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부부들의 삶으로부터 본 가정행복관
(흑룡강신문=하얼빈)지구촌 시대 더 나은 삶을 위해, 자식의 미래를 위해 해내외에 갈라져 힘들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기러기부부들이 갈수록 많아지고있다.
그들가운데는 경제적 또는 감정적인 마찰로 인해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변치 말자던 약속을 어기는 부부들이 있는가 하면 이와 반면에 믿음과 존중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행복한 가족의 미래를 그려가는 부부들도 있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떠났는데..."
8년전, 미국행에 올랐던 김국(48살)씨는 요즘들어 삶이 너무나 허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다가 부푼 마음을 안고 고향에 돌아왔는데 그 사이 너무나 많은것이 변해있었다.
아이도 몰라볼만큼 키가 자란데다 오래동안 떨어져있어서인지 살갑게 다가오지 않았다. 안해도 서먹서먹한 기색을 보이더니 급기야 이혼이라는 두 글자를 내비치는것이였다. 외로움에 모대기던 안해가 그 사이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았던것이다. 분김에 두말없이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기는 하였지만 가정의 행복을 위해 8년동안 힘들고 외로운 타향살이를 해온 자신의 처지가 몹시 처량하게 느껴졌다.
9년 전에 안해를 러씨야에 보낸 한호림씨는 처음 몇년간은 아이한테 엄마 없는 빈자리를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달이 가고 해가 바뀜에 따라 외로운 마음에 친구들과 함께 도박판에 휩쓸려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취미삼아 한다는것이 나중에는 큰 놀음으로 번져져 그는 안해가 보내준 돈을 거의 탕진할 정도로 도박에 빠져있었다.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안해는 결국 남편의 도박행위를 저지하다못해 포기하고 미련없이 남편의 곁을 떠나버렸다.
"서로간에 믿음과 존중이 없으면 안돼요”
믿음과 신뢰를 벗어나 초래된 부부의 파경과 달리 무한한 신뢰와 사랑으로 외로운 기러기생활을 이겨내며 행복한 가정을 영위해나가는 부부들이 많아지고있어 우리 주위에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엮어가고있다.
"굿모닝…” “잘 주무셨어요?"
4년째 기러기생활을 하고있는 김광, 장리나부부는 매일 아침 카톡으로 따뜻한 문안의 메시지를 보내며 행복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남편 김광씨는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는 한편 노가다판을 전전하며 힘들게 번 돈을 안해한테 고스란히 부쳐보내면서 안해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표현했고 안해 장리나씨 역시 아이를 돌보랴, 직장을 다니랴 힘들고 고달플 때도 많았지만 아껴먹고 아껴 쓰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갔다.
김광씨는 주위에서 안해라고 다 믿지 말라며 돈을 다 보내지 말라고 했지만 “내가 안해를 믿지 않으면 누가 안해를 믿어주겠느냐”며 안해한테 지속적으로 돈을 보내주었고 장리나씨 역시 남편이 보내준 돈을 고스란히 저축하면서 안해에 대한 남편의 무한사랑에 보답했다.
6년째 기러기생활을 하고있는 허경철, 리정씨부부도 그러했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한국행에 오른 안해 리정씨는 식당에서 먹고 자면서 열심히 일하여 번돈으로 집도 사고 아들의 공부 뒤바라지도 하였으며 남편 허경철씨는 안해한테 미안하지 않기 위해 술자리나 오락자리를 될수록 피하면서 열심히 농사를 지었고 두 아들을 어엿한 대학생으로 키워냈다.
"이 모든것이 다 당신의 덕분이요."
얼마전 음력설을 계기로 한국에서 오붓한 만남을 가진 허경철 , 리정씨부부는 "서로의 믿음과 존중이 있었기에 오늘의 행복이 있을수 있었다"며 힘들었지만 서로 힘이 되고 버팀목이 되였던 지난 일들을 추억하며 행복속에 잠겼다. 이들 부부에게는 서로 믿고 사랑하며 사는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스레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다.
" 믿고 사랑하며 사는것이 행복이다"
도박이요, 술이요, 애인이요 하며 허송세월로 외로운 삶을 달래는 부부들과 달리 서로 믿고 존중하고 사랑하며 행복한 가족의 미래를 그려가는 기러기부부들이야말로 해내외나들이가 빈번한 요즘 우리 기러기부부들이 지켜야 할 행복한 가족관이자 인생관이 아니겠는가?