와 동시에 이 무인기는 구축함의 좁은 갑판에 안정적으로 착륙할 수 있어야 한다.
록히드 XFV 시험기(사진=미 공군)
미국 노스럽 그루만 사는 이 사업에 응찰하기 위해 새로운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다. 구체적인 성능과 형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전에 공개된 개념도(위)와는 약간 다른 방식이라고 한다.
TERN은 고정익기면서 수직으로 이착륙하기 위해서 꼬리날개로 착륙하는 방식(tail-down)을 사용한다. 플라이트 글로벌 등 외신의 보도로는 노스럽 그루만의 제안은 대략 9m 너비의 날개를 가진 무인기로 두 개의 로터가 반대로 회전하는 이중반전 블레이드(contra-rotating blade)를 사용한다. 이는 1950년대 개발되었던 록히드 XFV와 비슷한 형식이다.
당시 이 시험기는 이륙은 그럭저럭 가능했으나 착륙 시 시야 확보가 매우 어렵고 안전성을 유지하기 어려워 결국 계획이 취소된 바 있다. 그런데도 다시 이 방식을 들고나오는 이유는 별도의 엔진이나 회전하는 프로펠러 같은 복잡한 구조를 취하지 않아서 가격을 저렴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꼬리 쪽으로 착륙하는 독특한 비행기의 구상이 60년 이상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실로 실현되는 셈이다. 그동안 기술이 크게 발전했고 작은 무인기인 만큼 착륙 시 안정성 확보도 상대적으로 쉽다. 그러나 목표만큼 성능이 나올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따라서 개발 성공 여부는 좀 더 기다려봐야 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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