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시스】김도란 기자 = 남자친구와 싸운 뒤 4층짜리 다세대주택 옥상에서 뛰어내린 10대 여성을 경찰관이 맨손으로 받아 생명을 구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0시27분께 "남자친구와 싸웠다. 내가 죽거든 남자친구에게 연락해달라"는 112신고가 경기지방경찰청으로 접수됐다.
경찰청은 휴대폰 위치추적을 통해 수원 세류동 부근에서 신고된 것을 확인하고, 20여분 후 4층 짜리 다세대주택 옥상 난간에 서 있는 A(16·여)양을 발견했다.
출동한 수원남부경찰서 세류파출소 소속 최대훈(33) 순경은 소방 관계자들이 건물 아래에 대형매트(가로·세로 2m) 2개를 설치하는 사이 A양을 설득했다.
20여 분 뒤 A양의 남자친구 최모(24)씨가 도착해 옥상으로 올라가 A양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A양은 손을 내미는 남자친구를 뿌리치고 건물 아래로 뛰어내렸다.
이 순간 건물 아래에 있던 최 순경은 몸을 던져 빌라 앞 차량 위로 떨어지는 A양을 두 손으로 받아냈다. 최 순경의 손을 거쳐 바닥에 떨어진 A양은 하반신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최 순경은 당시 충격으로 오른팔과 손가락 일부를 다쳐 깁스를 했다.
최 순경은 "A양이 뛰어내린 순간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한가지 생각만 들었다"며 "조금 다치긴 했지만 한 생명을 구했다는 것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다시 이런 경우가 발생한다 해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며 "A양이 빨리 회복해 다시는 나쁜 생각을 하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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