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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국민노총 탄생 배후가 MB라 믿나"

[기타] | 발행시간: 2012.05.29일 09:00
“노조는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개인의 꿈과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순수한 운동을 펼쳐야 합니다. 그래서 노조의 역할이 개인의 권익 보호는 물론 양극화 해결과 기업 발전까지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제3 노총으로 불리는 국민노동조합총연맹(국민노총)의 정연수 위원장은 “이제 노동운동이 과거를 돌아보기보다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노동사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한 획을 그었다면 국민노총이 탄생하면서 새 노동운동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양대 노총의 아성에 국민노총이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지만 정 위원장은 “상대를 무너뜨리기보다 새로운 둑을 쌓는 방식이 국민노총의 전략”이라고 말한다.

“가장 진보적이어야 할 노동조합이 뿌리 깊은 관료적 행태를 보이면서 국민으로부터 외면받은 일이 종종 있었지요. 또 이념투쟁에 몰입돼 정작 노조가 해야 할 역할을 도외시해온 것도 사실입니다.”

정 위원장은 “새 노조는 노동자를 섬기는 자세로 국민 앞에서 실력과 전문성으로 검증받을 각오가 돼 있다”며 “복수노조의 시대는 노동계의 분열이 아니라 새로운 통합된 큰 틀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연수 국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데일리안

지난해 11월 설립된 국민노총은 태동기에 198명에 불과한 산별연맹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국민노총으로 옮겨가는 근로자에게 전별금을 안 주는 조직의 관행에 소송으로 대항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노조원 2000명을 확보하는 기록도 남겼다.

정 위원장은 “국민노총에 들어오는 조직원들 대부분이 기성 노총 산하에서 피폐하거나 그들의 부패와 비리에 실망해 돌아선 경우였다”며 “하지만 오래된 노동계의 전력 구조상 노총 설립부터 엄청난 견제를 받은 것도 사실”이라고 회고했다.

일부 버스회사에서 새 직원을 채용하면서 사장은 물론 노조위원장까지 돈을 받아챙길 정도로 노조가 부패했는가 하면, 모 항공사에선 국민노총에 가입한 간부를 지방으로 발령내면서 압박을 가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새 노조에 대한 열망이 불붙으면서 3만명이 채 안 되는 숫자로 시작한 국민노총의 회원 수는 6개월만에 4만명 이상으로 확대됐다. 현재 국민노총에는 모두 110개 노조가 가입해 있으며 작년 4월 민주노총을 탈퇴한 서울지하철노조가 주도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기존 노총이 사회의 기득권을 쟁취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집착하는 것을 보면서 이를 경계하는 것을 대원칙으로 정했다”며 “국민노총은 사회 양극화 문제를 진단하고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을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700만 노동자 중 양대 노총에 가입한 비율은 7%에 불과하지만 현재 두 노총이 모든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정 위원장은 “국민노총은 노조조차 설립하지 못하는 가장 낮고 어려운 곳에서 더욱 강력한 힘을 결집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국민노총은 현재 보건의료 산별노조를 조직 중이다. 직원이 몇 안 되는 개인병원의 간호사, 간병인들의 적은 임금과 사회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정 위원장은 “60만~70만명에 이르는 개인병원의 간호사·간병인들이나 40만~50만명에 달하는 법인 대리점 소속 보험설계사들의 경우 사실상 권익을 보호할 사회장치가 전무한 실정”이라고 했다.

“보험설계사의 경우 월 100만원 남짓 수입으로 생계가 불안정한 데도 거대한 조직에서 모집 수당을 다단계식으로 운영하거나 처음 설계 수가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아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할 사안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 정연수 국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데일리안

정연수 위원장은 지난 1988년 서울지하철노조 1대와 2대 법규부장을 맡으면서 당시 지하철공사 사장은 물론 이사진에 육·공군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전횡을 일삼은 사실을 국감에서 고발한 장본인이다.

“국감에 나가기로 결심하고 사전에 당시 노무현, 서석재 의원을 미리 만나 증언 보장을 약속받았어요. 사장과 감사가 모두 육군 소장 출신인데다 이사진에 군 출신 인사들이 포진해서 그들이 데리고 온 인사들을 기술부서와 행정부서에 투입시키는 전횡을 고발한 것이지요. 이들 모두가 국감 이후 옷을 벗었습니다.”

정 위원장은 사실 민주노총을 설립할 목적으로 사전에 구성된 서울지역 노동조합협의회를 이끌던 주역이기도 하다. 서울지하철노조가 주도해서 민주노총을 탄생시킬 당시 법규부장을 맡아 대활약을 펼친 것이다.

이후 정 위원장은 2007년 복수노조 도입을 앞두고 국민노총을 구상했다. ‘부단한 진보를 위해선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정신에 따라서다. 그는 일치감치 2005년 지방공기업 연맹을 만들어서 복수노조를 준비했다. 이후 한차례 복수노조 도입이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노총 구상을 멈추지 않았다.

“기존 양대 노총이 20년 이상 대립과 갈등의 역사를 남겼습니다. 이대로는 절대로 노동계에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어요. 노조의 주인운동 없이는 자아실현이 안된다고 봤고, 이런 정신을 노동운동에서 살려나갈 결심을 한 겁니다.”

정 위원장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간 노총 설립 배후에 이명박 정부가 있다는 루머를 퍼트린 세력에 대한 일갈도 잊지 않았다. 그동안 허위사실을 공표한 개개인에 대해 이미 공식 공문을 보내는 방식으로 응수해온 터다.

“국민노총의 탄생과 관련해 허위 소문이 퍼진 것에 대해 억울한 마음이 없지 않다”고 말하는 그는 “허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선 언론중재위에 회부해서 사과를 받은 일도 있지만, 정부가 배경에 있다면 지금 국민노총에 대기업 노조나 공무원 노조가 못 들어오는 이유가 뭐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현대사회에선 자아실현의 욕구가 최고인 만큼 노동운동도 ‘인간 중심의 사회’를 실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철학이 국민노총을 탄생시켰다”면서 “이를 위해 노조가 기업경영을 보다 투명하게 만들고, 기업의 도덕성을 높이고, 나아가 사회공헌을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지금 국민노총에 문을 두드리는 조직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상처받고 소외된 곳이 대부분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노동운동이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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