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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100억 제작비 어디로 갔나

[기타] | 발행시간: 2012.08.22일 13:22
- < 신의 > , 김종학-송지나 작품 맞나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드라마 공감] 과연 이것이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의 합작품이 맞는 것일까. < 신의 > 가 주는 실망감은 과도한 기대 때문이 아니다. 물론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가 손을 잡았다는 점, 이들이 지금껏 시도하지 않았던 타임슬립 소재로 사극과 의학드라마의 퓨전을 다뤘다는 점, 김희선과 이민호 같은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는 것(연기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지명도에 대한 기대다), 게다가 100억 대의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라는 사실이 주는 기대감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 신의 > 의 실망감은 기대치가 너무 커서 거기에 못 미쳤기 때문에 생긴 게 아니다. 이것은 타이틀 롤이 무색하게 기본 자체가 되어 있지 않은 드라마가 주는 실망감이다. < 신의 > 는 연출에서도 대본에서도 연기에 있어서도 그 어느 것 하나 어설프지 않은 것이 없는 졸작이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소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CG는 어색하기 이를 데 없고, 사극의 질을 담보하는 미술이나 조명은 너무 조악해서 마치 중국 B급 무협드라마를 보는 것만 같다. 특히 100억대의 작품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작은 스케일과, 애니메이션 처리된 장면들은 그것이 하나의 연출이라기보다는 제작비를 아끼기 위한 방편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연출의 문제만이 아니다. < 신의 > 는 대본에 있어서도 송지나 작가의 작품이 맞는가 싶게 구성이 어설프다. 기황후의 오빠로 고려를 쥐락펴락하는 권력자 기철(유오성)과 최영(이민호)의 대결구도도 막연히 정치적인 대립만이 이해될 뿐, 그다지 감정을 끌어낼만한 팽팽한 긴장감이 생겨나지 않는다. 공민왕과 그 일행들이 원나라를 빠져나오는 과정도 밋밋하기 이를 데 없다. 너무나 전형적인 캐릭터 역시 매력을 갖기 어렵다. 공민왕(류덕환)의 정치적 입장이나 최영과의 관계 역시 뭔가 특별한 사건이 없이 대사로 일관되다 보니 너무 설명적으로 만들어진 느낌이다.

이런 연출과 대본 위에서 연기가 살아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게다가 < 신의 > 는 타임슬립을 장치로 의학드라마와 사극을 퓨전한 작품이다. 연기가 호락호락할 수 없다. 이야기가 허공에 붕 떠 있기 때문에 자칫 연기 또한 현실감이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사극이 가진 진중함과 진지함이, 현대에서 타임슬립으로 넘어간 신의 유은수(김희선)의 엉뚱하고 가벼운 코믹한 상황과 부조화를 이룰 수 있다. 최영의 진지함이나 유은수의 엉뚱함이 부딪치면서 양측이 모두 과장되게 보여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민호나 김희선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연기를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민호는 < 시티헌터 > 를 통해 보여주었던 그 진지함을 보여주고 있고, 김희선은 확실히 자신이 늘 보여주던 그 비슷한 이미지를 던져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연기는 연기자 혼자 하는 게 아니다. 그것이 어떤 대사와 어떤 영상연출로서 보여지느냐에 따라 연기의 질감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최민수가 까메오로 등장하고 유오성이 홀로 단단한 악역을 보여준다고 해도 그 효과가 잘 드러나지 않는 건 어설픈 대본과 연출 때문이다.

안타까운 얘기지만 < 신의 > 는 과거 블록버스터 드라마의 참극이었던 <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 를 떠올리게 만든다. 100억대의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 드라마라고 했지만 그 액수가 무색하게 거의 B급 드라마가 되어버린 졸작. 몇몇 잘 나가는 한류스타를 세워두고 제작비를 투자받는 것으로 작품과는 별개로 수익을 노리곤 했던 무늬만 한류 드라마들은 왜 반복해서 나오고 있는 것일까.

< 신의 > 를 드라마의 완성도와 거의 동급으로 여겨지곤 했던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가 만들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어째서 이런 조악한 드라마가 만들어졌던 것일까. 이제 고작 4회가 지난 것이지만 이러한 섣부른 비판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의학드라마로서의 전문적 디테일도 잘 보이지 않고, 거의 무협지 같은 내용으로 사극으로서의 면모도 잘 보이지 않는 < 신의 > 에서 그 어떤 진정성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100억 대의 제작비까지 들여가며 만들어졌다는 < 신의 > 는 도대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 것일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엔터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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