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인터넷 불법대여 판쳐…무등록 많아 피해 속출
# 지난 8월 벤츠 SL55를 타고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을 드라이브하던 양 모씨(26). 부러워하는 타인들의 여성 시선을 즐기는 사이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운전석 쪽 문이 부서졌다. 본인 차량처럼 보였지만 양씨가 타고 있는 벤츠는 인터넷 카페에서 1일 대여금 20만원을 주고 빌린 차였다. 불법으로 대여된 차량이다 보니 보험처리도 안 돼 결국 수리비로만 100만원을 추가 지출해야 했다.
20대들의 허영심을 이용해 고급 외제차를 불법으로 대여해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불법으로 외제차 등을 대여한 혐의(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로 카페 운영자 임 모씨(28) 등 48명을 붙잡았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일반 외제차부터 시가 3억원 상당의 고급 스포츠카까지 하루에 일정액을 받고 빌려주는 식이다. 대여사업자 등록은 하지 않은 상태라 불법이었고 보험처리도 안 되지만 일당은 "보험처리가 다 된다"고 유인했다.
임씨 등 9명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 슈퍼카 개인렌트 카페의 경우 가입자가 4700여 명에 달했다. 주로 20대 남성들이 대여료가 싼 외제차들을 많이 빌렸다. 가장 대여가 많이 이뤄진 차는 벤츠 SL55로 보통 할인 등을 이용해 하루 20만원 정도에 빌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하루 대여료만 100만원가량인 슈퍼카를 빌리는 사람도 있었다.
천현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팀장은 "다른 사람들에게 `잘나가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심리를 악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페 운영자들은 총 33명의 슈퍼카 소유주들에게 위탁받은 차량으로 단 9개월 만에 약 500명에게서 3억원가량을 벌어들였다.
매일경제 [윤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