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연기로 병역 면탈을 시도한 혐의를 받았던 래퍼 '라비'가 결국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같은 재판을 받은 래퍼 '나폴라(31 최석배)'는 징역 1년이라는 실형을 면치 못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7단독은 지난 10일 오후 병역법 위반 및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라비와 나폴라 등 총 9명에 대한 선고를 진행했다. 검찰은 앞서 라비에게 징역 2년, 나폴라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이들의 실형 여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었는데 결국 나폴라만 징역 1년이라는 실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래퍼 라비는 병역 브로커인 구모씨와 공모해 가짜 뇌전증 환자 행세를 했다. 라비는 구씨를 통해서 '뇌전증 환자 시나리오'를 받고, 실신 연기를 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담당의는 '증상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진단을 내렸지만, 라비는 이를 무시하고 약 처방을 요구했다. 이를 통해 라비는 약물 치료 의견을 받아냈으며 병역 면제를 시도했다. 2021년, 라비가 '뇌전증 의심 진단서'를 병무청에 제출하자 브로커는 라비에게 "굿, 군대 면제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기뻐했다.
라비는 결국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고 지난해 10월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하고 있었다. 라비는 최후변론을 통해 그가 병역 면제를 '할 수 밖에 없었던' 나름의 이유를 호소했다.
1박2일 통해 쌓은 이미지, 와르르 무너져
사진=라비 인스타그램
그는 "당시 저는 회사에서 유일하게 수익을 창출하는 아티스트. 또 코로나19로 인해 그 전에 계약했던 것들이 늦춰지고 있던 상황. 그 상태로 복무를 하게 되면 거액의 위약금이 발생하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 나폴라는 "음악으로 성공하고 싶어 한국으로 왔고, 미국 문화에 익숙해져 있던 저에게 한국 문화는 낯설었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인기를 얻었는데, 어렵게 얻은 인기라 너무 소중했다"고 말했다.
나폴라는 우울증 증상 악화를 가장해서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으려고 시도했다. 그는 지난 2019년에는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으며 2020년에 또 한번 대마초에 손을 대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나폴라는 사회복무요원 배치 이후에도 141일동안이나 출근하지 않았다.
라비는 2012년 병역관련 신체검사에서 3급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대학교 재학, 천식, 피부질환 등을 이유로 대가며 복무를 계속 미뤄왔다. 만 28세에는 더이상 병역 연기신청이 불가능했고, 서울지방병무청 측에 '추후 입영을 충실히 하겠다'는 서약서 또한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누리꾼들은 "라비는 1박2일로 그렇게 이미지 좋게 끌어올려 놓더니 이게 무슨 나락이냐", "소중하게 얻은 인기인 만큼 소중하게 지켰어야지", "잘가라 멀리 안나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