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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콕] '남과 여' 고단한 삶에서 피어오른 격정의 멜로

[기타] | 발행시간: 2016.02.18일 10:06

[TV리포트=김수정 기자] 고단한 일상 한가운데 느닷없이 사랑이 찾아왔다. 예고된 사랑이 어디 있겠냐만, 오롯이 '남자'와 '여자'가 된 순간 쏟아진 뜨거운 사랑일수록 무방비 상태로 당할 수밖에 없다. 마치 교통사고처럼.

영화 '남과 여'(이윤기 감독, 영화사 봄 제작)는 직설적인 제목만큼이나 사랑 그 자체에 주목하는 작품이다. 단순한 욕정이든, 호기심에서 출발한 만남이든, 사랑이 시작하는 불가해한 순간에 방점을 찍는다. 그리고 사고처럼 들이닥친 사랑이 일상에 파고드는 순간, 두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짓는지에도 주목한다. 전작 '여자, 정혜'(05), '멋진 하루'(08),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11)에서 단순한 스토리로 일상과 남녀 사이의 미묘한 공기를 담아낸 이윤기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는 사랑, 그 본연의 감정이 빚어내는 모습을 스크린으로 소환했다.

잘 나가는 디자이너 숍 대표 상민(전도연)은 삶에 그 어떤 열의도 느끼지 못한다. 그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아들이 탈 없이 자라주기만 바랄 뿐. 번듯한 직장, 가정적인 의사 남편(박병은)을 뒀지만 일상에 활력을 잃은지 오래다. 기홍(공유)은 의부증 아내(이미소), 우울증 딸 앞에서도 인상 한 번 쓰지 않는 다정한 남자다. 마음 한 켠이 허전하지만 속내를 드러내는 데 미숙해 늘 애매한 표현을 쓴다.

고단하고 외로운 남녀가 아이들의 핀란드 국제캠프에서 우연히 만난다. 북쪽의 캠프장을 향해 동행하던 중 폭설로 도로가 끊기고 아무도 없는 숲 속의 오두막에 잠시 머무른다. 몸도 마음도 노곤해지던 순간 두 사람은 뜨겁게 사랑을 나누고 통성명도 하지 않은 채 헤어진다. 8개월 뒤 핀란드에서의 꿈결 같은 하룻밤을 잊고 일상으로 돌아온 상민 앞에 기홍이 나타난다. '남과 여'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영화는 불륜을 그린 여타 다른 작품처럼 두 사람을 가로막는 세상의 편견이나 죄책감에는 관심 없다. 대신, 불가항력적으로 서로에게 끌리는 상민과 기홍의 모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응시한다. 격정적인 베드신과 마치 연애 초기 커플을 보는 듯 설레는 장면들이 교차하는데, 전도연과 공유는 전혀 다른 두 질감의 장면들을 이물감 없이 소화해냈다. 전도연을 지긋이 바라보는 공유의 눈빛, 그런 공유의 손을 말없이 잡는 전도연의 모습이 애틋함을 안긴다. "근육을 줄였다"던 공유의 탄탄한 등근육도 놓칠 수 없는(?) 이 영화의 미덕.

하지만 두 남녀가 서로에게 그토록 끌리는 이유에 마음으로 공감하긴 힘들다. 사회적 편견을 뛰어넘고 서로에게 빠져드는 두 사람을 그린 '캐롤'(토드 헤인즈 감독)이 끌림 그 찰나의 순간을 기가 막히게 포착한 것을 상기해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격정적인 장면마다 비장하게 흘러나오는 음악도 종종 몰입을 방해한다.

매 작품 유독 차 안에서의 감정신이 많았던 이윤기 감독은 '남과 여'에서도 실내 차량신에 공을 들였다. 특히 영화의 엔딩에 핀란드 택시 운전기사로 '과거가 없는 남자'(02)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카티 오우티넨이 등장해 짧지만 강한 여운을 남긴다. 전도연과 카티 오우티넨, 두 칸의 여왕의 투 샷만으로도 영화팬들에겐 잊지 못할 명장면으로 기억될듯하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정선경 역시 반갑다.

115분, 청소년 관람불가, 2월 25일 개봉.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남과 여' 포스터 및 스틸

TV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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