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파워볼 복권 1등에 당첨된 마크 힐과 신디 힐 부부(ⓒ뉴욕데일리뉴스 캡쳐)
미국 복권 발매 사상 두 번째로 큰 당첨금 액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파워볼 1등 당첨자가 미주리주 디어본에 사는 50대 부부로 확인됐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1등에 당첨된 행운의 주인공이 미주리 주 디어본에 사는 신디 힐(51)과 남편 마크 힐(52)이며 이 같은 사실을 미국 복권국에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1등 전체 당첨금 5억8800만달러(약 6300억원)를 애리조나주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1등 당첨자와 절반씩 나눠 갖게 된다. 아직까지 애리조나 당첨자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힐 부부는 남편이 육류 공장에서 일해 벌어오는 돈으로만 생활해 왔다. 성인이 된 자식 세 명과 5년 전 중국에서 입양한 여섯 살 된 딸을 키우며 살고 있다.
신디는 당첨 사실에 대해 "우리는 아직도 지금 일어난 일에 매우 놀란 상태다"라며 "이게 꿈만 같아 아직도 뭘 살지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행운의 복권은 아내 신디가 한 편의점에서 기계가 자동으로 번호를 뽑아주는 '퀵픽'(Quick Pick) 방식으로 구입한 2달러(약 2200원)짜리 복권 5장 가운데 하나다. 당첨 사실 역시 신디가 지난 목요일 아침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뉴스를 확인한 후 직접 차 안에서 복권의 번호를 맞춰 알게 됐다.
그녀는 기자회견에 나와 "복권 번호가 들어맞자 온 몸을 떨기 시작했고 믿기지 않아 스스로에게 '이 번호가 정말 맞기는 한 걸까'라고 계속 되물었다"며 "남편 마크에게 전화해 심장이 멈출 것 같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힐 부부는 '일시불 지급' 방식으로 1억9250만달러(약 2100억원)를 수령했다. 세금을 모두 제하고 나면 총 1억3650달러(약 1480억원)를 현금으로 손에 쥐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어마어마한 돈을 쥐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그들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편 마크가 현재 직장을 관두기로 결정하기는 했지만 디어본을 떠나지 않고 아이들과 평범한 일상을 즐기며 살 계획이다.
또한 당첨금 일부를 자선단체와 지역 고등학교 장학기금에 기부하고 친인척 대학 학자금으로도 쓰기로 결정했다. 경제적 여유가 생긴 만큼 중국에서 자녀를 한 명 더 입양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자녀들도 복권 당첨으로 인해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가장 기대하고 있다. 힐 부부의 딸 제이든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조랑말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힐 부부는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마크는 2년 전 직장이 문을 닫아 한동안 일자리가 없었으며 최근에서야 공장 일을 구했다. 아내 신디도 사무직원으로 일하다 2년 전 해고됐다.
이렇게 힘든 경제적 상황 속에서도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입양아까지 키워온 것이다. 신디는 "지금까지 정말 힘들 때도 있었지만 이제 살았다"고 안도했다.
한편 아직 확인되지 않은 애리조나주의 또 다른 주인공은 추첨일로부터 180일 안에 복권국에 신고해야 당첨금 수령이 가능하다.
미국 복권 역사상 최고 당첨금액은 지난 3월 메가 밀리언 복권이 기록한 6억5600만달러(약 7400억원)이다. 이 당첨금은 일리노이, 메릴랜드, 캔자스주에서 3명의 당첨자가 나와 각각 2억1866만달러(약 2500억원)씩 나눠가졌다.
머니투데이 이호기 국제경제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