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경기침체에 시달려온 중국 동북3성이 올해부터 중앙정부의 지원 하에 옛 공업기지 진흥을 위한 산업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랴오닝·지린·헤이룽장 성 등 통칭 '동북3성'(東北三省)은 신중국 수립 이후 1990년대까지 제철·군수·중공업 중심으로 '중국의 공장' 역할을 했으나 2000년대 이후 산업구조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경제성장률 순위에서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중국 지도부는 전체 인구의 8%, 국내총생산(GDP)의 9%를 차지하는 동북3성의 진흥 없이는 국가 전체경제의 도약이 힘들다고 판단하고 작년 말 '동북지방 등 옛 공업기지 전면 진흥에 관한 의견'(이하 의견)을 발표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작년 7월 말 랴오닝성 선양을 방문한 자리에서 동북지역의 옛 공업기지 진흥을 강조한 바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심의·확정한 '의견'은 동북3성이 날로 변화하는 기술혁신을 따라잡지 못하고 과거 우세를 보인 산업에 매달려있다면서 산업 구조조정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과잉 생산되는 철강 등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장비제조업 중심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거듭날 것을 주문했다.
또 동북지방 발전에 다소 어려움과 문제점이 있으나 옛 공업기지 진흥 가능성이 높아 개혁을 적극 지원하고 돕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국무원은 최근 석달새 동북3성에 '국가급 신구'(新區·개발구) 2곳의 설립을 비준하고 진흥 선행구를 건설토록 행정적인 뒷받침에 나섰다.
작년 12월 헤이룽장성이 건의한 '하얼빈신구' 설립을 비준한 데 이어 올해 음력설 직후 지린성이 건의한 '창춘신구' 설립을 연달아 비준했다.
각각 중국의 16·17번째 국가급 신구로 지정된 하얼빈신구와 창춘신구는 산업 구조조정을 주도하면서 중앙정부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을 실행하는 거점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동북3성의 맏이 격인 랴오닝성도 정부정책에 힘입어 앞으로 5년 동안 옛 공업기지 진흥발전 선행구 건설에 나서 스마트장비, 로봇, 항공우주장비 등 장비제조업을 발전시키는 데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의견'은 비록 최근 수년간 이들 3성의 경제성장률이 전국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으나 취업률, 물가, 수입 등의 지표에서 안정됐고 경제발전의 요소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헤이룽장성과 하얼빈시는 493㎢ 규모의 신구 지정을 계기로 대외개방을 가속화하고 입주기관·기업에 대해 금융·조세 등 정책지원을 베풀어 특색있는 경제성장 및 문화관광지역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창춘신구 역시 혁신경제발전시범구, 동북진흥 신단계 성장동력, 두만강 국제협력개발 거점, 산업시스템개혁 선행구 등으로 조성해 고등교육 과학연구 등 혁신의 중심지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들 3성은 중앙정치국의 '의견' 문건에 대해 공무원들이 철저히 학습해서 옛 공업기지 진흥의 의의와 필요성을 익히도록 했다.국무원은 동북3성의 산업·경제 진흥이 국가경제 발전을 뒷받침해야 한다면서 동북은 세계적 경쟁력을 지난 장비제조업을 바탕으로 시장경제 및 신창타이(新常態)에 맞는 산업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산업구조 전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