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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직시 못 해서, 한국 독자 로켓개발 결국 10년 허송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격… 충격

[기타] | 발행시간: 2013.02.01일 03:05
[로켓 자력개발, 이제 시작이다] [2]

어떤 나라도 엔진 기술은 주지 않는다는 현실 직시 못해

러시아, 한국 전문가들은 1단 엔진 근처에도 못가게 해

"정상적인 국가라면 4~5년 안에 시험용 엔진은 만들어"

지난 30일로 나로호 프로젝트는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부터는 우리 기술로 액체 연료 로켓을 만드는 '한국형 발사체' 프로젝트가 본격화된다. 한국은 그러나 액체 연료 로켓에 관한 한 10년 전의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야 하는 처지다. 러시아에서 액체 연료 로켓을 그대로 들여오는 형태로 나로호 개발이 이뤄지면서 2002년 국산 액체 연료 로켓을 개발하던 연구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독자 개발에 필수적 인프라인 로켓 엔진 연소 시험장도 굳이 지을 필요가 없었다. 그렇다고 러시아로부터 액체 연료 로켓 엔진 기술을 배울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박태학 단장은 "나로호는 한국형 발사체와는 관련이 없다. 사실상 맨땅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만약 그때부터 독자 개발을 계속 추진했다면 어땠을까. 지금처럼 10년을 허송하고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세대 윤웅섭 교수(기계공학)는 "나로호를 만들더라도 독자적인 액체로켓 개발은 병행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적인 국가라면 4~5년에 최소한 시험용 엔진 원형은 만들 수 있다"며 "독자 개발을 계속했다면 지금쯤 나로호 1단 로켓 정도는 아니라도 북한의 은하 3호 수준은 넘는 액체 연료 로켓은 확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 인프라 부분이다. 독자 개발을 포기하면서 한국은 액체 연료 로켓 엔진을 시험할 변변한 연소 시험장 하나 없는 신세가 됐다. 이는 2021년을 목표로 하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시험 설비 건설에 필요한 수천억원의 예산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개발 일정 전체가 답보 상태다. 한양대 조진수 교수(기계공학)는 "처음부터 독자 개발을 했다면 당연히 국내에 연소 시험장은 갖췄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독자 개발을 쉽게 중단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떤 나라도 로켓 엔진 기술은 주지 않는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한다. 미국에서 액체로켓 기술을 몽땅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진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은 기술을 넘겨주면서도 그 원리를 알려주지 않는 '블랙박스' 형태로 넘겨줬다고 한다. 즉 로켓을 뜯어 부품을 들여다볼 수는 있었지만 그 부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는 형태로 줬다는 얘기다.

한국과 기술 협력 협약을 맺은 러시아는 아예 1단 엔진을 들여다보지도 못하게 했다. 나로호가 1·2차 발사에 실패한 뒤 원인 조사를 위해 구성된 실패조사위원회의 한국 측 전문가들조차 1단 엔진을 보지 못했다. 한국 측 최고 책임자인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마지막 발사 닷새 전 나로우주센터를 찾았을 때 나로호 1단을 처음 만져봤다고 한다. 러시아 기술진이 나로호가 잘 뜨라는 의미로 '엉덩이'(1단 로켓 맨 아랫부분)를 건드리며 성공을 비는 분위기 속에서 이 장관도 덩달아 손을 대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김승조 항공우주연구원장은 "만약 독자 개발로 갔다면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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