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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臺 반도체 합치면 삼성될까?

[기타] | 발행시간: 2012.02.18일 09:10
[머니투데이 오동희기자][[기획]반도체 빅뱅(하)경쟁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

"일본 엘피다와 미국 마이크론이 합병할 경우 새로운 2위 사업자로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를 가질 것이다."

세계 D램 4위 업체인 일본 엘피다의 위기설이 퍼지면서 3위인 미국 마이크론과의 합병설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대만 1위 D램 업체인 난야까지 합병설이 퍼지고 있다. 뭉쳐서 생존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마이크론-엘피다 합병이 돌파구 될까=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의 마이크 하워드 D램부문 수석 애널리스트가 15일(현지시간) 시장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업계 3위와 4위가 결합할 경우 D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며 합병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워드 애널리스트의 주장 근거는 양사가 합병할 경우 월 생산할 수 있는 웨이퍼 규모가 37만 4000(WSPM: Wafer Starts Per Month)으로 전체 시장의 28%를 차지하며 생산 능력면에서 2위에 오른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가 43만 3000 WSPM으로 전체의 33%, 하이닉스가 30만 WSPM으로 23%다. 특히 과거 1위와 2위의 생산능력 갭이 10%포인트 정도였던 데 비해 5%포인트로 바짝 추격하며 위협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국내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부실기업들이 뭉쳐봐야 부실을 떨치기는 힘들 것이며, 한국 업체들과 경쟁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에서의 생존 키워드는 '큰 몸집'과 함께 '날렵한 기술'이 결합돼야 하기 때문이다. 전세계 생산캐파(능력)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33%이지만, 시장점유율은 45%인 점을 감안하면 생산능력과 더불어 기술력을 갖춘 생산성이 문제라는 얘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45%)와 하이닉스(21.5%)를 합치면 시장 점유율은 66.5%다. 마이크론(12%), 엘피다(12%), 난야(3.6%)를 포함해 나머지 전체를 합쳐도 33.5%로 시장 주도권을 쥐기가 쉽지 않다.

◇세 번째 찾아온 메모리 시장 지각 변동=1970년 미국 인텔이 D램 사업을 시작한 후 40여년간 D램 업계 패권은 미국(1970년대 인텔, TI), 일본(1984년, 도시바, NEC)을 거쳐 한국(1992년, 삼성전자, 하이닉스)으로 이어졌다. 지난 40여년간 D램 1, 2위였던 인텔과 TI가 시장에서 철수하는 1차 구조조정에 이어, 일본 D램 업체가 엘피다 1개사로 통합되는 '일본 중심'의 2차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최근의 변화는 지난 2007~2009년까지의 구조조정 시기였다. 2007년 D램 불황에 이은 2008년 리먼 사태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던 대만 D램 업체들이 구조조정 직전까지 갔다가 당시 업계 4~5위권이었던 독일 키몬다가 파산신청을 하면서 구조조정을 완료하지 못했다.

2009년 당시 대만 난야 등 6개사는 정부 주도로 '타이완반도체'라는 1개의 반도체 회사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다가 잠시 회복된 D램 시장 영향으로 무산됐다. 이 시기에 독일 키몬다는 파산을 신청했지만, 대만과 일본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연명'하면서 업계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그 후유증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진행돼야 할 때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상처는 더 곪아 톱클래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매번 D램 업계 구조조정 시기마다 D램 기업 수는 크게 줄어 지난 1980년대에 20여개에서 현재 10여개로 줄었으나 톱3를 제외하면, 대만 프로모스 등은 지난 두 분기 동안 실적발표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빈사상태에 빠졌다.

◇그들은 생존할 것인가=미국 마이크론, 일본 엘피다, 대만 난야 등 각국 1위 사업자들이 힘을 합쳐 생존을 모색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양상이다.

덩치만 키운다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1999년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합병한 후 양사의 점유율이 삼성전자를 일시적으로 앞질렀으나, 이내 제자리로 되돌아갔다. 통합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이후 4위까지 밀렸다가 생산성 혁신을 통해 2위 자리를 현재까지 굳건히 하고 있다.

우선 과도한 부채가 문제다. 엘피다는 지난 3분기말 기준 40억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다. 게다가 5분기 연속 적자다. 마이크론도 2분기 연속적자로 적지 않은 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합병시 이 부채는 마이크론에게 큰 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이닉스가 1999년 합병 이후 과도한 부채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마찬가지 이유다.

대만까지 합병에 가세할 경우 서로 다른 기술을 통합하는 것도 문제다. 현재 반도체 설계방식이 스택(회로를 쌓는 방식, 엘피다, 마이크론, 프로모스)과 트렌치(회로를 아래로 파는 방법, 난야, 이노테라)로 나뉘어 있어서 통합과정에서 생산량 감소와 시간 지연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20나노 공정을 적용한 D램을 생산했고, 하이닉스가 올 2분기 20나노 생산에 들어간다"며 "반면, 엘피다는 20나노를 개발했다고 하지만 생산을 못하고 있고, 마이크론은 오는 2분기에 30나노 D램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기술격차에 따른 생산성 갭을 줄이지 못해 위기탈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오동희기자 hu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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