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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국 기업 사냥 거세졌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07.27일 11:03
카카오톡 이어 웅진코웨이까지

  (흑룡강신문=하얼빈) 최근 한국의 가정주부 최모(54)씨는 신문을 보다 깜짝 놀랐다. 한국의 웅진코웨이가 중국 기업에 인수된다는 소식이 신문 1면을 장식했기 때문이다. 웅진코웨이는 한국 정수기시장 1위 업체. 주부들 사이에서 웅진코웨이는 삼성전자나 LG전자만큼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최씨 역시 집에서 정수기를 비롯해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 등을 사용 중이다. 웅진코웨이의 가정방문판매원인 '코디'는 정기적으로 집을 찾아와 공기청정기의 필터관리 등을 해준다. 최씨는 "웅진코웨이가 중국 기업으로 넘어가면 계속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하이얼,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거론

  최근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사냥 움직임이 거세다. 웅진코웨이, 카카오톡 등 한국의 대표기업들이 먹잇감이다. 최근 중국 전자업체 캉자(康佳·콘카)가 인수를 타진 중인 웅진코웨이는 한국 정수기시장 1위 업체다. 지난 4월 중국의 IT기업 텅쉰(騰訊·텐센트)이 지분을 매입한 카카오톡은 한국 내 사용자만 4200만명을 넘는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다.

  중국 광둥성 선전에 본사를 둔 캉자는 TV, 휴대폰, 셋톱박스를 비롯해 냉장고, 세탁기, 전기밥솥, 더우장(豆醬·콩국)기 등 IT기기부터 생활가전까지 생산하는 종합 전자업체다. 해외에서는 '콘카(Konka)'라는 영문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다.

  캉자는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직후인 1980년, 중국과 홍콩이 51 대 49로 지분을 나눠 갖는 최초의 중외(中外)합자 가전기업으로 출범했다.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의 지도통제를 받는 투자회사 화교성(華僑城)그룹이 최대주주다. 사실상 중국 국유기업이 웅진코웨이 인수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캉자는 약 1조1500억원(한화)을 들여 웅진코웨이 지분 31.8%를 인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캉자와 웅진은 해외에 지분 55 대 45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웅진코웨이를 인수하고 각각 중국 사업과 한국 사업을 나눠 맡을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텅쉰은 지난 4월, 720억원(한화)을 투입해 카카오톡 지분 13.8%를 인수하고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중국의 유명 IT 최고경영자(CEO)인 마화텅(馬化騰)이 이끄는 텅쉰은 중국 최대의 인터넷·모바일 메신저 회사다. 텅쉰의 QQ메신저는 가입자 7억명이 넘는 중국 최대의 인스턴트 메신저다. 텅쉰의 모바일 메신저인 웨이신(微信)은 중국판 트위터인 신랑(新浪·시나) 웨이보(微博)를 능가할 만큼 급성장을 거듭했다. 2011년 1월 첫 서비스를 시작한 웨이신은 지난 4월 사용자 1억명을 돌파했다.

  하이얼(海爾)도 매물로 나와 있는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의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산동성 칭다오에 본사를 둔 하이얼은 중국 최대의 백색가전 기업이다. 세계 냉장고시장 1위 업체이기도 하다. 최근 우여곡절 끝에 롯데쇼핑에 인수된 하이마트 인수전 때도 하이얼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2000년 초·중반 인수 열기 방불

  최근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인수열풍은 지난 2000년대 초·중반 노무현 정부 때의 인수합병 열기를 방불케 한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은 중국 정부가 2003년을 기점으로 '인진라이(引進來)'에서 '저우추위(走出去)'로 산업정책을 전환하며 시작됐다. 외국 기업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대신, 자국 기업을 '밖으로 내보낸다'는 정책적 대전환이었다.

