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율 30~40%에 그치고
비용대비 차별성 떨어져
연내 양산 놓고 고심중
내년으로 계획 미뤄질듯
삼성과 LG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플렉서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양산에 대해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양사는 수율(생산과정에서 발생한 불량품을 뺀 정상제품 비율) 확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본격 투자를 내년으로 미루는 분위기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경기 파주에 위치한 AMOLED 생산라인인 'E2'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 라인으로 전환한다는 기존 계획 이행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4분기까지 E2에 장비 반입을 완료하고 양산 수율을 높인 이후 경북 구미의 6세대 저온폴리실리콘(LTPS) 라인 일부를 플렉서블 AMOLED 라인으로 전환해 내년 3.4분기에 본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AMOLED 양산 시점은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E2를 플렉서블 AMOLED 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을 여전히 검토 중"이라며 "경북 구미의 6세대 저온폴리실리콘(LTPS) 라인을 플렉서블 AMOLED 라인으로 전환해 양산에 돌입하는 시점도 내년 하반기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충남 탕정에 건설 중인 신규 5.5세대 AMOLED 생산라인인 'A3' 양산을 내년으로 연기하며 플렉서블 AMOLED 사업에 대한 속도 조절에 돌입했다. A3 라인에는 플렉서블 AMOLED 전용라인이 설치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A3 건물 완공은 올해 중 가능하지만 클린룸 설치와 내부 마감, 장비 반입 등 양산을 위한 조치는 내년에나 결정될 것"이라며 "당초 A3는 올해 상반기 중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조수인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지난 5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디스플레이의 날 기념식에서 플렉서블 AMOLED 진척 사항에 대해 "연구 중"이라고만 짧게 언급했다. 올 초까지 조 사장은 연내 플렉서블 AMOLED 출시가 가능하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플렉서블 AMOLED에 대한 속도조절에 나선 것은 수율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플렉서블 AMOLED의 양산 수율은 30~40% 수준으로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낮은 수율은 유기물을 밀봉하는 봉지 공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플렉서블 AMOLED에서는 봉지 공정에서 유리 대신 플라스틱 필름 형태의 박막을 사용한다. 플라스틱 소재는 유리 대비 온도와 습도 등 외부 특성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또 현 기술 수준으로는 생산 비용에 비해 기존 패널과 차별성이 떨어지는 점도 제조업체들이 플렉서블 AMOLED 사용을 꺼리는 이유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양산이 가능한 플렉서블 AMOLED는 완전한 형태의 휘어지는 제품이 아니고 깨어지지 않는 수준으로 기존 패널 대비 두께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며 "문제는 AMOLED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등도 무게와 두께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