  이에 따라 2003년 중국의 IT기업인 징동팡(京東方)은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의 LCD 부문인 하이디스를 인수했다. 2004년에는 중국의 상하이(上海)자동차가 같은 중국 기업인 란싱(藍星)을 제치고 경영난에 시달리던 쌍용자동차를 인수해 갔다. 또 같은해 9월에는 중국의 국영 석유회사인 중화(中化·시노켐)가 인천정유(현 현대정유)를 인수하는 계약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국가 기간산업인 정유산업까지 중국에 넘어간다'는 비난에 결국 매각이 무산됐고, 2005년 SK가 인천정유를 인수하며 중국 기업의 인수합병 열기는 잠잠해졌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극단적인 어려운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의 입질이 부쩍 늘어났다. 특히 2009년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가 '10대 산업 진흥정책'을 발표하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기업 중심으로 구조개편을 추진하고 글로벌 인수합병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직후 더욱 급격화되는 추세다. 여기에 더해 한국 산업의 근간인 전자와 IT 업종에까지 중국 자본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웅진코웨이 환경기술 매력적"

  일단 웅진코웨이 인수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캉자는 제품 라인업을 대폭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 전병서 한국 경희대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전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는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토양, 공기, 물 등 환경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웅진코웨이처럼 환경 관련 기술이 있는 기업이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매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만 해도 캉자는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다. 1992년에는 선전 증시에 상장했다. 1995년에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중국을 방문한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캉자의 생산라인을 보여줄 정도였다. 지난해 방중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에게 난징의 슝마오(熊猫·판다)전자를 보여준 것과 비슷했다.

  하지만 캉자는 2000년대 들어서 하이얼, 화웨이(華爲), 하이신(海信·하이센스), 메이디(美的·미디어) 같은 경쟁업체들에 비해 성장이 더뎠다. 지금은 주력 제품인 TV의 시장점유율도 하이신, 촹웨이(創維·스카이워스), 창홍(長虹), TCL 등에 밀린다. 캉자가 지난해 올린 매출은 3조7000억원(한화)가량으로, 화웨이나 하이얼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 TV시장 1위 기업인 하이신은 2006년 커롱(科龍)의 지분 26.4%를 인수했고, 2006년 창홍은 백색가전업체 메리링(美菱)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2008년에는 메이디가 샤오톈어(小天鵝·리틀스완)의 지분 24%를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이 활발했다. 이러한 중국 내부의 인수합병전에서 캉자는 비켜서 있었는데, 이번에 웅진코웨이 인수 소식이 나온 것이다.

  앞서 웅진코웨이는 2003년 하이얼과 판매제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중국 기업과 일해본 경험이 있다. 웅진이 하이얼 측에 정수기와 비데 등을 공급하고, 하이얼은 웅진 측에 식기세척기를 비롯한 냉장고, 세탁기 등을 공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캉자와 웅진코웨이 역시 인수합병이 최종 성사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협력관계로 나갈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1만4000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방문판매조직인 웅진코웨이의 ‘코디’를 이용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견제를 우회돌파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제조사가 전속 대리점과 AS점을 운영하는 국내 가전유통시장의 폐쇄적 구조로 인해 중국 전자업체들은 가격공세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다.

  "위안화의 힘… 한국 기업 저렴"

  현재 한국의 업계와 학계 등에서는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 인수에 나선 이유를 다각도로 분석 중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넘치는 돈이 꼽힌다. 전병서 교수는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여력이 없는 틈에 중국 기업이 인수합병에 나선 것은 위안화의 힘"이라며 "중국 기업들이 인수합병에 나선 것은 한국 기업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한국은 오히려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월 대만의 홍하이(鴻海)는 일본 샤프의 지분 10%를 인수했다. 홍하이는 중국에서 폭스콘이란 자회사를 통해 아이폰, 아이패드를 위탁생산하는 세계 최대 IT 위탁생산업체다. 2009년에는 중국의 전자유통업체인 쑤닝(蘇寧)이 일본의 가전유통업체 라옥스의 지분을 인수했다. 지난해는 하이얼도 일본 산요(三洋)의 백색가전 부문을 인수했다.

  한국 기업 인수는 일본 기업에 비해 자금부담도 덜한 편이다. 일본 기업의 경우 엔화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몸값 부담이 커진 상태다. 김익수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사들이는 중국, 팔리는 한국'저자)는 "위안화가 절상되는 반면 한국의 원화는 그간 상대적으로 절하된 터라 한국 기업들의 몸값이 많이 싸진 편"이라고 밝혔다.

  반면 정보통신(IT)과 관련한 스마트폰, 인터넷, 모바일게임, 보안솔루션 업종 등에서는 한국 기업이 일본 기업을 능가하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된다. 또 "에너지 등 일부 리스크가 큰 업종의 경우 중국 수출입은행 등 정부 차원에서 외국기업 인수합병에 필요한 금융지원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 김익수 교수의 설명이다.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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